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보문에서 유니트윈 도시모델링 세미나

경주보문에서 유니트윈 도시모델링 세미나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유네스코 유니트윈(UNESCO UNITWIN)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한동대(HGU)와 카트만두엔지니어링칼리지(KEC)의 공동세미나가 이틀간 열렸었다. 이 프로그램은 10여년 전부터 시작된 한국정부의 대학지원사업으로 개발도상국의 빈곤을 해소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돕기 위해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등 여러 대륙의 개발도상국가를 대상으로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교육, 경영 및 벤처교육, 도시환경분석 및 정책 조언, 커뮤니티 개발 등의 추진을 위한 연구조사, 세미나, 그리고 관련 소규모 사업들을 벌이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이 좀 잦아든 요즈음 직접 그 나라를 방문하기도 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줌을 통한 비대면 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했다.

  한여름의 경주보문단지는 수도권과 충청지역의 지속적인 폭우의 영향인지 날씨가 좀 흐리고 간간이 비가 내려서 그리 덥지 않은 날씨를 보여 주고 있었다. 아침에는 안개가 자욱해서 인근의 황룡사 9층탑이며 엑스포전시장의 건축물들이 신비로움을 보여주기도 했다. 경주는 과거 신라초기부터 통일신라에 이르는 천년 간의 수도였고 경제산업문화의 중심지였다. 신라가 망한 이후 천년의 세월 동안 외적의 침입 등으로 인해 많은 것들이 불타고 사라졌지만, 경주에는 아직도 여기저기에 적지 않은 유적들이 남아 있고 주변에 관광객들을 위한 시설들이 세워져 있다. 그중 보문단지는 국내외 관광객들을 위한 관광휴양 시설과 대규모 회의 개최를 위해 개발된 계획도시이다. 커다란 호수가 있고, 골프장도 있고, 테마파크가 있고, 크고 작은 많은 호텔과 음식점들이 있다. 우리가 머물던 호텔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한동안의 부진했으나, 이제는 다양한 모임들이 열리고 있고 많은 이들이 숙박하고 있었다. 우리 팀들도 9층 건물의 6층에 객실을 잡았고 2층 회의실에서 이틀간의 세미나를 진행했다.  

  세미나의 주제는 ‘개발도상국의 지속가능한 개발 및 도시모델링’이었는데, 3D프린터 및 로봇 팔을 활용한 건축, GIS 활용 지역분석, 이미지 분석과 AI, 토지이용 및 교통모델링, 주택개발, 농어촌 경제활성화 및 농산물 생산증진 방안 등에 관한 발표가 있었다. 네팔 KEC에서 발표한 전문가는 네팔에서 건축학으로 학부를 마치고 한동대에서 도시계획 및 설계로 석사과정을 마친 후 포스텍에서 건설공학 관련 박사과정을 이수한 사람으로, 현재는 네팔에서 도시개발 관련 프로젝트 및 강의를 하고 있는 전문가로서 3D프린터 및 로봇 팔을 활용한 주택건설 및 건축자재 제작에 관한 다양한 가능성들을 보여 주었다. 서울대에서 석사, 동경대에서 박사 후 서울대에서 다년간 강의 및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두 번째 발표자는 스마트시티의 가능성에 대해서 그리고 GIS모델링과 머신러닝이 도시계획 분야의 크고 작은 의사결정과정에 쓰일 수 있음에 대해서 발표했다. 그리고 3번째 발표자인 원로 물리학자는 의학 내지 산업에 쓰일 수 있는 이미지 프로세싱, 메타버스, 그리고 AI의 활용 및 가능성에 대해서 발표를 했다.

  둘째날은 첫 번째 발표자가 한동대와 서울대 대학원 농업경제학과 졸업 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일하는 전문가로서 개발도상국의 농촌개발 및 농산물 생산성 제고를 위한 여러 조건과 여러 모델에 대해서 발표했는데, 네팔 쪽 참석자들의 많은 질문을 받았다. 두번째는 도시 및 지역계획분야 전문가인 필자의 발표로서 토지이용 및 교통분야 수요예측에 관한 여러 모델링 방안에 대해서 설명했고, 왜 이 같은 모델링 내지 머신러닝·딥러닝이 현대사회에서 필요한지에 대해서 설명했다. 과거의 모델들, 예를 들어 도시구조의 변화 내지 형태에 관한 모델들이 제한된 수의 측정 가능한 변수들로 설명되었다면, 현대에는 이로는 부족하고 사이버공간을 포함한 수 많은 변수들을 포함해야 하기에 AI가 필요하며 첨단 컴퓨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세 번째 발표도 필자가 했는데, 주택, 특히 저소득층주택 건설에 관련된 이론, 정부의 역할 등에 대해 발표하고, 저가주택의 예로 조립식 주택 및 모듈러하우징에 대한 소개를 진행하였다.

  본 세미나의 참여자들은 포항과 카트만두의 교수 및 대학생들이 대부분이었고, 잠시 서울에 머물고 있는 메릴랜드대의 한 교수도 시종 참여하고 의견을 개진했었는데, 이분은 외교학 및 경영학전공이고 전산모델링을 활용한 자료분석에 관심이 컸고, 다음 세미나에는 이에 관한 발표와 함께 참여하기를 약속했다. 이러한 세미나는 물론 영어로 진행되는데, 네팔의 경우 영어가 공용어 중 하나라서 진행에 문제가 없으며, 필자 및 한동대 학생들도 개교시부터의 방침상 3~4학년 강의를 영어로 하고 있기에 저학년이 아니라면 진행에 큰 문제가 없다고 보면 된다. 이번 발표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이런 세미나에는 KEC의 토목공학자인 프라단 이사장, 건축가이자 전임 학장인 라나 교수, 텍사스대학교 지질학과 주임교수, 인도네시아 웅크리스위나 대학의 사회학자인 총장, 몽골국제대학의 식품학 교수 및 농업분야 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업들은 지난 15년간 한동대에서 지속적으로 진행되어 왔는데, 이를 통해 가난하고 생활환경 열악한 개발도상국가들이 다음 단계로 발전해 나가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진행하고 있으며, 미약하나마 소정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생각된다. 또한 이 사업들은 한편으로는 우리 학생들을 교육하기 위해 진행된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사업에서는 학생들이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보통은 2~3팀 정도가 도시문제, 경제발전, 지속가능한개발, 환경오염문제, 교통문제, 주택문제 등의 현황분석 및 해결에 관한 주제로 발표를 하게 되고 현지에서 공동조사에도 참여하게 된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서 지난 2년간은 현장을 직접 방문하지 못하고 줌을 통해 미팅과 세미나를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했지만, 올들어 현장을 방문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줌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이와 같은 사업은 우리 한국의 국격을 높이는데 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물론 한국국제협력단, 한국농업진흥원, 무역진흥공사 등이 개발도상국을 돕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수많은 한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이들 나라에 진출해 있음을 안다. 이들의 활동이 매우 중요하다고 보지만 한국 대학들의 참여, 특히 UNESCO UNITWIN 사업이 그 규모는 다소 작을지라도 또 다른 방향과 시각에서 개발도상국을 돕고 있고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생각된다.      

대경일보 2022년 8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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