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떡돌 활용 지역 브랜드화

포항의 떡돌 활용 지역 브랜드화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포항에 살면서 이 지역의 지질이 우리나라의 다른 지역들과 좀 다르다고 느끼고 있었다. 지난 수십년간에 걸쳐 전국이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 녹화되었는데, 이 지역은 의외로 벌거숭이 산이 많다. 산불에 타버린 곳들도 많았지만, 그후 30년이 흘러도 좀 회복된 듯 보일 뿐 전반적인 황토색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물론 소나무를 중심으로 한 침엽수, 참나무 등을 중심으로한 활엽수들이 우거진 곳들이 적지는 않으나, 불타거나 베어버린 곳에 다시 나무를 기르려 해도 잘 자라지 못하는 것 같다. 1960년대 박정희 대통령이 비행기를 타고 가다 벌거숭이 국토를 보며 안타까워하며 대대적인 사방공사와 식목을 독려했다는데, 특히 포항지역 토질은 나무와 풀들이 잘 자라지 않는 이암(泥岩)지역이며 벌거숭이 산이 많아 사방공사가 대대로 이루어졌다. 그러한 연유였는지, 필자가 포항에 온 1995년경에는 30~40년생 소나무 군락들이 많았다. 또한 북쪽 바닷가 오도리에 ‘사방기념공원’이 존재했기에, ‘새마을운동 교육’차 외국인 학생들을 인솔하여 자주 가보고 있었다.    

  이암은 과거 진흙이 굳어 만들어진 퇴적층으로 한국에서는 포항과 경주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특히 흥해지역은 바닷가였던 곳으로 기반암으로 이암이 넓고 깊게 분포되어 있는데, 생성시기가 천만년 쯤으로 짧은 편이라, 아직 단단한 돌이 되지는 못했다. 그래서 비가 오면 이곳 암석들이 찐득찐득해지는 특징이 있어서 예전에는 ‘떡돌’이라고 불렀다. 이 돌은 백색에 가까운 밝은색에다 약간의 갈색 내지 황토색이 좀 섞인 듯하며, 여남동 해안절벽, 두호동 화석산지, 영일만항과 인근 산업단지, 한동대 인근에 지층으로 보여지고 있다. 이암/떡돌은 벤토나이트(Bentonite)인데 흥해지역의 기반암으로 깊이 600m까지 발견되기도 한다고 한다. 포항분지는 이 일대에 분포하는 신생대 마이오세의 퇴적분지로, 연일층군으로 이루어지는데, 천북 역암층을 기저로 하여 학림층, 흥해층, 이동층, 두호층, 여남층으로 구성된다고 한다.

  벤토나이트는 몬모릴로나이트가 주 구성광물인 흡수성 점토광물로서 마른 상태에서 수분 흡수력이 매우 뛰어나며 수분을 충분히 흡수할 경우 단단해지는 성질도 갖고 있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흡습제, 충전재, 고양이 화장실용 모래 등으로도 자주 쓰인다. 의약품 원료나 지사제 원료, 약물 전달체 등으로 활용되며, 철강제조, 자동차 엔진주물 제작, 석유시추 이수제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 외에도 토목, 세라믹, 제지 등에 쓰인다. 비금속 광물 중에서도 대표적으로 손꼽히는 벤토나이트는 포항지역에 1천만 톤이 매장돼 있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이를 고부가가치 산업에 사용하지 못하고 있었고, 오히려 적절치 못하게 항만매립에 사용되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었다.  

  한편 벤토나이트는 바이오산업, 미용, 의약품, 토목, 세라믹 등에서 그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신약개발(간암 치료제 등), 체내 면역력 증진, 해독, 살균 효과, 노폐물 제거, 미백, 보습, 탄력 강화 등을 위한 화장품, 설사약, 위장약(제산제) 원료 등 의약품, 그리고 진딧물 퇴치용으로 쓰인다. 벤토나이트 황토벽이나 벽돌로된 건물은 습도 조절, 공기 정화, 라돈 차단, 항균 작용, 음이온 발생 등 다양한 효능을 제공한다. 물론 중금속 등 오염물 섞인 벤토나이트의 부정적 효과가 없지 않으며, 전자현미경으로 볼 때 기공이 막혀 있는 종류들도 있어 흡습 기능이 좀 부족한 경우도 있다고 하므로, 이에 대한 점검이 필수라고 본다. 포항지역의 벤토나이트는 불순물 적고, 납, 비소 등 중금속 함량이 낮다는 연구결과도 있으므로, 약간 다를 수 있는 벤토나이트의 종류 및 용도별로 분쇄/미세분말 가공공장이 가동된다면 수요는 적지 않을 것 같다.  

  포항시는 의약품 및 화장품에 사용되는 기능성 점토광물 소재 개발을 위해  산자부, 경북도와 함께 ‘기능성 점토광물 육성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었다. 이 사업 추진을 위해 ‘포항지질자원실증연구센터’와 협력해 ‘점토기반 의약품 및 화장품 원자재 시생산 설비와 품질 평가 인프라’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구축된 시생산 설비를 통해 재래산업용 원료 생산에 치중된 기능성 점토광물 중 벤토나이트 소재를 고부가 의약품 및 화장품 원자재로 개발함으로써 지역의 신성장 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대구신문이 주최해 지난 2024년 7월 19일~20일 영일대해수욕장 해상누각 앞에서 ‘2024 포항벤토나이트축제’가 열려 많은 관람객이 방문해 벤토나이트의 다양한 효과를 체험했다고 한다. 이 축제를 ‘보령머드축제’ 버금가는 축제로 키워가야 할 것 같다.

  보령머드축제는 1998년 처음 시작된 이후, 27년의 역사를 지니며 갖가지 행사들과 함께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오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머드는 피부 미용, 염증 완화, 혈액 순환 촉진에 좋다고 하며 많은 이들, 특히 외국인들이 대거 보령머드축제에 참여하고 있다. 포항의 벤토나이트는 돌과 모래 형태라서 보령의 머드와는 좀 다를 것인데, 좀 더 오염이 적고, 기능 면에서는 오히려 더 나을 것이므로 어떠한 방법으로 포항의 벤토나이트 축제를 브랜드할지 아이디어를 모아야 할 것이다. 도심해변인 영일대해수욕장이나 교외해변인 칠포나 월포해수욕장에 조성된 벤토나이트 모래가 깔린 해변에서 국제비치발리볼 대회, 해변모래찜질 체험장, 일부 장소에 진회색 머드 아닌 밝은 황토색 머드체험장 등을 마련해도 좋을 것이다. 물론 이를 바탕으로한 화장품과 의약품을 개발해 브랜드하고, 해변가에 벤토나이트 머드로 벽을 바른 벤토나이트 숙소, 벤토나이트 찜질방 등을 배치해야 한다. 당연히 축제기간 중에는 인터내셔널 미인대회도 개최하고 저명 연예인들을 불러 격 높은 페스티벌이 되게 해야 할 것이다.

영남경제 2025년 4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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