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적 개도국 문제와 종합적 시각의 중요성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필자의 전공이 정확히 무엇이냐고 묻는 이들이 많은데, 그 이유는 관심분야 폭이 넓어서일 것이다.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도시공학을 전공했고, 도미하여 도시·지역계획학으로 석사를 마치고 계획학·공공정책학으로 박사를 마쳤는데, 그중에서도 도시계획분야와 국제개발분야를 골고루 공부했기 때문에 그러할 것이다. 미국에서 대도시에 도시계획관 등으로 근무하다가 귀국하여 대학에 자리잡고 도시계획 및 국제개발분야를 집중적으로 강의하고 이 대학의 국제개발사업인 유니트윈사업에 몸을 담아 꽤 오랫동안 몽골, 네팔,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에서 작은 사업들을 진행하고,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대학원생들의 논문을 꽤 오래 지도하고 있었기에, 보기에 따라서는 전공분야가 좀 혼란스럽게 느껴지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순수 자연과학이나 공학이 아닌 다음에는, 특히 도시환경에 대한 분석 및 정책수립에 관계된 분야의 경우에는 오히려 올바른 판단을 위해 다양한 시각과 종합적인 판단능력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또한 국내에서 도시·지역계획, 토지·교통모델링, 주택·커뮤니티개발 등을 강의하고 관련 위원회 활동을 한다 하더라도, 글로벌화된 세계에서 다른 나라 및 UN 등 국제기구들과의 관계 및 사업진행이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고 본다. 물론 필자는 지난 20여년 동안 지방정부와 연계하에 환동해권연구와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있었고, 국제개발과목을 20년 넘게 강의하고 있으며, 개발도상국의 경제산업개발, 농업개발, 도시환경문제 해결, 주택공급 등에 관한 연구 및 세미나를 개도국 지자체 및 대학들과 현지에서 공동진행하고 있었다. 물론 이러한 접근은 필자의 성향 내지 인생관과도 관련이 없다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올 후반기에는 두 차례 온라인 국제세미나를 개최했었는데, 그 이유는 코비드19의 영향으로 현지에 가지 못하고 그곳 전문가들을 초대하지 못하였기에 그리 한 것이다. 주제는 농업 및 도시농업, 그리고 새마을운동 및 커뮤니티개발이었다. 이 2박 3일의 세미나는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대학의 유니티윈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는데, 본 대학의 학부 및 국제개발대학원생이 20명씩 직접 참여하였고, 네팔과 인도네시아의 대학교수 및 학생들이 참여하여 사실상 온 & 오프라인 세미나라고 할 수 있었다.
이러한 연구 및 세미나로 인해 참여했던 많은 학부생들이 대학원으로 진학하여 국제개발 내지 개발도상국 도시환경 관련 연구로 학위를 취득하거나 국제기구에 직장을 얻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국제개발대학원이나 일반대학원의 외국인유학생들은 아프리카의 우간다, 케냐, 나이제리아, 가나, 르완다, 말라위, 동남아시아의 인도, 네팔,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필리핀, 그리고 북아시아 내지 중앙아시아의 몽골, 우즈베키스탄, 이라크 등의 출신들인데, 이들은 전공에 관계없이 농업 및 농촌개발, 한국의 새마을운동 정신 등에 관심이 많았다. 아직 이러한 나라들은 농촌인구가 50~60%에 이르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는데, 도시의 인프라는 물론이고 제조업, 서비스업 등의 발전이 매우 어려운 형편에 있다. 따라서 이들이 해왔던 전통적인 산업인 농업을 좀 더 발전시켜야 하고, 이들의 생산량과 품질을 높이고 수출하여 지역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도 농업의 중요성과 커뮤니티개발의 중요성을 모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되는데, 정책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고, 자금도 없는 경우가 많다.
이 세미나를 통해 이들은 농업의 중요성·다양성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가졌으며, 한국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새마을운동의 정신과 전개과정에 대해 서 배울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1970년대에 통일벼 등 농작물의 품종개량과 관개시설의 확충으로 농업생산성이 크게 높아졌고 농민들의 삶도 나아지게 되었다. 요즈음 대부분의 과일과 채소를 수입해오는 것이 한국의 실정이지만 최근 농산물 국내생산장려차원에서, 마을단위 협력 및 안전한 먹거리 확보차원에서, 도시미화차원 등에서 도시농업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데, 본 세미나에서 이를 깊이 있게 다룰 수 있었다. 또한 수자원확보를 위한 저수지/관개시설, 지하수개발, 해수담수화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고, 쓰레기처리방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를 했다. 3일째 되는 날 우리는 포항시 북구 해변에 위치한 사방공원을 방문했는데, 이 공원은 전쟁과 빈곤으로 말미암아 황폐하던 국토를 정부와 주민이 협력하여 녹화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실내·실외 박물관으로서 많은 외국인 학생들이 좋아하는 곳이다.
필자는 이 대학에 재직하면서 학부중심교육에 매진했지만, 수십명 국내외 대학원생들의 논문 지도교수로서 역할을 감당하기도 했었다. 당연히 전공분야인 주택정책, 도시계획 관련 주제, 교통시스템 등이 포함되어 있지만, 제3세계 도시환경문제인 주택 및 토지개발, 난민주거, 환경오염 저감 관련 정책, 농업정책, 농업협동조합 등의 주제로 논문을 지도하기도 했었다. 과학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IT, Bio 등 첨단분야의 발전에 따라 그 분야의 많은 수요가 있음이 사실이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지역민들의 삶을 영위해주는 농업 등 기반산업 및 주거에 대한 중요성은 줄지 않았다고 본다. 다만 세상이 바뀌고 테크놀로지가 발전하므로 이를 반영할 복합적이고 종합적인 시각을 가지고 이들 분야를 개척해갈 사람이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영남경제 2020년 12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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