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빈곤·열악한 제3세계 상황
구 자 문 한동대 명예교수
이번 여름에는 세계적으로 더위/가뭄/홍수가 겹쳐 미국, 유럽,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시아, 남미 등 모든 나라들이 고통을 겪었다. 미국에서도 동부지역에 폭우 및 토네이도로 인한 피해가 컸었고, 유럽은 근래 겨울 따뜻하고 여름 시원한 ‘서안해양성기후대’ 공식이 무너지고 여름철 기온이 섭씨 40도를 웃도는 살기 힘든 지역이 되었다. 중국은 더위만이 아니라 큰 폭풍이 몰아쳐서 많은 도시들이 물바다가 되고 재산 및 인명피해가 컸다. 일본, 베네수엘라 등 환태평양 국가들에서는 이번 여름 대지진에 재산 및 인명피해가 컸다. 현재 많은 나라들이 천재지변을 막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UN에 동참하여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제3세계국가, 즉 개발도상국들은 하루하루 먹고 살기 바쁘고 정치사회적으로도 혼란한 경우가 많아서 이러한 노력에 거의 손을 놓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번 네팔의 산사태/홍수로 인한 큰 피해와 비참함에서 보았듯이 이러한 천재지변에 제3세계국가들은 속수무책이니 그 피해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이러한 나라의 여름은 방문객들에게 큰 불편함과 놀라움을 함께 주고 있다. 열대지방의 여름은 더욱 더운데, 하수도시설이 크게 부족한데다 다들 제멋대로 버리고 방류하고 있으니, 거리와 하천에는 썩는 냄새가 진동한다. 주택들은 대부분 무허가 판자촌이거나 불량주거가 대부분이라 좁고, 낮고, 환기도 힘들며, 상하수시설도 제대로 없으며, 도로도 불량하고 공공교통도 제대로 공급되지 못한다. 물론 전기도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선풍기나 에어컨을 제대로 틀지 못하지만, 냉장고가 없어 식재료나 음식물을 제대로 보관하지도 못한다. 물론 가장 큰 문제는 제대로된 직업이 없어 길거리에는 빈둥대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고, 정규 직업보다 비공식적 직업, 길가 상행위, 쓰레기 수집, 짐나르기 등에 종사하며 살아가고 있는데, 당연히 소득수준이 매우 낮다.
다른 제3세계국가들 보다 경제산업이 크게 발전하고 있다는 베트남의 호치민에 가보더라도, 일반인들의 주거는 매우 열악하고, 공공교통이 부족하니 러시아워에 교통최증이 심각하고 상하수도 시설이 부족하여, 조그만 비에도 거리는 흙탕물 바다가 된다. 이 도시는 건설경기가 그런대로 활발한 편이라 한국과 같은 고층자가아파트들도 많이 지어지는데, 저렴가격대로 선전하는 경우에도 중산층 이상이라야 구매할 수 있을 만큼 가격이 높은 편이다. 비싼 빌라스타일 타운(사실상 Gated Community)도 지어지는데, 한국의 강남을 빰치는 가격대라서, 대부분 시민들은 낙후된 슬럼에 살아갈 수밖에 없다. 캄보디아 프놈펜에 가보면, 거리에 낙후된 집들이 보이지 않는데, 가난한 이들을 정부가 멀리 교외로 쫓아내어 공동묘지나 쓰레기장 인근에 무허가판자촌을 이루어 살아간다. 이는 필리핀, 몽골, 네팔 등 아시아국가, 나이제리아, 콩고, 우간다 등 아프리카, 멕시코, 콜롬비아, 페루 등 라틴아메리카 등 많은 제3세계국가들이 마찬가지라고 보면 된다.
정보통신의 발달과 글로벌화의 영향으로 세계가 가깝게 연결이 되고 경제산업이 연결이 되어 있지만, 이제는 급격한 AI/로봇의 발달괴 함께 새로운 미래를 꿈꾸는 선진국들과 달리 이러한 제3세계국가들의 삶은 더욱 어려워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들은 사소한 생활용품조차도 만들어 낼 수 없다. 만든다 해도 기술도 열악하지만 중국, 베트남, 인도 등 신흥공업국가들의 값싼 제품에 밀려 팔릴 수도 없으니 산업발전은 영원히 힘들어지는 것이다. 몽골에서는 풍부한 지하자원을 싼 가격에 다른 나라로 덤핑수출할 수 밖에 없다. 콜롬비아의 커피농장도 싼가격에 원두를 미국 등 선진국에 수출할 수밖에 없다. 이들 중남미에서는 근래 커피 생산량이 줄어드는데, 그 이유는 지구온난화로 커피농장이 높은 산으로 이동하다 보니 그렇기도 하지만 수익면에서 커피 아닌 마약재배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물론 이를 마약카르텔들이 미국 등지로 불법 수출을 꾀할 것이다. 필리핀의 영세 금 채굴 환경은 안전장비 부재, 아동 노동, 수은 중독, 목숨을 건 수중 잠수 등으로 인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하고 열악한 노동 현장 중 하나로 꼽히는데, 전체 금 채굴의 70~80%가 이러한 불법 영세 광산 형태로 운영되며, 주민들은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 위험천만한 작업에 뛰어들고 있다.
더욱 눈에 뜨이는 곳은 해발 약 5,100m~5,300m에 자리 잡고 있어 인간이 상시 거주하는 세계 최고도 정착지라는 페루의 라 링코나다(La Rinconada)이다. 이곳은 금광지대로 광부들이 몰려들어 인구가 5만 명까지 늘어났지만, 극도로 열악하고 비참한 거주 환경을 지니고 있다. 해수면의 50% 수준에 불과한 희박한 산소 때문에 숨을 쉬는 것 자체가 고통이라서 주민의 상당수가 두통, 만성 고산병, 뇌졸중 등의 위험에 상시 노출되어 있다. 난개발 탓에 상·하수도시설이 전무하여 식수는 인근 빙하를 녹여 호스로 끌어다 쓰는데, 가옥 내 화장실이 없어 오물이 거리에 그대로 흘러넘친다. 금 원석에서 금을 분리하기 위해 유독성 물질인 수은을 무분별하게 사용하기에 식수원인 빙하/토양/공기가 그대로 오염되어 주민들은 만성 수은 중독과 장기 손상으로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이 나라들만이 아니라 많은 제3세계국가들이 겪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들의 빈곤, 환경오염, 주거 열악, 의료서비스 열악 등 문제들이 워낙 심각하기도 하지만, 이들 정부는 손을 놓고 있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이들 국가에서는 빈부격차가 극심하고, 정치적으로도 독재정부, 무정부주의자, 공산/사회주의자 등의 다툼과 함께 혼란이 극심하여 미래를 내다보기 힘든 경우가 많다. 요즈음 크게 대두되는 AI의 발전이 이러한 제3세계의 문제들을 풀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의견이 존재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견해 또한 만만치 않다.
대경일보 2026년 9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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