중장기적 광역적/지역적 수자원 확보 중요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포항지역의 연평균 강수량은 약 1,100~1,300mm 안팎으로 물부족 지역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하계 집중호우와 동절기~춘절기 극심한 가뭄이 반복되는 극단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하천의 길이가 짧아 비가 내리면 수자원이 저장되지 못하고 동해로 빠르게 유출되는 지형적 한계를 가진다. 게다가 포항의 연간 공업용수 사용량은 약 1억 4,000만 톤에 달하는데, 특히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산단만이 아니라 영일만 일반산단, 포항블루밸리 국가산단 등의 확장으로 인해 앞으로 하루 수만 톤 규모의 공업용수가 추가로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포항은 산단 확대와 철강 산업의 지속적인 수요로 인해 만성적인 공업용수 부족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댐 건설, 해수담수화, 하수 재이용 등 수자원 다변화 전략을 추진하지 않으면 않될 것이다.
포항지역은 기존에는 영천댐, 안동댐 등 포항 외부의 광역 급수체계에 크게 의존해 왔으나, 가뭄 발생 시 공급 안정성이 크게 떨어지는 취약성을 안고 있었다. 따라서 댐건설을 통한 용수확보 노력을 기울였었다. 가장 중요했던 것은 인근 영덕군에 달산댐을 건설하는 것이었는데,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사업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영덕군은 행정적으로는 독립되어 있지만 사실상 인구 3만명의 포항 교외지역으로서 국토연구원의 분류애 따르면 포항권에 속하는 곳이다. 이 사업이 실행력을 잃어버린 핵심 이유와 현재의 구조적 한계는 행정구역 단위의 \’칸막이 행정\’ 고착화 때문이라고 본다. 수자원 인프라 예산 편성과 집행이 여전히 \’포항시\’, \’영덕군\’, \’경주시\’ 등 개별 지자체 단위로 이루어지므로 유역 전체를 묶는 포항권 중심의 예산 집행이 불가능하다. 더구나 최근에는 \’수자원 중심의 광역권 설정\’보다는 대구·경북 행정통합이라는 거대 거버넌스 논의에 흡수되었고, 이마저 지역 간 견해차로 인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포항권 수자원 전략도 동반 정체되었다고 본다.
따라서 포항은 현재 1) 홍수조절형 댐: 천 상류 \’항사댐\’ 건설 추진 (2029년 준공 목표), 2) 영일만산단 대상 일 최대 12만 톤 규모 담수화 시설 검토/추진, 3) 국내 최대 규모 공업용수 재이용 정수시설 가동, 4) 하천 유출을 막는 \’지하댐\’ 도입 논의 활성화 등을 추진 중이다. 항사댐은 태풍 \’힌남노\’ 당시 냉천 범람 피해를 계기로, 남구 오천읍 냉천 상류에 홍수 조절과 용수 확보를 겸한 소규모 다목적 댐인데, 장기적으로는 대규모의 영덕 달산댐 건설이 필요하다고 본다. 계획 당시 달산댐에서 확보하는 일일 용수 공급량 11만 3,000톤 중 약 70%가 넘는 8만 톤을 포항으로 취수하여 공급할 예정이었고, 이는 포스코의 공장 확장과 포항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의 가동을 위한 핵심 공급원이었다. 또한 이는 영덕군 강구면/남정면 일대의 만성적인 생활·농업용수 부족을 해결하고 오십천의 건천화를 막는 다목적 카드였고, 소규모의 수력발전도 계획하고 있었다. 그러나 추진되지 못한 이유는 ‘포항을 위해 영덕이 수몰되나?’ 특히 달산댐 건설 예정지 달산면 흥기리 일대 주민반발이 심했다. 옥계계곡과 팔각산 일대 자연경관이 수몰되는 문제와 함께, ‘정작 물은 포항 산단이 쓰고, 피해와 이주는 영덕 주민이 감당한다’는 님비이즘이 반대의 가장 큰 핵심이었다. 국토부와 수자원공사가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려 했으나 격렬한 반대로 수차례 연기·취소되었고, 지자체 간, 민-관 간의 합리적인 보상안과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서 사업 동력을 상실했었다.
해수담수화는 기후 변화의 영향을 받지 않는 해수를 걸러 용수를 확보하는 방안인데, 우리 한국 기업이 세계 1위를 점하며 중동 등에서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 육상 용수보다 높은 생산 단가와 역삼투압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농도 염수 처리 등의 환경적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기후변화와 청정한 수자원 확보가 힘든 상황에서 중장기적으로 해수담수화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필자도 국내 몇 군데의 해수담수화 플랜트를 방문한 적이 있고, 개발도상국 대학원생들과 이에 대한 논문을 진행한 적이 있다. 한 건조기후의 동티모르 출신 학생은 기 담수화시설의 운용 효율화 및 새로운 기술도입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었다. 필자도 다른 전공분야 교수들과 협력하여 포항의 담수화 필요성 조사에서부터 비용 적고 효율적 운용 가능한 기술개발 연구를 진행했었다. 지금까지 중동을 중심으로 증발기법, 그리고 비중동권역에서의 역삼투압기법이 주된 담수화 방법이었으나, 지금은 좀 더 첨단의 저온/저압 담수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도시지방에서는 이미 역삼투압을 이용한 담수화시설이 널리 운용되고 있고, 화력발전소 인근에서도 발전소 여열을 이용한 담수화시설들이 존재하고 있다. 포항의 경우에도 포스코 등 공장의 여열 활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수자원 확보방안에는 공급을 늘리는 \’개발\’ 만이 아니라 수요 관리, 물 재이용, 통합 물관리 등을 아우르는 다각적이고 종합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1) 수요 관리 및 공급 손실 최소화가 가장 빠르고 경제적인 방법이므로, 스마트 관망 관리로 누수 등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즉각 조치, 2) 중수도 설치 의무화로 대형 건축물, 공장 등에서 한 번 사용한 수돗물을 자체 정수하여 화장실 용수, 청소 용수, 조경 용수 등으로 재사용, 3) 오염도 높은 하수 처리 및 공업용수화, 4) 빗물 저류 시설 확대, 5) 첨단 기술(AI·빅데이터) 기반의 용수 수요 예측 및 공급량 조절, 6) 부처·지역 간 장벽을 허무는 통합 물관리시스템을 통한 수원 확보 및 연계 운영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 물론 달산 다목적 댐의 건설도 포항/영덕의 통합 물관리, 전력/산업 협력, 지자체 통합내지 기능적 네트워크 차원에서라도 적극 추진해야 할 사안이라고 본다.
영남경제 2026년 6월 28일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