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포 화진 지나 지경리 안쪽 마을

월포 화진 지나 지경리 안쪽 마을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며칠 전 오후 차량점검 맡긴 것이 꽤 시간을 요구해, 건축사 L소장이 모는 트럭에 동승하여 7번 국도를 따라 월포와 화진을 거쳐 영덕 지경리까지 드라이브했다. 승용차를 몰다가 좀 높은 트럭 앞자리에 앉으니 전망이 트이고 자리가 높아서인지 모든 것들이 새롭게 보인다. 7번 국도는 원래 교통량이 많고 사고도 많다는데, 앞으로 동해안고속도로가 개통되면 교통량이 잘 조절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칠포와 월포를 지나고 화진을 지나 우리는 영덕군 지경리에 도달했고, 바닷가 아닌 내륙 길을 따라 들어갔다. 조그만 강을 따라 두세 채 단독주택들이 여기저기 형성되어 있고 풍경이 매우 아름답다.

  예전에도 이곳에 자리한 한 지인의 친구 별장에 한번 들른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좀 더 가서 집들이 여럿 몰려 있는 작은 마을에 위치한 L소장의 아재집에 들렀다. 대지는 크지 않은데, 집은 크게 조립식으로 지어졌고, 마당이 온통 파이프와 이름 모를 기구들로 들어찼다. 꼭 ‘백투더 휴처’ 영화에 나오는 ‘브라운 박사’ 집 같아 보인다. 우선 보일러가 중정같은 작은 뜰 가운데 자리 잡았는데, 겉이 투명한 플라스틱 후레임으로 짜여 있다. 이 뜰은 천창이 있는 지붕으로 덮여 있는데, 옆에는 바람막이가 기계식으로 작동하게 되어 있다. 그 옆에 작은 텃밭이 있는데, 여기도 본인이 직접 제작한 스프링클러가 달려 있다. 여기가 뜰이자 거실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옆에 자리한 자그만 건물안 서재는 갖가지 기계장치들로 가득 차 있다.

  통성명을 하고 보니 이분은 포스코 방계회사에서 은퇴하고 고향인 이곳에 산다는데, 수년째 집을 고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마당에는 따님이 사주었다는 랜드로버 SUV가 있고 특이하게도 4륜 오토바이가 있었다. 이집 따님이 외국 항공사 스튜어디스를 하다가 고향으로 돌아와 이러한 4륜 오토바이를 활용한 레저산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언제 다시 찾기로 하고 우리는 차를 돌려 7번 국도 쪽으로 갔다. 봄이라 푸른 빛 돋아나는 전원풍경이 아름다운데, 작은 강이 메말라 있음이 아쉽다. 우리나라도 물부족국가라고는 하지만 여름에는 비가 많이 오고 농사를 지으며 잘 살아왔는데, 요즈음 더욱 가뭄이 심한 것 같다. 특히 포항지역의 경우 더욱 심해서 한동안 영덕군 갈산지역에 댐을 만들자는 계획이 추진 된적 있으나, 아쉽게도 불발되었다.

  영덕경계를 지나고 보경사를 지나니 오른편에 복합용도로 지어지는 넓은 상업용시설들이 있어 식당, 편의점 등이 준비중이고 한옆에는 조금 전에 본 4륜 오토바이들이 많이 세워져 있었다. 이곳이 오프로드용 4륜 오토바이 the four-wheeled motorcycle for off-road)를 빌려 타는 곳이고 수리·판매를 하는 곳이다. 뒷편으로 이를 탈만한 트랙/코스가 산야를 아우르며 개발되어 있다고 한다. 이러한 오토바이는 필자의 경우 20년전 제주도에서 타본 것 뿐이다. 이 상업용시설과 4륜 오토바이센터가 조금 전 방문한 아재분 따님과 약혼자가 사업을 벌이는 곳이다. 스포츠동호회서 만나 같이 사업을 벌이며 결혼도 할 것이라고 한다. 이날은 아무도 없어 잠시 둘러보기만 했다.

  7번 국도로 좀 더 내려오다가 우리는 월포에서 바닷가 길을 택하기로 했다. 월포는 아주 긴 백사장을 지닌 경사가 완만한 해변으로 여름이면 많은 이들이 찾는다. 하지만 그 이외 계절에는 찾는 이들도 없고 기반시설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 월포해수욕장을 빠져나가다가 우리는 오른편에 뷔페식 백반집이 있어 들어가기로 했다. 일종의 함바식당이라서 여러 가지 음식이 있고 국수도 있었다. 좀 있으니 공사장에서 일하는 분들이 몰려온다. 방금 들른 스포츠 및 상업시설 공사장 인부들도 이곳에 와서 밥을 먹는다고 한다.

  좀 더 운전해 가다 보니 거대한 ‘이가리 닻 전망대’가 나오고, 칠포1리에 접근하니 좀 작은 ‘해오름 전망대’가 나오며, 커피숍 ‘두낫디스터브’에 도착했다. 평일이라 한가한데 우리는 커피 두잔 시켜 그곳 2층에서 바다를 전망하다가 1층으로 내려와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와 철제 테이블에 앉았다, 봄이라지만 아직 바닷바람이 차갑다. 필자도 여러 차례 온 적이 있지만 주말이면 외지에서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다. 이곳 칠포1리/칠포2리는 오래된 해변마을로서 어항이 있고 음식점들이 몰려 있는 곳이다. 바닷가 길로 나가면 바위와 자갈로 이루어진 해변이 있고 목재로 된 데크 산책로가 아까 본 전망대와 연결되어 있다. 여기서 바닷가를 따라 좀 더 내려가면 칠포해변이 나오고 필자가 평소에도 자주 찾는 용한리 서핑해변이 나타나고 영일만항이 있다.

  영일만항은 포항권만이 아니라 대구경북지역의 관문항으로서 발전시켜야 할 곳이며, 우리나라의 북방거점항만이어야 하고, 환동해 중심허브가 되어야 하는 곳이다. 물론 인접한 용한리의 서핑해변은 좀 더 잘 개발/홍보되어야 하고 각종 항만 및 서핑지원시설들이 들어서야 하며, 인근 해변 빈 땅에는 대게 및 활어수조와 각종 상업시설이 들어서서 포항의 또 다른 관광명소로 개발되면 좋을 것 같다. 우리는 칠포해변 길을 타지 않고 차를 곤륜산 뒤편으로 돌렸다. 이곳은 행글라이더 출발점이자 주변에 청동기시대의 암각화 바위들이 많이 발견된 유명한 곳이다. 우리는 내륙 흥해들을 가로 지르는 7번 국도로 다시 나갔다가 장량동으로 차를 돌렸다. 이 흥해들은 동해안에서 손꼽히는 평야로서 절대농지인데, 근래 동해안고속도로, 동해선철도, 영일만항 인입철도 등이 들어서며 특색이 많이 없어졌으므로 오히려 영일만항 배후 물류단지가 들어서고 전기자동차 조립공장들이 들어서야 할 것 같은 곳이다.  
영남경제 2023년 4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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