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포항의 성장동력 및 발전 비전 논의

2026년 포항의 성장동력 및 발전 비전 논의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국내외 경제가 불황이고 지역경제도 크게 위축되어 있다. 국내외 뉴스를 보아도 암담한 모습만 보이고, 지역을 돌아보아도 철강공단의 대중소 기업들도 위축되어 있고, 거리는 문 닫은 상점들이 줄을 잇고 있다. 물론 부동산 경기도 수년째 위축되어 있다. 언제나 국제적인 정치경제 이슈들이 해결되고 지역경제도 살아나게 될지 모두들 손꼽아 기다리지만, 2026년 첫달을 넘어가면서도 큰 희망이 보이지 않으니 문제이다. 코로나 팬데믹,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 등만 없었다면, 이렇게 어려움을 겪지 않았을 것 같기도 하나, 이렇게라도 견디고 있는게 다행이다 싶기도 하다.

  그제 동네 한 지인의 부동산 사무실에서 여럿 모여 커피 한잔했다. 모임 주선은 건축사 L이 한 것인데, 제법 큰 식품회사를 운영하는 미즈 K가 제주 귤 한박스 가져와 나누어 먹었다. 필자는 제주산 감귤을 한라봉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것은 레드향으로, 이름 그대로 껍질이 붉고 매우 달콤했다. 이러한 효자 농산물이 포항에서도 생산되면 좋겠다. 포도, 딸기 등이 많이 재배되고 있으나, 더 특별한 품종들이 개발되어 지역특산품이 되면 좋겠다. 블라디보스톡에서 귀국한 J의 부인이 사할린동포인데, 수산업에 다년간 종사하여 귀국 후에도 대게, 연어, 대구 등을 한국으로 수입하기도 했었는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수입 길이 막혀서 어려움을 겪는 모양이다. 킹크랩도 그러하지만 대게의 경우에도 이제는 러시아 아닌 일본 북단 홋가이도에서 수입해오고 있다는데, 이분의 장점인 러시아와 거래가 불가능하니 힘들어 진 것이다. 부동산 업자 K는 문덕에 땅을 구매하여 둘로 나눠 개발하려 했으나,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어 몇 년째 힘든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건축사며 토목기술자들도 마찬가지이다. 일도 적어졌지만, 일을 해도 완공이 못되니 돈을 받을 수 없는 것이다. 이처럼 지역경기는 위축되어 있다.  

  포항은 국내 대표적인 철강산업도시로서 한국의 경제발전을 이끌었고, 지역도 크게 융성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려움이 크다. 그 이유는 1) 포스코 중심의 주력산업의 쇠퇴는 글로벌 철강 경기 침체, 중국산 저가 제품 경쟁 등이 원인인데, 생산·수요가 줄면서 지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철강 관련 공장 감축·폐쇄가 이어지며 관련 중소기업, 서비스업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부동산·중소 상인 매출이 둔화하고 금융 여건이 악화된 것이다. 2) 중소상인 및 소상공인들은 주력산업의 부진 영향으로 소비 경기 위축, 지역 상권 매출 감소 압력이 존재하는데, 소비자심리지수 하락, 대출조건 강화 등 금융 여건도 중소상인들에게 부담이다. 3) 부동산 경제 침체는 어차피 철강 기반 경기와 중소상공인 및 상인들의 매출감소와 연동되어 있기도 하지만, 수도권이나 대도시에 비해 훨씬 심각한 편이다.  

  이러한 어려움이 있다 해도 우리는 중장기적 지역발전계획을 추진하지 않으면 않된다. 그래도 인구 50만 중간크기 도시 포항은 기존 산업인프라(철강산업/제조업, 항만/수산), 교육/인적자원(글로벌 경쟁력 지닌 대학/R&D), 지정학적 위치(경북동해안권 중심도시, 환동해권 거점항만 등) 등이 국내 다른 도시들보다 크게 유리하다고 보아진다. 하지만 국가적으로도 지역적으로도 이를 잘 활용 못하니 안타까움이 크다. 그 가능성들을 꼽아 본다면, 1) 첨단산업(이차전지/소재/AI/바이오): 포항은 단순 철강 중심에서 첨단소재·배터리 산업 등으로 구조 전환을 추진 중이다. 이차전지, 소재, 수소산업 등의 성장전략을 구축했고, 대규모 투자가 시작되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대학/연구기관 연계로 기술 집약 산업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단순 공장 유치 보다 연구·설계·고부가가치 공정 확보가 중요하다. 물론 이들이 누릴 주거·교육·문화 환경 동반 개선도 중요하다. 2) 항만·물류 산업 활성화가 중요하므로 영일만항 기능 강화와 물류 거점 확충을 추진해야 한다. 항만을 확대하고 시설을 개선해야 하며, 고속도로 연결 등을 통해 환동해권 물류 허브 역할 강화 전략을 수행해야 한다. 3) 관광산업은 대규모 해양 레저 관광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해야 하는데, 관광 인프라 확충 및 체류형 관광 확대가 목표라고 본다. 4) 수산물 유통·관광 융합 개발 추진도 중요한데, 관광+체험활동이 결합되고, 수산물 유통기능 등을 강회해야 한다. 5) 농업은 포항 내에서 주력 산업은 아니라지만, 특산물 직거래 및 농촌 관광 등 활성화가 중요하다.  

  포항은 쇠퇴하는 도시가 아니라 ‘전환 중인 도시’임을 주장해야 한다. 성공 여부는 산업 전환 및 생활환경 개선 속도에 달려 있다. 포항에는 이미 수년전부터 대규모 프로젝트가 기획추진 중이었다. 500만평 기존 산업단지에 이어 또 다른 500만평을 조성 중이며, 이차전지에 이어 수소클러스터 단지 건설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AI 컴퓨팅 센터’ 구축 사업 MOU를 체결했다. 총 2조원 규모 투자의 이 프로젝트는 POSTECH·한동대·NHN클라우드·현대건설과 민관협력으로 진행된다. 포항시는 아·태(아시아·태평양) AI센터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이를 위해 로드맵과 추진위원회도 구성되어 있다. 포항의 경쟁력은 ‘특화산업/우수 R&D/산학연계/우수 인프라’로 나타낼 수 있으며, 강력한 기술·컴퓨팅 중심 후보지로 서울, 대전, 광주, 울산, 부산 등 대도시들과 비교하여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한편 전력공급을 위해 LNG발전소, 풍력발전소, 소형원전(SMR) 등의 건설이 시급하다고 보는데, 지정학적인 위치 면에서나 기존 산업 및 R&D 관점에서나 포항은 다른 도시들보다 커다란 장점들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대경일보 2026년 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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