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은 인구 52만의 중간규모 도시로서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졌지만, 첨단산업도시로서의 저력을 지니고 있는 도시이며, 이번 8월 영일만항의 개항을 계기로 국제물류비지니스도시로서의 꿈을 키워가는 도시입니다. 하지만 인구나 재정규모로 볼 때 아직은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포항은 지금까지 대구․구미권과의 네트워크를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21세기 해양의 시대로 들어서며, 또한 시베리아, 연해주를 포함한 환동해경제권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울산, 경주 등 동해안권 도시들과의 네트워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포항, 경주, 울산 이 세 도시가 합해지면 전국의 어느 광역시도 보다도 강력하고 특색있는 지역이 될 것으로 보아집니다. 그 이유는 인구가 200만으로 증가한다는데 의미가 있기도 하겠지만, 이 세 도시 모두가 특색있게 발전하여, 울산은 자동차, 조선, 중화학도시로서, 경주는 천년고도의 역사문화도시로서, 포항은 철강 및 학술연구도시로서 국내에서 손꼽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셋이 합해진다면 수도권에 필적할만한 시너지가 나오고, 우리가 추진하는 환동해경제권에서의 중심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이 세도시의 통합이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그 대안으로 서 오늘 토론의 주제이기도 한 세 도시간의 긴밀한 네트워크도시화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도 인근 지자체간의 경제통합 내지 광역적인 협력을 추진을 시도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와는 다른 강력한 경제산업면에서의 네트워크화가 필요한 것입니다.
네트워크도시론, 이것은 새로운 광역권 발전모델로서 아주 중요한 개념이며, 우리 동남해안 도시들로서 꼭 필요한 개념이라고 봅니다. 이는 다핵도시지역체계라고도 볼 수 있는데, 이를 통하여 지역 도시들의 광역단위의 경쟁력을 강화함이 필수적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다핵도시지역체계라는 것은 도시들이 수직적인 관계가 아닌 수평적인 관계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라서, 잘만 운용된다면, 각 도시들이 경제, 산업, 행정, 문화 등에 걸친 각자의 특성을 살린 결합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봅니다.
현재 건설 중인 울산-포항 고속도로가 완공이 되면 울산과 포항이 30-40분, 경주와 포항이 20분 거리로 단축될 것입니다. 네트워크도시체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물리적인 근접성을 바탕으로한 경제, 산업, 문화면에서의 밀접한 교류가 우선적으로 필요할 것입니다. 이 세 도시가 과거로 돌아가 본다면 같은 ‘서라벌권’ 내지 ‘신라권’ 이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네트워크화의 플러스 요인들이지요.
하지만 광역인프라의 구축, 국가기간산업의 추진, 도시 각종 서비스의 제공, 환경문제의 해결 등을 위해서 지역 거버넌스 체계의 작동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기존 자치단체 위에 광역행정 및 계획을 담당하는 새로운 광역자치단체의 신설, 혹은 특정분야에 한하여 별도의 연합조직을 구성하여 사무를 위임하는 도시연합체, 자치단체간의 문제해결, 계획, 자문, 조정역할을 하는 정부협의회나 자치단체 연합 등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정창무교수는 이 세도시의 연합을 ‘(가칭)신라광역경제개발청’이라는 용어를 사용했고, 그 운영방안으로 계획고권, 집행권, 과세권의 부여와 조직체의 구성을 제시했지요. 맞는 말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보듯이 자치단체간의 행정협력이 쉽지는 않습니다. 경제산업면에서의 교류도 그리 수월치 않으며, 지역 간의 배타성도 작지만은 않습니다. 따라서, 네트워크도시 연합체도 구속력과 재정력이 없으면 작동이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므로 정교수가 주장하듯이 독립적인 권한을 갖춘 연합체, 혹은 특정한 행정서비스 내지 공동사업의 수행 담당 조직체의 설립을 위한 법적인 근거와 구체적인 조례가 세워져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되어야 행정적인 협력도 크게 이루어지고, 하나의 경제권역으로서의 경제산업의 교류와 협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발판이 마련되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포항, 경주, 울산 이 세 도시는 서로 인접해 있기도 하고 한때 공동의 역사를 지니기도 하였는데, 이들이 경제산업면에서 그리고 행정적인면에서 긴밀히 네트워크화 되고, 다양한 공동의 사업들이 진행될 수 있다면, 전국의 어느 광역시도 보다도 글로벌경쟁력을 갖춘, 삶의 질이 높은 특색있는 지역이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이미 말씀드렸듯이, 네트워크도시 연합체가 구성되어야 할 것이며, 필요한 만큼의 구속력과 재정력을 갖추도록 이에 대한 법적인 근거가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추진하고 완성하기 위해서는 포항, 경주, 울산, 이 세도시가 공동체의식과 대국적인 자세를 가지고 허심탄회하게 토론하며 결정을 이끌어내야 할 것입니다.
한동대학교 교수 구 자 문, 2009년 11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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