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해양관광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자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얼마 전 포항시가 2025년 해양수산부의 \’복합 해양레저 관광도시\’ 공모 사업에 최종 선정되어, 향후 국가적 지원을 받으며 대규모 해양관광 기반 조성에 나서게 되었다고 한다. 매우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함께 선정된 또 다른 지자체는 경남 통영이라니, 한려수도에 위치하고 아름다운 해안을 지녀 전국에 잘 알려진 지역과 함께 선정되었다니, 포항해양관광의 가능성도 함께 인정된 것 같아 기쁘다. 포항은 지난 수십년간 철강산업도시로만 알려진 지역의 산업을 다변화시키고 이미지를 쇄신하여 아름다운 해양관광도시로서 발전시키고자 노력해 왔었으나 그 결과는 그리 인상적이지 못했다. 포항시가 도농통합시로서 넓은 영역을 지니고 있어서, 긴 해안선을 지닌 해변도시이자 인접하여 높은 산과 산촌을 지닌, 보기 드문 지리적 다양성과 아름다움을 지닌 지역임에도 도시의 이미지가 철강산업으로 고정되어 있으니 문제가 컸던 것이다.
당연히 인접한 역사문화도시 경주나, 해변관광도시로 알려진 강릉/경포대 등은 물론이고 작은 인구를 지닌 이웃 영덕이나 울진에 비해서도 관광객 유치가 힘들었던 것이다. 포항에 30년째 살고 있는 필자는 매 주말마다 찾는 도심해변 영일대비치나 송도비치가 부산의 해운대 만큼이나 아름다운 곳이라고 보고 있다. 멋진 건물과 행사가 많지만 혼잡한 해운대보다 이곳이 더 인간적/낭만적인 곳이라고 보아진다. 영일대비치는 요트, 수상오토바이, 소형크루즈 등을 즐길 수 있는 해양스포츠/휴양지로라서, 필자는 자주 백사장을 걷거나 고층 커피숍에서 바다 전망을 즐긴다. 좀 뒤편에 규모가 꽤 큰 고층 호텔이 하나 있는데, 그 건물 3~4층에서 백사장으로 구름다리가 연결되고, 관광객들이 수영복 등 간단한 차림으로 곧장 바닷가로 나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가 생각해 본적도 있다. 지금은 건물 밖으로 나가 차도를 몇 개 건너야 해서 쉽지 않은데, 10년전 국제회의차 방문한 한 러시아 여성이 아침 수영차 수영복차림으로 복잡한 차도를 건너는 걸 보고 그러한 시설이 아쉽다고 생각했었다.
포항 교외에도 아름다운 해변들이 많은데, 칠포비치나 월포비치가 경포대나 대천해수욕장 만큼이나 아름다운 것을 알 수 있다. 더구나 이곳은 물이 맑고 파란 하늘과 바다가 특징적이며, 용한리나 월포 등지에서는 사시사철 서핑을 할 수 있고, 또한 방파제 낚시도 할 수 있는 곳이니, 한 도시에 이렇게 다양한 해양관광이 가능한 곳도 없는 것이다. 이번 선정된 영일만관광특구의 주요 개발 콘텐츠를 보니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POEX), 특급호텔, 복합마리나, MICE 공간, 골프장 등 민간 및 공공 대형 프로젝트 연계를 통해 ‘사계절 체류형 해양 관광도시’ 기반을 마련하겠음이 목표이다. 이를 위해 민간 투자 1조 1,523억 원이고 정부/지자체 매칭펀드가 2,000억 원이라고 하는데, 2025년 하반기부터 2034년까지 단계로 나눠 시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들이 세워진다고 해서 포항의 해양관광이 부흥된다는 보장은 없다. 국내외 관광경기와 관광지의 시설과 프로그램들을 살펴야 봐야 하고, 무엇이 성공과 실패를 초래했는지, 세심히 비교연구해 보아야 할 것이다.
과거 관광 발전이 더디었던 주된 이유는 철강중심 경제로서 관광을 비롯한 서비스 산업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고, 새로운 도시 정체성 형성과 투자집중이 어려웠다고 본다. 물론 정부/지자체의 개발전략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숙박 인프라 부족도 사실이고, 지자체가 특급호텔 유치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도 사실이지만, 경제불황, 정부의 소극적 투자 등 대외적 여건과 함께, 대내적 이해 관련 다툼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 환호지구에 특급호텔 유치가 현실화되었다고 좋아들 하고 있지만, 지금이 시작인 것이다. 국내외경기가 좋아져 제때 투자가 시작되고 제때 건축허가를 받을 수 있을지, 일부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표류 되는 것은 아닌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호텔, 컨벤션센터, 복합마리나 시설 등이 지어진다 해도 무언가 차별화된 프로그램이 없으면 경쟁우위에 밀려 제값을 하지 못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이 포항에만 있는게 아니고 경주, 부산, 여수 등에도 있는 것이다. 기왕 포항에 오는 이들만 노려서는 사업 성공이 쉽지 않은 것이다.
포항은 이들 유명 도시들에 밀리기 쉬우므로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으면 않된다. 호텔에 아쿠아리움, 워터파크, VR체험공간, 게임박물관 등을 설치하고, 라스베가스에서 처럼 아크로바틱(Acrobatics)/수중 퍼포먼스, 혁신적인 조명/무대기술과 함께 초현실적 공연무대 같은 게 필요하다고 본다. 한편 장예모(張藝謀) 감독의 인상·류산제(印象·刘三姐)는 2004년~2008년에 2,000회 이상 공연되고, 관객 수는 300만 명, 누적 매출은 6억 위안에 달했고, 단순한 공연을 넘어, 도시를 크게 브랜드화시켰다는데, 이러한 공연이 도입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영일만에 크루즈를 띄우고, 해상케이블카를 운행하고, 세일링 요트, 딩히 레이싱(Dinghy Racing) 수상오토바이, 비치발리볼, 서핑, 겨울철 북극곰수영축제 등도 가능하며, 이번 주말에 영일대비치에서 행해진 ‘황금물고기를 잡아라’ 같은 프로그램은 4계절에 한번 씩이라도 거행되면 좋을 것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러시아 부호들이 요트를 몰고 포항으로 오게 해야 하며, 환동해권 관광크루즈가 운행되고, 포항과 경주, 안동, 울릉/독도 등이 리무진/위그선을 통해서 연계 관광코스가 되게 해야 한다. 또한 러시아 대게를 직접 들여와 대규모 시식장을 운영해야 할 것이며, 당연히 죽도시장과 명품아울렛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한편 연중 연구/교육 관련 국내외 회의, 모임, 캠퍼스투어 등이 있는 포스텍과 한동대도 잘 활용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목적 달성을 위해 예산이 문제겠지만, 투자유치는 물론이고 적은 예산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관계 기관의 비즈니스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영남경제 2025년 8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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