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중장기 전력생산 관련 논의

단기 중장기 전력생산 관련 논의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산업화 사회에서 전력수요는 매우 크고, 전력공급가격이 개인의 생활편의뿐만 아니라 산업경쟁력에 크게 영향을 주고 있다. 과거와 달리 주력 전력공급원이던 화력발전이 CO2 발생 억제책에 따라 힘을 잃고 있고, 원자력도 줄이는 추세였으며,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이용하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하지만 재생에너지도 어차피 장단점을 지니고 있기에, 근래들어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원자력 이용 불가피론이 힘을 얻고, 기존의 원자력 발전소의 유지뿐만 아니라 새로운 원전, 특히 소규모 스마트원전 SMR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요즈음 한국에서는 AI 데이터센터 및 관련 산업을 위한 입지 및 전력수요에 관한 논쟁이 활발하며, SMR 건설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다. 하지만 1호기를 건설하는데, 1~2년 아닌 7~8년 이상이 걸린다는 것이다. 2026년 2월, i-SMR 기술개발사업단은 원자력안전위원회에 표준설계인가를 공식 신청했다. 정부는 2028년까지 인허가를 완료할 계획이며, 인허가 완료 후 건설 및 실증을 2028년~2034년까지 진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참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현재 산업계는 산업용전기가 비싸서 산업경쟁력 유지에 큰 부담이 됨을 밝히고 있다. 더구나 AI 산업이 추세가 되면서 AI 데이터센터 및 관련 연구와 산업이 엄청난 전력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2035년까지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SMR의 상용화 시점까지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풍력, 태양광, LNG, 수소발전 등을 병행해야 하는게 그 이유인 것이다. 각각의 에너지원들이 해결해야 할 고유의 숙제를 안고 있어 정부는 이를 상호 보완하는 다음과 같은 에너지 믹스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1) 풍력 및 태양광: 현재 가장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 에너지원이며,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을 약 78GW(11차 전기본 기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탄소 배출이 없고 건설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으나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변하는 간헐성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이 드는 에너지 저장 장치(ESS)나 보조 전원(SMR, LNG 등)이 필수적이다. 2) LNG 발전: 석탄 발전을 대체하는 핵심적인 \’가교 에너지\’ 역할을 수행 중이다.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즉각적으로 보완할 수 있어 전력망 안정성에 필수적이나, 화석 연료이므로 탄소 중립을 위해 결국은 수소와 섞어 태우거나 수소 발전으로 전환해야 한다. 3) 수소 발전: 2026년을 기점으로 청정수소 생산과 인프라 구축이 가시화되는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정부는 2038년까지 수소·암모니아 발전 비중을 6.2%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아직 수소 생산 단가가 높고, 대규모 저장 및 운송 인프라가 부족하여 경제성을 확보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

  왜 여전히 SMR이 필요한가? 시간이 걸림에도 불구하고 SMR을 추진하는 이유는 탄소 중립과 경제적 기저부하 확보 때문이다. 24시간 가동이 가능하여 재생에너지의 불안정성을 가장 효과적으로 메울 수 있다. 또한 수소 생산과의 결합이 가능한데, SMR에서 발생하는 고온의 열을 이용하면 수소를 훨씬 저렴하고 깨끗하게 생산할 수 있어 \’수소 경제\’의 핵심 파트너가 된다. 결론적으로, 정부는 SMR이 완성되기 전까지 풍력·태양광의 비중을 높이고, 부족한 전력은 LNG와 대형 원전으로 보완하며, 점진적으로 수소 발전을 확대하는 전략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어느 하나가 정답이라기보다 이들을 어떻게 조화롭게 섞느냐가 관건이다.  

  그 이외에도 현재 기술 개발 및 상용화 단계에 있는 차세대 첨단 전기 에너지원들이 다음과 같다. 1) 핵융합 에너지(Nuclear Fusion):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핵융합은 원자력(핵분열)과 반대로 가벼운 원자핵을 합쳐 에너지를 만드는 방식이다. 2) 차세대 핵분열 기술(Gen IV Reactors): SMR보다 더 진보된 형태의 4세대 원자로 기술이다. 3) 심층 지열 에너지(Enhanced Geothermal Systems, EGS): 기존의 지열 발전과 달리, 지하 수 킬로미터 깊이의 뜨거운 암반층에 물을 주입해 열을 얻는 기술이다. 4) 그 이외에도 부유식 해상풍력: 먼바다의 강한 바람을 이용해 대규모 전력을 생산하며 해안가 부지 문제를 해결한다. 장주기 에너지 저장 장치(LDES): 며칠에서 몇 주 동안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철-흐름 배터리나 열저장 시스템으로, 재생에너지만으로도 안정적인 그리드 운영을 가능케 한다. 집중형 태양광 발전 (CSP, Concentrating Solar Power): 수천 개의 거울(헬리오스탯)을 이용해 태양빛을 중앙의 타워나 파이프 한 점으로 모으는 방식이다.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셀(Perovskite Tandem Cells): 빛을 모으는 것뿐만 아니라, 들어온 빛을 \’알뜰하게\’ 다 쓰는 기술이다. 우주 태양광 발전(SBSP, Space-Based Solar Power): 빛을 수집하는 장소를 우주로 옮기는 궁극의 기술이다.

  2022년 기준 포항시의 전력 소비량은 약 1,004만 MWh로, 당시 전국 총 소비량(약 5억 4,793만 MWh)의 약 1.8~2.0% 수준을 기록했고, 경북도 전체 전력 소비량의 약 22.7%를 차지하고 있다. 포항은 철강 산업 단지가 밀집해 있어 일반 제조업보다 전기 사용량이 약 5배 많은 산업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최근 이차전지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2024년 기준 경북의 전력 자립률은 215.6%로 전국 1위를 기록하고 있기에 포항은 에너지를 산업 현장에 즉시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우수한 전력 계통망을 갖추고 있어서 최근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유치 및 \’대한민국 AI 수도\’를 목표로 하는 인프라 구축의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SMR의 추진은 물론이고 LNG, 해상풍력, 수소발전 등 믹스전략을 차질없이 진행하여 자체적으로도 1GW 정도의 전력을 생산/확보함이 지속가능한 지역경제산업 발전의 원천이 될 것으로 본다.  

영남경제 2026년 3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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