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모듈러주택 이슈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일론 머스크가 저가 모듈러주택 제작에 관심이 있다는 것은 5년여 전부터 알려져 있는 사실이었다. 그때 이분이 박서블(BOXABL)이라는 회사와 협력하여 $5,000짜리 모듈러주택을 제작한다고 알려졌는데, 인터넷 검색 결과, 그리 실용적이지 않아 보여 실망이 컸었다. 그런데 근래 첨단 자동차 제작기술과 재료를 활용하여 제작된 $5,000짜리를 다시 선보였는데, 압축적이면서도 하이텍 기술을 활용한 집 몸체, 부엌, 화장실 등의 설비, 솔라패널 등을 갖춘 좀 더 매력적인 상품으로 보여졌다. 물론 그 공정도 로봇장비를 이용해 대량생산 및 비용 저렴화를 노렸다고 보아진다. $10,000 및 그 이상 가격대도 함께 선보였는데, 이들은 좀 더 크게 벽체를 벌려 조립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모듈러주택은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제작되고 있는, 공장에서 제작하여 현장으로 옮기는 컨테이너주택 형태의 소형주택이다. 우리나라에는 공장에서 부품을 제작하여 현장에서 간단히 조립하는 조립식주택, 컨테이너 활용주택, 그리고 모듈러주택이 있는데, 대개 교외 주택 및 주말농장 간이주택으로 제작된다. 주변의 주말농장에 가보면 이러한 간이주택들은 농막으로 분류되어 6평 이하였고 잠시 체류만을 허가하고 있어 설치를 주저하는 분들도 많았다. 그러나 최근 정부는 체류형 쉼터를 10평 혹은 그 이상으로 상향시키고 세컨드하우스 개념으로 좀 더 장기 체류를 허가할 수 있게 조정 중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도시의 대부분 주거가 중고층 아파트 형태이기에, 조립식주택이나 컨테이너 몇 개 이어 붙인 형태의 주택들은 대부분 먼 교외지역이나 더 멀리 떨어진 농촌 주말농장지역에 지어진다. 대도시의 주택난과 높은 주택가격을 생각하면 이러한 소형 모듈러주택들이 도시 저소득층에게 주어지면 좋겠다 생각되지만, 그럴만한 토지도 없고 토지가격이 비싸니 불가능하다. 물론 이는 미국도시의 중심부에서도 불가능하다. 하지만 로스앤젤레스 같은 대도시에서도 교외로 나가면 조립식주택이나 모듈러주택을 지을 수 있다. 또한 교외 좀 먼 곳에 모빌홈파크들이 있어서 모터 홈이나 컨테이너 홈을 놓고 생활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물론 도로, 전기, 상하수도 등은 잘 구비되어 있다.
일론 머스크가 저가 주택, 특히 모듈러주택에 관심이 많은 것은 미국 대도시의 주거 문제가 심각하여, 중류층 소득을 지녔다 하더라도 주택중간가격이 $1백만이 넘어 구입이 쉽지 않고, 아파트렌트비도 한달에 $2,500~3,000 혹은 그이상이기에 저소득층 및 젊은 층의 수요(Demand) 내지 소요(Need)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본다. 미국식 주택이란 넓고 차고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주택문제가 워낙 심각하기도 하고,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 미니멀리즘 라이프가 우리 모두의 생활 스타일이 되어야 하는 만큼, 그의 노력이 시기적절하다고 본다.
하지만 이러한 모듈러주택 추진에 있어 몇 가지 풀어나가야 할 문제가 있다. 이는 미국이든 한국이든 마찬가지이다. 첫째, 토지가 필요하다. 각자 자기 땅이 지자체가 정한 이상 크기로 소유되어 있다면 문제가 없을지 모르지만, 저가 모듈러 내지 컨테이너 주택을 공급하려면 미국의 경우처럼 모빌홈파크가 구비되든지, 아니면 작은 토지 분할이 가능하도록 지자체가 법령을 바꾸던지, 그리고 기업이 대규모 단지를 조성하여 임대 내지 소유단지를 조성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주변의 반대가 클 수도 있다. 둘째, 일론 머스크의 모듈러주택이 $5,000일 수는 있다고 보지만, 풀어야 할 문제가 상하수도이다. 특히 화장실 오수처리가 문제가 크다. 그 지역에 도시 폐수처리 시스템이 가동한다면 문제는 적지만 그 연결비용이 들것이고, 만일 없다면 자체의 처리시설이 있어야 하니 그 비용이 더욱 커질 것이다.
셋째, 한국의 경우에는 대도시의 지가가 비싸서 주택문제가 모듈러주택 건설로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이다. 많은 저소득층들이나 젊은이들이 고시촌, 원룸 등에 거주하거나 다가구주택의 방 한두개 임대하여 살고 있는 형편인데, 정부의 재정상 이들이 LH공사의 고층 아파트형 임대주택에 모두 거주할 수 있게 할 수도 없는 것이다. 따라서, 다양한 저고득층 주택정책과 전략들이 있어야 하겠지만, 중고층 아파트 형태라 하더라도, 이러한 모듈러 유닛들이 결합되어 공급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야 할 것이다. 근래 LH공사가 고층 건물구조체를 만들고 그 안에 모듈러 유닛을 설치하는 방안을 시도하고 있는데, 좋은 시도라고 보며, 이는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미국 대도시에서도 필요하다고 본다.
넷째, 저가 주택이라해도 안전한 동네에 자리 잡아야 하는데, 이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며, 이는 미국이든 한국이든 마찬가지이다. 한국의 경우 중심부에 빈땅도 드물지만 짓자 해도 동네주민의 반대가 거셀 것이다. 미국 대도시의 경우에는 중심부가 범죄율 높은 슬럼지구로 되어 있어서, 저가주택들이 지어져도 입주하고자 하는 이가 없을 수 있을 것이며, 교외도시 안전한 지역에 지으려면 역시 주민들의 반대가 심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극복해나가면서 저가 첨단의 모듈러주택을 보급해야 할지가 문제인 것이다. 근래에 건축자재가격도 올랐지만 인건비가 매우 비싸고 총 건설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므로, 이 같은 공장에서 생산해내는 모듈러주택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몽골, 캄보디아, 우간다 등 개발도상국의 경우에도 인건비는 저렴한 대신에 시멘트, 철골, 창호 등 건축자재가격이 한국의 2배에 이를 만큼 높으므로, 늘어나는 무허가판자촌을 없애고 주민의 주거의 질 향상을 기하기 위해 저렴한 모듈러주택 내지 조립식주택 자재의 공급이 필요하다고 본다.
영남경제 2025년 7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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