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지자체 통합 관련 소고

광역지자체 통합 관련 소고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근래 광역지자체 행정통합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는 것 같다. 이번 정부에서 적극 추진 중인데, 과거 이명박 정부의 5+2 광역경제권 정책과 비슷하게 글로벌 무한경쟁시대에 광역지자체들이 몸을 키워 각자도생하자는 것으로 여겨진다. 대구/경북에서도 통합이 논의 중인데, 잘 진행될지는 미지수이고, 그 외곽에 위치한 포항과 경주를 포함한 경북 동해안권은 국토연구원에서는 ‘포항권’으로 지칭하고 있지만, 이에 관련한 또 다른 입장을 지닐 수 있기에 포항권 자체의 발전을 위해서는 나름의 분석과 복안이 있어야 할 것이다.  

  현재 ‘대전광역시 + 충청남도’ 행정통합 논의는 이번 정부에서 가장 적극 추진 중인 통합 사례라고 본다. 대통령과 여당이 특별법 제정하고, 통합 추진 로드맵 구축을 논의하고 있으며, 특히 2026년 6월 지방선거 시점에 통합 지방정부 수장을 선출하자는 구상이 나오기도 했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충청남도와 대전시가 지역 특성이 다르다는 점, 충분한 주민 의견 수렴 부족 등의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부산광역시 + 경상남도’ 행정통합 논의도 활발한 지역 축으로 꼽힌다. 두 지방정부는 공동성명 발표, 주민투표와 특별법, 통합 실행(2028년 목표) 등의 큰 프레임을 발표했다. 통합을 위해 올해(2026) 안에 주민 찬반 여론조사 및 공론화를 진행한 후, 내년(2027) 특별법 제정, 그리고 2028년 통합 시행을 로드맵으로 설정했다.

  ‘광주광역시 + 전라남도’ 행정통합 논의는 광주·전남 통합협의체가 구성되고, 두 지자체 간 합의선언이 이루어졌다. 논의 중인 법적 지위는 ‘스페셜 시티(Special City)’ 형태로, 시·군 기초지자체는 유지하되 통합 지방정부의 위상을 높이자는 방향이다. 현재 특례법 명칭, 통합 방식 등 세부 조정 작업이 계속 진행되고 있고, 두 지방정부는 ‘서울특별시급’ 권한 확보를 목표로 공동 선언한 상태이다. 그 이외에도 기초자치단체 간 통합 움직임이 있는데, ‘원주시 + 횡성군’ 통합이 공식 제안되었다. 인구 41만 규모로 중부내륙 거점 역할을 강화하면서 산업·교통 분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했다.

  현 통합움직임의 특징은 정부 차원의 통합 촉진으로 통합시 중앙정부 재정지원 확대한 패키지를 추진하는 것이다. 4년간 최대 40조 원 규모 지원, 통합 특별시 권한 강화를 골자로 한 계획이 그것이다. 일부 지역은 통합에 적극적이고, 일부 지역은 충분한 주민투표·권한 보장 필요를 강조하며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어느 지역이든 주민 합의(투표 등)와 특별법 제정 없이는 실행에 착수하기 어렵다는 점이 공통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광역지자체 통합의 장점은 1) 행정·재정 효율성: 예산을 더 큰 단위로 묶어 대형 SOC·산업 프로젝트 추진이 쉬워지며, 중앙정부와 협상할 때 ‘규모의 힘’ 확보, 2) 인구 감소·지방소멸 대응: 대구·경북처럼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심각한 지역은 통합을 통해 인구·경제 규모를 방어할 수 있고, 단일 생활·경제권으로 묶어 청년 일자리, 주거, 교통을 함께 설계 가능, 3) 광역권 경제·산업 전략 수립 및 해외 투자 유치 시 ‘하나의 초광역권(Mega-Region)’으로 브랜딩이 가능한 것이다.

  광역지자체 통합의 단점은 1) 지역 불균형 심화 우려: 통합 후 중심지(대구)에 자원 집중, 경북 내 중소도시·농촌은 더 소외될 가능성, ‘흡수 통합’이라는 인식이 강해질 경우 지역 갈등 확대, 2) 주민 대표성과 민주성 약화: 행정 단위가 커질수록 주민의 요구가 정책에 반영되기 어려워지며, ‘우리 목소리가 안 들린다’는 박탈감 발생 가능성, 3) 정체성·생활권 차이: 대구(도시형)와 경북(농촌·산업 혼합형)은 생활양식·정책 수요가 상당히 다르며, 4) 통합 비용과 과도기 혼란: 청사 재배치, 공무원 인사, 조례·시스템 통합 등 초기 비용과 혼란 크며, 단기적으로는 효율이 떨어질 수도 있다.

   대구–경북 통합이 성공하려면 필요한 조건은 통합은 ‘하느냐/마느냐’보다 ‘어떻게 하느냐’가 성패를 가른다고 본다. 핵심 조건은 1) 실질적인 권한 분산형 통합: 통합 광역정부가 모든 권한을 쥐는 방식은 실패 확률이 크며, 그 아래에 권한을 가진 특례 시·군, 또는 준광역급 행정단위를 두는 방식 필요, 2) 비중심 지역 보호를 위한 제도적 안전장치. 공공기관·산업 인프라의 의무적 분산 배치, 예를 들어 ‘경북 북부권/동부해안권 발전 특별계정’ 같은 상설 재정 트랙이 있어야 하며, 3) 통합 이후의 명확한 산업·공간 전략: 통합 자체는 수단이지 목표가 아니며, 기능 분업형 광역 설계가 선행돼야 한다. ‘통합 후 생각하자’는 접근은 거의 실패할 수 있다.

  이때 우리는 포항–경주 ‘행정 통합’ 내지 ‘기능 통합형 도시 연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포항-경주를 통합하고 명칭을, 예를 들어, ‘서라벌’로 하고, 그 아래 포항북구, 포항중구, 포항남구, 경주북구, 경주남구 등을 두자는 것이다. 물론 정치적으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는 하나 물리적/사회문화적으로는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 그렇지 못하다면 행정구역은 유지하되 산업, 교통, 연구·교육, 관광·문화, 정주 정책 등을 하나의 도시처럼 공동 설계·운영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예는 유럽이나 미국의 Network City 내지 Twin City 모델에서 찾아 볼 수 있다. 포항–경주 네트워크 도시의 강점은, 1) 산업 구조의 상호 보완성이 매우 크며, 2) 인구 75만의 ‘체감 대도시’ 효과를 지니며, 3) 대구·경북 통합이 현실화될 경우, 대구 중심 통합의 대항 축 형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포항·경주 네트워크는 동해안 메가 축의 핵심 거점이자 경북 내 권력·자원 집중을 완화하는 균형추 역할을 해야 할 것인데, 이는 정치·행정적으로도 중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강력한 컨트롤타워 부재로 선언적 MOU 수준에 머물 위험이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수적이다.

영남경제 2026년 2월 8일


코멘트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