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확보는 크고 작게 접근해야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여름이 되면서 미국 동부와 유럽 전역에 낮기온이 40도를 넘어가는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이며, 이럴 때는 당연히 에어컨을 켜야한다. 하지만 전력은 이러한 각 가정생활과 도시인프라 유지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산업시설 가동을 위해서도 크게 필요하다. 전력이 없으면 공장도 돌리지 못하고 AI 데이터센터 등 연구시설도 가동시키지 못한다. 포항의 경우에는 현재도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산업이 전력을 크게 소비하고 있지마는 앞으로는 AI 데이터센터의 건설로 더욱 필요하게 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산업용 전력가격이 높아서 국제경쟁면에서 어려움이 크다고 하는데, 전력생산도 풍부하고 가격이 낮아야 산업용 전기가격 인하도 가능하게 된다. 현재 유럽의 경우 친환경적이라는 신재생에너지에 치중하고 원자력발전을 멀리하다 보니 전력 단가가 높아져서 산업은 물론이고 더울 때 사람들은 에어컨을 제대로 틀지 못한다. 이러한 전력수요(Demand & Need)를 소화하기 위해서는 전력이 좀 더 생산되어야 하는데, 큰 규모로는 중단기적으로 LNG 수소발전, 태양광, 풍력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할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소형 모듈러 원전(SMR, Small Modular Reactor)이 크게 필요하다고 본다.
큰 규모 전력생산을 위해서는 대규모 수력 및 화력발전이 주 생산원이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건설/가동이 힘든 상황이며, 원자력발전의 중요성이 재 대두되고 있다. 특히 SMR은 기존 대형 원전보다 뛰어난 안전성 덕분에 규제와 부지 선정 기준이 대폭 유연해지는 추세이다. 기존 대형 원전의 핵심 규제였던 인구 밀집지와의 거리 제한(PCD) 및 제한구역(EAB) 기준이 SMR의 높은 안전성을 바탕으로 수백 미터 수준까지 축소되어 대도시나 대형 산업단지 인근에도 건설이 가능한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한국은 SMR 개발 촉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통과와 SMR 규제체계 구축 로드맵을 통해 민간 사업자가 원전 사업에 진출하고 이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인허가 절차를 정비하고 있다. 포항에서 SMR의 핵심 입지 조건은 대용량 전력 소비처(포스코 수소환원제철소, AI 데이터센터 등) 근접 부지, 그리고 냉각수를 크게 필요로 하지 않더라도 공기냉각에 유리한 해안가 등이 최적의 입지로 꼽힐 것이다. 해외 철강 도시 및 데이터센터 사례를 보면, 와이오밍주 등 주요 데이터센터 밀집 지역에서는 테라파워, 엑스에너지(X-energy) 등 4세대 SMR을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원으로 하고 있는데, 냉각을 위해 나트륨 내지 헬륨가스를 사용하며, 낮에는 태양광, 밤에는 SMR을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전력망을 구축 중이기도 하다.
작은 규모로는 각 건물, 주택, 마을 단위로 소규모 수력/풍력/태양광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 작은 규모의 전력생산이 필요한 이유는 가격면에서나 허가 면에서 설치가 쉽고, 각 마을이나 가정에서 투자한 만큼 큰 경제적 이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현대 도시계획과 생태학에서 매우 핵심적인 패러다임인 ‘근린 단위의 자급자족 및 순환 경제(Neighborhood-Scale Localism)\’ 면에서도 외부 공급망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선형적 소비 구조에서 벗어나, 근린 구역 내에서 자연 기반 솔루션을 통해 식량, 에너지 등을 지역적으로 생산·소비하는 생태 도시(Biophilic Cities) 모델의 한 부분이 될 수도 있는 것이고, 이들의 주장처럼 이러한 방식이 21세기 기후 위기의 대응방안 일수도 있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대형 발전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지역에서 생산해 지역에서 소비하는 ‘지산지소’ 전력망을 강력히 지원하고 있다. 1)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분산법): 분산에너지 특화지역(분산특구)으로 지정되면 한전을 거치지 않고 재생에너지 전력을 마을이나 수용가에 직접 판매할 수 있어 유연한 요금제 도입이 가능하다. 2) 패키지 종합 지원: 정부는 신재생에너지(태양광·소형풍력 등), 에너지 저장 장치(ESS), 히트펌프 등을 하나로 묶어 주택과 마을 단위의 자립을 돕는 통합 패키지 보조금 지원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아무튼 포항은 기존 철강산업의 수소환원제철 전환과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유치 등으로 인해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대규모 핵심 전력 인프라가 필요하다. 이는 이미 언급했듯이 중단기 과제(신속한 전력 공급 및 탄소 감축)는 1) LNG-수소 혼소 발전: 기존 LNG 인프라를 활용해 빠르게 전력을 공급하며, 향후 수소 비중을 높여 탄소 배출을 줄인다. 2) 해상 및 대규모 풍력: 포항의 지리적 특성(해안가)을 활용하여 대량의 친환경 전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한다. 3) 산업단지 태양광: 공장 지붕과 유휴 부지를 활용해 대규모 전력 소비처 바로 옆에서 전력을 생산한다. 장기 과제는 기저부하 확보 및 고품질 전력 공급인데, 1) SMR(소형 모듈러 원자로): 데이터센터와 제철소가 필요로 하는 24시간 중단 없는 고품질·대용량 전력을 공급하는 핵심 기저 발전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또한 분산형 소규모 에너지 시스템(건물·주택·마을 단위)은 1) 소수력 발전: 포항 주변의 하천, 계곡, 또는 상하수도 관로의 낙차를 이용해 지속적이고 예측 가능한 전력을 생산한다. 2) 소형 풍력: 건물 옥상이나 마을 외곽의 바람길을 활용하여 야간이나 흐린 날에도 보조 전력을 확보한다. 3) 건물 및 주택 태양광: 건물일체형 태양광이나 지붕형 태양광을 통해 가정과 경제산업시설의 냉난방 및 기본 전력 수요를 자체 충당한다. 이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1) 마이크로 그리드 구축: 소규모 분산 전원들을 효율적으로 연계하고 제어하는 지역 전력망 시스템이 필요하며, 2) ESS(에너지 저장 장치): 재생에너지의 간헐성(날씨에 따른 변동)을 보완하기 위해 남는 전력을 저장하는 배터리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영남경제 2026년 7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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