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어사 인근 마을 잠시 다녀오다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오어사는 포항에 있는 규모 있는 사찰 중 보경사와 함께 쌍벽을 이루는 곳이다. 오어사 인근에는 오래된 저수지 오어지가 있고 등산코스 좋은 해발482m의 운제산이 솟아 있다. 오어사는 대한불교조계종 11교구 본사인 불국사의 말사이다. 신라 진평왕 때 창건하여 항사사(恒沙寺)라 하였는데, 신라 고승 원효(元曉)와 혜공(惠空)이 이곳에 머물 때 헤엄치는 물고기들을 보고 ‘서로 내 물고기다’라고 주장하던 ‘방변(放便) 에피소드’를 담은 설화에 의해 오어사로 불린다고 한다.
현존하는 건물로는 대웅전을 중심으로 나한전(羅漢殿), 설선당(說禪堂), 칠성각, 산령각 등이 있다. 이 중 대웅전을 제외한 건물들은 모두 최근에 건립된 것이다. 절내에는 불계비문(佛契 碑文), 염불계비문(念佛契碑文), 운제산단월발원비문(雲梯山檀越發願碑文) 등과 승려의 사리를 안치한 묘탑(墓塔)인 부도(浮屠)가 있으며, 부속암자로는 자장암과 원효암이 있다. 인근의 경치가 아름다워 주변 오어지를 끼고 ‘오어사 둘레길’이 개발되기도 했지만 오래전부터 운제산은 많은 등산객들을 불러왔고 해병대 산악훈련 장소이기도 했다. 오어사가 남구에 위치해 있기에 북구에 사는 필자로서는 자주 가지는 않지만, 친구따라 강남간다고 일년에 한두차례는 다녀오는 것 같다. 지금은 포항시 순환도로인 산업도로가 있어 남북구 내왕이 그리 어렵지만은 않다.
얼마전에 지역 토박이자 필자의 20년지기 L건축사를 따라 오어사 입구의 한 식당과 커피숍에 다녀왔다. 순환도로에서 내려서 불과 5~10분을 운전해가면 오어사 입구에 닿는다. 한참 만발했던 벚꽃들이 거의 다 사라지고 이파리들이 푸르러 지고 있었다. 과거부터 이용하던 왕복 2차선 좁은 길을 운전해 가자니 한쪽으로는 신광천이 흐르고 있다. 이 하천이 또 다른 하천인 냉천과 합해지게 되는데, 이들이 작년에 ‘힌남노 태풍’때 큰 홍수피해를 가져온 하천들이다. 여기서부터 불어난 물들이 냉천 하구 둑을 넘어 아파트주차장들을 침수시키고 포스코 공장들에 큰 침수피해를 준 것이다.
지난번 방문시 밤이었기에 잘 보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스틸야드커피숍 건물을 끼고 좌회전하여 잠수교를 통해 신광천을 건너가 보았다. 하천둑을 다시 축조 한 것이 보이고, 그 위로 여러 동의 펜션건물들이 보인다. 오른쪽에는 역시 하천을 바라보며 약선찻집 건물이 있다. 이 길을 따라가면 오어지 옆을 돌아가는 오어사 둘레길을 만난다. 다리를 건너기 전부터 내다보이는 강가에 자리 잡은 여러 동 2층 팬션 건물들 중 하나가 조금 낮고 앞쪽 강가에 자리 잡았는데, 이 건물이 지난 힌남노 태풍때 홍수에 휩쓸려 넘어진 것을 후에 다시 일으켜 세우고 지반을 튼튼히 하여 지금은 잘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아직 작년 홍수의 상처가 남아있어 주변이 자갈돌과 바위돌 흩어진 삭막함뿐인데, 언제 자연형 하천으로 아름답게 변할지 모르겠다.
다시 차를 돌려 약속장소로 갔는데, 커다란 주차장이 있고 뒤편으로는 꽤 커 보이는 모텔이 두 개 서 있다. 이 주차장은 모 종친회 땅인데 시에서 계약을 하여 공영주차장으로 쓴다고 한다. 조금 더 가면 왼편에 또 다른 정규 공영주차장이 자리잡고 있다. 때로는 많은 방문객들과 관광버스들이 몰리니 주차장이 더 필요한 터라 이곳에도 임시주차장을 확보했으리라. 주차장에 딸린 작은 컨테이너 찻집은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살다 귀국하셨다는 중년 여성분이 운영하고 계신데, 커피와 차도 있지만 정성들여 제조한다는 침향 쌍화차를 권한다. 설탕을 타지 않고 쓴맛 그대로를 즐기고 있는데, 관광버스들이 서고 있고 많은 이들이 서둘러 내려 뛰다시피 오어사쪽을 향하고 있다. 화장실을 찾는 것이라는데, 정규 공영주차장 끝에 화장실 건물이 있으니 꽤 긴거리를 가야 한다. 이 임시주차장 옆에도 가게가 두어개 있으니 화장실이야 있겠지만 공중화장실이 없는 탓이리라.
그 옆에 자리 잡은 ‘우리동네잔치날’이라는 상호를 지닌 식당으로 갔다. 주변에 사찰도 있고 산책로와 등산로가 있으므로 많은 이들이 오며가며 찾는다는데, 주메뉴가 산채비빔밥, 닭백숙, 호박전, 동동주 등이다. 필자 일행은 곤드레 비빔밥으로 식사를 했다. 이 지역은 북구에 있는 보경사처럼 식당 및 상가들이 밀집해 있지 않고 여기저기 길 따라 흩어져 있다. 오리며 닭백숙집도 있고 카페들도 있으나 그리 많지는 않다. 아직 개발이 덜 된 모습인데, 포항시로서는 이곳을 브랜드 관광지로 개발하고 싶을 것이다.
이곳은 저명한 사찰과 아름다운 풍광으로 인해 비교적 잘 알려지고 일년내 관광객과 순례객들이 찾는 곳임이 맞다. 지금도 심심찮게 관광버스들이 찾고는 있으나 코로나 팬데믹에 이은 러-우크라이나 전쟁과 경제불황으로 지역경제는 예전만 못하다. 땅 주인들도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기 보다는 현상유지나 하려 할 수밖에 없는 것 같고, 땅값이 이미 크게 올라서 지금은 외부투자자도 크게 없는 것 같다. 이곳이 과거 호시절보다 더욱 브랜드 된 유명 관광단지가 되기 위해서는 L건축사 말대로 와서 많은 이들이 하룻밤 정도는 머물다 가고 다시 찾아올 만큼 매력적인 것들이 새롭게 개발되어야 할 것인데, 그러한 것이 무엇일지 포항시 차원에서도 지역사회 차원에서도 고민을 해 보아야 할 것 같다. 생태공원이나 민속촌처럼 규모가 좀 큰 것들 유치도 좋고 크고 작은 어린이 테마공원 유치도 좋다고 본다. 물론 보경사지역의 경우처럼 좀 더 큰 규모의 특화된 음식점거리 조성도 중요하다고 본다.
영남경제 2023년 4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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