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근 교수님과 새마을아카데미

박영근 교수님과 새마을아카데미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필자가 박영근교수님을 알게 된 것은 1995년 한동대에 부임한 이후이지만 직접 만나 인사도 하고 담소를 나누게 된 것은 2~3년 후라고 생각된다. 한동대가 개교하고 몇 년 동안은 재정적인 어려움, 지역사회 일부 인사들과 이해관계 충돌 등으로 인해 어려움에 처해 있었는데, 그때 나서서 도와준 분이 박교수님이시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후 공식석상에서 몇 번 만날 기회가 있었으나 정식으로 만나 담소를 나눌 수 있었던 것은 2~3년 후였다고 생각된다. 이분은 진청색 정장에 나비넥타이를 하시고 앞머리를 멋지게 들어 올리고 계셔서, 속으로 참 멋진 분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때 이분은 원로 언론인으로 지역 신문사 대표를 하고 계셨지만, 또 하나의 직업이 반공 강연가로서 경상도는 물론 전국을 누비며 강연하고 계셨는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통일원 교육전문위원 등의 직함을 가지고 계시기도 했다.

이분은 한동대 초창기부터 국제경영대학원 특별초빙교수로 계시면서 1997년 한동대 최고경영자과정(AMP)을 개설하여 지역 기업인과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리더십/시대정신/지역개발 등을 교육하셨는데, 지금 55기까지 약 1,100명의 졸업생 배출하게 되었다. 1회 졸업식 때 필자도 특별히 불려가 참석하게 되었는데, 이는 필자가 지역 분들과 비교적 많은 교류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신 탓이었을 것이다. 그후 몇 차례의 입학식과 졸업식에 담당 교수가 아님에도 불러주셔서 참석도 했고, 한번은 졸업생 사은회 모임에도 갔었는데, 필자는 담당 교수가 아니라 손님이므로 자리 한쪽에 앉아 있었더니, 이분이 필자 앞에 앉으시며 졸업생 대표단 몇몇에게 ‘와 교수님 꽃 않달아드리노?’ 큰소리를 내시기도 했었다.  

어느 날인가 이분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한번 만나자는 것이다. 그때 구 시청 인근 한 다방에서 만나 뵈었는데, 시간 내주어 고맙다. 책을 하나 출판했다며 친필 싸인해 주시는데, ’21세기 국제정세 변화와 한반도 문제(2004)‘였다. 그후에도 친필 싸인해 받은 책이 ‘시대의 증언(2007년)’이었다. 필자와 이분과 짙은 인연은 사실 2005년 경부터 시작되었다고 본다. 한동대에 포항시/경북도의 지원으로 환동해경제문화연구소가 개설되었는데, 소장으로 임명된 필자는 2004년부터 국제회의를 개최하는 등 준비해오다가 2005년 4월 19일에 정식 개소하게 되었다. 이날 김영길 총장, 이의근 도지사, 정장식 포항시장, 이상로 해병사단장, 임철순 해군 제6항공전단장, 박영근 원로 언론인 등이 참석했고 축하해주었다. 박교수님은 지역발전에도 애쓰셨지만 남북관계 등에 관심이 크셔서 환동해권에서의 교류와 협력을 중요하게 생각하셨고, 그 허브 역할을 포항시가 담당하자는 주장에 적극 의견을 주시기도 했다. 그후 2010년 5월에 환동해경제문화연구소 부설로 한동새마을아카데미를 창설했는데, 필자가 원장을 겸임했지만, 박교수님을 명예원장으로 모셨다. 새마을아카데미가 개설된 이유는 그 당시 새마을운동이 개발도상국에 알려지면 이들이 이를 배우고자 하였고, 포항시 기계면 문성리가 새마을운동 발상지의 하나로 알려진 만큼, 우리가 제2의 새마을운동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이를 연구하고 교육할 아카데미가 필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때는 중국이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벤치마킹하자고 공무원, 마을지도자 등을 한국으로 3박 4일 파견시키고 있었기에 본 아카데미는 곧바로 여러 차례 1회 25명 정도를 정원으로 중국인 대상으로 1일 교육을 담당했었다. 이들은 다음날 새마을 발상지 견학, 포스코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했었다. 필자도 새마을운동 정신/역사/농촌개발 관련 책자와 PPT를 한국어와 중국어로 만들어 강의 했는데, 물론 중국어 한국어 통역을 통해 수업을 진행했다. 그리고 명예원장 박교수님도 1950년대의 가난한 한국, 1960년대 이후 한국의 발전, 새마을운동 발상지의 직접적인 경험 등에 대해서 강의하셨다. 그후 1년에 2차례씩 4~5년간 아프리카/동남아시아 등지의 외국인 공무원/유학생 등을 중심으로 4박 5일 새마을아카데미를 열어 이틀 강의, 하루 새마을 발상지, 사방기념관, 포스코, 농업기술센터 등을 방문, 그리고 마지막 날은 마무리 토론/수료식을 거행했다. 필자만 해도 1970년대 초의 새마을운동을 방학 중 시골에 가서 잠시 잠시 경험하기는 했으나, 대부분의 지식은 그후 책을 통해서 얻었는데, 박교수님은 구구절절한 경험을 바탕으로 강의하셨다.

한국의 새마을운동은 1970년대 농촌 재건과 경제 성장을 이끈, 국가 주도로 시작되었지만 차차 주민들의 자조적인 노력이 주축이 된 지역사회 개발 운동으로, 1970년 4월 22일 공식 시작되었다. 3대 정신은 근면(勤勉)/자조(自助)/협동(協動)으로 이를 기본으로 주민들이 의식을 개혁하고 실천을 위해 노력했다. 주요 목표는 낙후된 농촌의 환경 개선, 주민들의 생활 수준 향상 및 소득 증대 등이었는데, 이는 차차 도시새마을운동, 공장새마을운동으로 발전되어 우리 한국 근대화 및 경제산업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다. 필자가 새마을운동에 괸심을 가지게 된 것은 전공분야가 ‘도시 및 지역계획학’ 으로 연관된 바도 있지만, 미 아이오와 ISU에서 석사과정 중에 개발경제학을 저명하신 훌래처(Lee Fletcher)교수에게 들으면서이다. 그때가 1980년대 초중반인데도 그는 한국의 새마을운동 성공사례 및 그 가치를 잘 알고 있었다. 필자는 부전공이라 할 정도로 ‘개발도상국 개발 및 도시주택정책’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미 캘리포니아 USC에서 박사학위를 마치고 LA시정부 도시계획국/주택국 기획실 등에서 일하다 1995년에 한동대에 부임했고, 그때부터 새마을 발상지가 있는 포항에서 새마을운동에 관심을 두고 연구 및 교육을 시작했었다. 이때 필자에게 든든한 지원을 해준 분이 (고) 백산 박영근(白山 朴英根) 교수님이다.  

대경일보 2026년 7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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