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울란바타르 2

하루를 보내며

   수후바르트 광장을 잠시 거닐었다. 늦은 봄이라지만 찬바람이 꽤 매섭게 양복바지를 파고든다. 이 꽤 넓은 광장은 정부의 권위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소이기도 한데, 겨울에는 매끄러운 돌이 깔린 보도가 미끄러워서 넘어져 다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오후 3시에 울란바타르 도시계획국으로 가서 Mr. Y와 벽돌공장에 관한 좀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누었다. 막대한 투자가 동원되는 만큼, 좀 더 자세한 이야기는 추후에 해야 할 것이나 원칙만이라도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이 기계는 한국에도 몇 대가 없는 총 무게가 250t에 이르는 전자동기계이다. 한국에서는 벽돌사업이 경쟁력이 없는 터라서 이를 몽골에 가져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운송비와 설치비만도 수억원이 든다. 몽골측에서도 1만평 정도의 대지와 철골로 된 공장건물이 필요하다고 하니 이야기가 쉽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저녁시간 겸해서 Ershuu교수가 소개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 Italian Restaurant으로 갔다. 스모레슬러처럼 키와 덩치가 아주 큰 사람인데, 스테이크를 먹으며, 오래 벽돌기계며 비지니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레스토랑에도 한국인이 많이 오는지 출입문에도 Push, Pull보다도 더 크게 미시오, 당기시오라고 써있다. 거리에 나서면 여기저기 파헤쳐지고 먼지가 나지만, 건물 안은 그런대로 잘 꾸며진 곳이 많다. 레스토랑의 손님들이며 웨이터, 웨이트레스들도 한국인지 몽골인인지 잘 구분이 가지 않는다. 몽골 청장년층 여성들이 한국인들보다 약간 더 키가 크고 서구적인 몸매를 가진 것 같이 보이는 것 이외에는… 물론 거리를 나서면 구차한 삶의 모습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비싼 레스토랑에는 약간 서구화되다시피 한 몽골의 선남선녀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호텔로 돌아온 후 잠자기 전 같이 간 사업가들과 근처의 거리로 나가 보았다. 칭기스칸 호텔 근처라서인지, 이곳이 한국으로 치면 강남에 해당하는 곳인지 여러 개의 Bar들이 있고 분위기가 서구적이다. 맥주 1캔 씩 주문하고 분위기를 즐겨 보았다. 고객들은 대개 2-30대의 젊은이들인데 남녀 그룹으로 담소를 즐기는 듯 보인다. 웨이트레스들도 큰 키에 흰 피부가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가격은 맥주 2캔에 2,200 투그릭이다. 낮에는 커피, 음료수 저녁에는 맥주 등을 파는 곳인데 꽤 많은 사람들이 들락거린다. 칭기스칸이라는 이곳 브랜드 맥주가 있고 독일, 미국의 맥주도 있고, 한국에서 직수입한 Cass가 있다고 문 앞에 붙여 놓은 곳도 있었다.

변모하는 울란바타르

  작년 4월과 8월 방문이후 8개월만의 방문인데, 너무나 빨리 변하고 있는 곳이 울란바타르이다. 새로 건설되는 건물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고 도시의 색깔도 우중충함에서 밝은 페인트 색깔(연노랑 및 연분홍)로 바뀌고 있다. 모두들 몽골의 경제가 왜 이리 빨리 변하고 있는지 의아해 하고 있었다. 이곳에는 기업들이 갑자기 몰려들기도 하지만 미국, 일본, 세계은행(World) 등으로부터의 해외원조가 정부 1년 예산과 맞먹을 정도라고 한다.

  아침 한국뉴스를 보니 기획재정부장관이 아시아개발은행 총회에서 한국이 아시아 개발도상국들을 돕기 위하여 35억 달러를 앞으로 3년간 투입할 것이다 선언하고 있었다. 일본 등은 이미 많은 돈을 투자하며, 자국 기업들의 개발도상국 진출과 사업을 직간접적으로 돕고 있는데, 우리는 그러하지 못하므로 아시아개발은행(ADB)와 공동으로 개발도상국의 인프라개발, IT개발에 그 돈을 투자할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아무튼 울란바타르에는 개발붐이 불고 있다. 울란바타르만이 아닌 주변의 도시들에도 그 기운이 확산되어 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과거 미국 서부의 Gold Rush 와 비슷함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저께 콘티넨탈호텔 로비에서 Breakfast를 먹으며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던 나이 많은 허술한 차림의 미국인은, 콜로라도 광산학교를 나오고 오래 광산업에 종사했는데, 요즈음은 몽골의 우라늄을 개발하고 러시아에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광산업자의 차림이라며 약간 구멍이 난 티셔츠를 들어 보이며 웃고 있었다. 나는 처음 이분을 보고 농담으로 금캐러 왔느냐 물었었다.

  작년 4월에 울란바타르의 인구가 100만 이라더니 올 5월에 이미 120만이라고 한다. 많은이들이 수도로 몰려들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주변에 무허가 게르를 짓고 살아가고 있다. 강우량이 한국의 1/10 정도인 곳이고, 상수도가 제대로 없는 곳이라서, 게르주민들만이 아니라 많은 시민들이 시에서 배달해주는 물을 한 두통씩 사서 쓸 수밖에 없다. 하수도도 없고 쓰레기 처리장도 제대로 없으니 시 전역이 쓰레기와 수질오염으로 시달린다. 또한 유연탄과 장작을 때고 있으니 불어나는 자동차 매연과 함께 대기오염의 원흉이 되고 있다. 공공교통이 부족하니 사람들은 자동차를 구입하게 되고, 이에 대한 개개인의 경제적인 부담도 부담이지만, 도심이 심각한 교통체증에 시달린다. 그 동안 휘발유 값은 많이 올랐다. 지난 8월 1리터 당 950원 정도이더니 올 5월인 지금 1,250원이다.

  거리에는 큰 나무가 별로 없다. 겨울이 길어서 제대로 자랄 수 없다고 항변들을 할 수도 있지만, 이 춥고 메마른 기후에 맞는 수종을 개발하고 심고 키워야 할 것이다. 푸른 나무와 잔디는 도시를 아름답게도 하지만, 이곳의 기후를 조금이나마 바꾸게 될 것이다.

  한국의 스키리조트에 가보면 알겠지만 한국인만이 아니라 타이완, 동남아시아인들을 볼 수가 있다. 이들은 눈이 신기하고 스키 타는 것이 신기한 것이다. 이곳에 스키장이 5월까지 가능하고 온천이 존재한다면 많은 관광객이 찾아올 것이다. 여름에는 골프장도 가능할 것이다. 물론 편안한 부대시설이 준비되어야 할 것이지만…

  한국의 광산촌이 카지노와 호텔을 개발하여 지역경기를 부상시키려 애쓰던 모습이 생각난다. 이곳 몽골에서도 그러한 시설이 들어설 수 있다면 경제활성화에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 이곳은 인구가 너무나 적다. 겨울은 너무나 춥다. 어떠한 산업을 일으켜야 할지. 목축, 이와 관련된 식품 이외에는 다른 무엇이 생각될 수 있을 것인가.

  눈이 내리기에 도시가 축축하게 젖어들고 있다. JICA의 일본인 전문가와 만나기로 했으므로 부랴부랴 건설국으로 갔다. 같이 경복궁식당으로 가서 돌솥비빔밥으로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같이 껄껄 웃으며 담소를 나누었다. 그는 미국 IIT에서 석사를 한 영어가 능통한 40대 후반정도 되어 보이는 키가 큰 일본인으로 Project Financing 전문회사에 근무하고 있으며, 몽골의 JICA 사무실에 한달 정도 단위로 머물며 일본을 오간다고 한다. 이들 JICA요원들은 울란바타르의 2020 중장기 계획을 세워주고 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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