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의 중요성

기후의 중요성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여름이니 덥다고 할 수도 있지만, 요즈음 우리 한국의 여름은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덥다고 해도 에어컨 없이 잘도 지냈건만 근래 여름은 기온이 더욱 높고 한밤에도 높은 기온이 유지되는 열대야가 보름이건 한달이건 계속된다. 이는 지금 사람들이 참을성이 없어서 그렇게 느끼는 게 아니고 실제 더위가 더욱 심해졌다는 것이다. 유럽을 보면 과거 북대서양해류의 영향으로 겨울에는 온난하고 여름에는 시원하던 곳인데 그 공식이 깨진 것은 요즈음이다. 몇 년전 파리올림픽도 한낮 40도에 이르는 무더위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올해도 이로인해 죽는 사람들이 크게 생기고 에어컨 보급률이 20~30%에 지나지 않던 프랑스나 독일인들도 급하게 에어컨 사려고 애를 쓰나 공급이 따르지 못한다. 물론 전기값이 비싸 절망에 빠지는 이들도 많은 편이라고 들었다.

2026년 유럽은 5월 말부터 시작된 ‘오메가 열돔(Omega Heat Dome)’ 현상과 엘니뇨의 영향으로 최고 기온이 48℃에 육박하는 역대 최악의 살인적 폭염과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다. 이번 폭염 현황을 보면, 이탈리아 시칠리아 노토(Noto) 지역이 46.5℃, 카스텔테르미니가 48℃를 기록하며 폭염의 정점을 찍었고,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등 서유럽 주요국에서도 평년보다 10도 이상 높은 40℃ 안팎의 날씨가 수 주간 지속되었다. 그리하여 대륙 전역에서 누적 3만 명 이상이 사망하는 재난급 상황에 직면했다. 국가별로는 프랑스 10,000명, 독일 9,800명, 스페인 3,000명, 영국 2,800명 순으로 피해가 크다고 한다. 유럽은 전통적으로 가정용 에어컨 보급률이 낮기도 하지만 건물의 85% 이상이 오래전에 지어져서 열을 가두는 구조이기 때문에 실내 기온이 높아 고령층의 피해가 극대화되었다는 것이다. 유럽에서는 역사 보전 때문에 기존 집을 잘 고치지도 못하고 신축이 매우 어렵기도 하다.

2026년 일본은 기온이 40℃를 넘나드는 역대급 폭염과 열돔 현상으로 인해 누적 열사병 이송 환자가 4만 3천 명을 넘어섰으며, 매주 수십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재난급 상황을 겪고 있다. 더구나 지난 7월 28일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한 구마모토현에서는 40℃에 육박하는 폭염 속에서 정전과 단수가 겹쳐 이재민들의 피해가 극심하다고 한다. 일상적으로 더운 동남아시아에서도 올해 강력한 엘니뇨 현상과 지구 가열화의 영향으로 역대급 폭염과 심각한 가뭄에 직면해 있으며, 에어컨 없이는 생존이 어려울 정도라고 한다. 특히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는 엘니뇨의 타격으로 강수량이 평년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고, 일부 지역은 40℃에 육박하는 고온과 함께 극심한 가뭄과 식수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또한 급증한 에어컨 사용량 때문에 과부하로 인한 정전 사례가 빈번한데, 이들만이 아니라 베트남, 인도, 스리랑카 등지에서도 문제가 큰데, 냉방 비용을 감당할 수 없거나 환기가 안 되는 취약 주택에 사는 저소득층은 온열 질환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2026년 대한민국은 근대 기상 관측 사상 최초로 기온이 42.5℃를 돌파하고 서울 등 수도권에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되는 등 역대 최악의 재난급 극한 폭염을 겪고 있었다. 8월 초 기준 이미 16명이 숨지고 2,000명이 넘는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슈퍼 엘니뇨\’와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이른 확장으로 인해, 전국 97% 이상 지역에 폭염특보가 지속되는 가운데 122년 기상 관측 사상 최고 기온이 경신되었다. 경남 양산에서 8월 1일 41.6℃, 8월 2일 42.5℃를 연속 기록하며, 2018년 홍천(41.0℃)의 기록을 깨고 대한민국 역대 일 최고기온 1위를 신기록했다. 또한 전국적으로 낮의 열기가 밤에도 식지 않아 밤 최저기온이 30℃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는 초열대야 현상이 1달 이상 지속되었다. 이에따라 전력 수요 급증으로 서울 강서구, 노원구 등 아파트 단지 곳곳에서 전력 과부하로 인한 정전 사고가 잇달아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강한 세력으로 북상 중인 태풍 돌핀(Dolphin)이 중국 남부로 향하고 있으나, 반경이 워낙 커 제주도와 남서해안에 직간접 영향을 줄 수 있다. 태풍이 몰고 오는 고온다습한 수증기가 폭염을 더 부추길지, 기습적인 비바람으로 더위를 식힐지 유동적인 상황이다.

2026년 8월 미국 남 캘리포니아는 강한 고기압이 형성한 \’열돔 현상\’과 높은 습도가 겹치며 내륙 최고 기온이 48℃ (화씨 118~120도)에 육박하는 폭염을 겪고 있다. 특히 모하비 사막, 인디언 웰스 밸리, 팜스프링스 등 내륙 사막 지대의 기온이 크게 치솟아 최고 기온을 기록하고 있다. 다운타운 로스앤젤레스(LA)도 평년 기온(28.3℃)을 크게 웃도는 33.3℃~34.4℃(화씨 92~94도)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해안가 산타모니카 등은 낮에도 23.8℃ (화씨 75도) 안팎을 유지하여 내륙과 해안 간의 큰 기온 차를 보이고 있다. 필자가 머무는 샌디에이고 산 칼로스는 해안에서 차로 2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데, 한낮에는 30℃ (화씨 86도) 이상을 기록하기도 하지만, 저녁때부터는 기온이 내려가 새벽에는 15~20℃(화씨 60~70도)로 쌀쌀할 정도이다. 원래 살던 라크리센터와 비교하면 밤에 좀 더 습기가 많고 어쩌다 가랑비도 내린다. 물론 낮동안은 에어컨을 가동시키나 참 살만한 동네인 것 같다. 샌디에이고에 미해군 중심기지가 있고, 각종 첨단 기계공업 및 AI/Bio산업이 밀집되고, 좋은 주택가들이 모여 있음이 이해가 된다. 문제는 전기와 용수이다. 물론 이러한 문제는 우리 한국도 마찬가지이다. 요즈음 여름이 덥다 해도 동해안을 죽 내려오며 포항/경주를 거쳐 부산까지 그리고 남해안을 거쳐 목포에 이르는 지역, 물론 북으로는 원산까지 연결될 수 있겠지만, 세계에서 드믄 살기 좋은 지역이라고 한다. 물론 첨단산업의 적지이기도 할 것이다. 특히 포항은 한국을 이끌어 갈 첨단 테크노폴리스의 구성요건, 글로벌 경쟁력 지닌 연구중심대학, 글로벌 기업 포스코와 여러 공단, 국제컨테이너항, 국제화된 교육/사회문화 등을 갖추고 있다. 역시 문제는 전기와 용수이다.

영남경제 2026년 8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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