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의 발전과 세계의 미래 (상)

과학기술의 발전과 세계의 미래 (상)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역사 이래로 인간사회는 인구도 크게 늘지 않고 기술문명도 아주 천천히 변화해 왔다. 과거 수만 년 동안에 인간의 평균수명은 20~30살 남짓이었을 것인데, 오래 사는 이들도 있었겠지만 유아 사망률이 높고, 제대로 먹지 못해 병들거나 굶어 죽는 경우도 많았을 것이며, 사냥 중 혹은 다른 족속들과 전쟁 때 희생되는 경우도 많았을 것이다. 8,000년 전 전후 농사를 짓게 되고 가축을 기르게 되면서 식량 사정이 좋아지게 되었다. 종일 바쁘게 먹을 것을 찾아 헤매다가 정착하여 농사를 짓게 되니, 씨족 마을이 형성되고, 협업과 분업이 생기게 되고, 생산력도 커지게 되었다. 당연히 남는 시간을 통해 예술이 싹트게 되고 건축물들도 제대로 지어지게 되었으며, 또한 정치사회가 발전됨에 따라 부족과 부족연맹이 탄생하고 차차 고대 국가들로 변모하게 되었다고 본다. 하지만 평균수명은 20세기가 되기까지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세계문명의 발상지로 여러 곳이 뽑히는데, 대개 큰 강 유역이라고 보면 된다. 인더스/갠지즈강, 나일강, 황하 등이다. 물론 그전에도 아직 밝혀지지 못한 수메르문명, 요동의 홍산문화 등도 있다. 그후 유럽에서도 영국, 프랑스 등을 중심으로, 동북아에서는 하/은/주를 시작으로 한/송/명으로 이어지며 문화 및 기술문명이 발달 되었다. 그후 유럽에서는 긴 중세를 거쳐 르네상스와 산업혁명기를 맞게 되었는데, 이때부터 유럽의 근대화된 사상과 기술이 식민지 개척과 함께 세계를 지배하게 되었다. 동북아에서도 많은 나라들이 흥망을 거듭하며 기술문명을 발달시켰다고는 하지만 다음 대로 이어지지 못하고 대부분 당대에 그칠 뿐이었다. 명나라때 정화(鄭和)가 대함대를 이끌고 동남아시아와 인도를 거쳐 아라비아와 아프리카로 원정을 떠났을 때 이들 기함의 배수량은 유럽 함선들의 5배 이상이었다. 고려에서는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가 발명되었고, 수십년 후에 이를 본 쿠텐베르크가 유럽 최초의 금속활자를 만들었을 정도였다. 하지만 산업혁명은 유럽에서 일어났고, 증기기관, 전기 등이 발명되고, 기계산업이 발전되고, 의학의 발전과 함께 평균수명 연장이 일어나게 되었다.
    
  18~19세기에 이르러 중원을 지배했던 만주족의 청나라는 부패할 대로 부패한 종이호랑이였고, 조선은 세상 변하는 것도 모르고 사색당쟁에 열심이었으나, 일본만은 19세기 중엽 개국하여 유럽의 문화와 무기들을 무분별하다시피 받아들이며 제국주의 국가로 발전해갔다. 이때부터 인도, 아프리카, 동남아 등지의 국가들은 유럽의 식민지가 되어 큰 고통을 겪었고 그 어려움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20세기는 사실 통째로 유럽/미주 중심의 세기였다고 보면 된다. 근대화는 곧 유럽적/미국적인 것이었다. 지금도 미국은 모든 면에서 최강대국이다. 하지만 20세기 중후반부터 발전을 거듭해온 동북아의 일본/한국/중국도 이제는 세계무대에 특징적으로 서 있게 되었다. 21세기는 과학기술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고 그 선두에 미국/유럽만이 아니라 일본/한국/중국이 강하게 치고 들어와 있다. 철강산업, 중화학공업, 자동차 산업에서부터 첨단의 IT 관련산업과 문화예술에 이르기까지… 일본은 1960년대부터 각종 기술산업으로 세계수준에 올라 있으며, 중국은 거대한 영토와 인구, 그리고 공산독재정권을 바탕으로 저렴한 각종 공산품을 생산하여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한국은 한 박자 늦었지만 자동차, 가전, 조선, 핸드폰 등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을 크게 차지하더니, 이제는 AI를 바탕으로한 각종 첨단기기/무기제조에 있어 세계시장을 석권 중이다. 물론 다른 동북아 국가들과는 다르게 K-pop, K-drama, K-food 등 문화상품으로도 세계를 흔들고 있다.

  근래 과학기술은 기하학적으로 아주 빨리 발전하고 있다. 그러한 발전의 기반이 되는 것은 물리, 수학 등 기초과학, 기계공학/전기공학/생물공학, 그리고 이들과의 융합 속에 발전하는 관련 산업들이라고 본다. 아무것도 없는 나라가 갑자기 발전할 수 없는 것은 그러한 이유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기계, 자동차, 조선, 가전제품 등 산업은 크게 발전했지만, 기초과학은 물론이고 제트엔진, 우주로켓체 등 첨단기계제작에 있어 미국, 러시아 등 몇몇 선진국들에 크게 뒤지고 있다. 우리 산업이 지속가능하게 발전하려면 이 모든 분야들이 연계발전 되어야 하는 것이다. 지금 세계는 각종 기기들이 급속히 발전되고 자동콘트롤되는 시대에 와 있다. 앞으로 10~20년 이내에 발전된 지금과도 다르게, 인간이 담당하던 대부분 일들을 AI로봇이 담당하게 되는데, 업무능력은 인간의 100배에 이르고 인간과 감정적인 교류도 가능한 ‘휴머노이드 로봇’도 개발될 것이다. 불치병들이 정복되고 노쇠를 막는 약품(Anti-Aging Medicine)의 개발로 인간의 수명이 150세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세상사 다양한 변수들 때문에 미래를 장담하기는 힘들다. 과학기술이 크게 발전된다 해도 핵무기 등으로 멸망 가능성은 없는 것인지, 불치병들, 환경오염/지구온난화, 빈곤/지역격차는 언제 정복/해결될 수 있을 것이며, 인간수명이 150살로 연장된다고 해도 그게 정말 바람직 한 것인지? 아직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 선진국들 간의 기술경쟁 그리고 국가의 부 축적, 국민소득의 향상 경쟁 등이 매우 치열하지만, 아프리카, 동남아 등의 개발도상국에서는 식량은 물론이고 마실 물조차 없고, 제대로 거주할 만한 주거가 마련되어 있지 못하다. 우리들은 비디오 등을 보고 이들의 삶이 열악한 것을 대충 짐작하고 있지만, 직접 가보면 더욱 놀랄 것이다. 쓰레기더미에서 오염된 강가에서 살아가고, 열악한 가운데 일하며, 애들 교육도 시키지 못하고, 의료혜택도 없이 살아가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그러한 가운데 일부 극소수만은 아주 잘살고, 정부는 이들을 비호하며, 국민들을 탄압하고, 정보를 차단하며,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대경일보 2025년 9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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