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와 스태그플레이션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올여름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 많은 이들이 아사(餓死)할 것이라고 한다. 아프리카의 빈곤 및 굶주림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지만, 지난 2년여 코로나 팬데믹 영향에 더하여 지난 몇 달간에 걸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비옥한 우크라이나 평야의 수출용 비축 곡물의 이동이 어려워져 사태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한다. 뉴스를 보니 러시아 외무상이 우크라이나의 곡물생산은 세계전체 생산량의 1%에 지나지 않으므로 우크라이나사태와 아프리카의 식량난을 연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함을 보았다. 물론 모든 문제들을 러시아 탓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것은 분명하며, 그 비중이 1%가 아니라 그보다 낮더라도 그 파급효과가 증폭되어 세계적인 어려움이 될 수 있음은 사실이다.
아프리카의 식량난은 국내외 정치경제상황만이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한 농업용수 및 식수부족으로 인한 결과이기도 하다. 국제기구 등에서 이들을 도우려 애쓰고 있지만 역부족인 것 같고, 많은 이들이 자기 나라를 떠나 유럽으로 향하고 있고, 이 또한 심각한 국제적 이슈가 되고 있다. 지금 중남미에서도 매년 그래 왔듯이 니카라과, 과테말라 등에서 수백 수천의 대규모 탈출행렬이 미국국경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자기 나라의 독재부패, 경제위기, 치안불안 등으로 살 수가 없다며 미국으로 밀입국하려는 것이다. 미국으로서도 영국, 프랑스 등 유럽국가들로서도 국경수비를 강화하고 되돌려 보내고도 있으나, 인도주의(人道主義)를 외치는 이들을 전혀 외면할 수만은 없는 것 같다. 더구나 놀라운 것은 20세기초 산유국으로 번영을 누리던 베네수엘라가 포퓰리즘, 부정부패, 경제정책실패, 살인적 인플레이션 등으로 지난 6년간 1/6 이상의 국민이 콜롬비아 등 주변국가로 피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한국도 코로나 팬데믹과 우크라이나사태로 인해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도 우리의 전자, 자동차, 조선 등 제조업이 강세를 보여 수출이 끊임없이 이루어져서 다행이나 수입품목 가격증가로 수지면에서는 적자라고 한다. 지역 중소 상인들은 수년째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요즈음 세계적 인플레이션으로 더욱 상황이 어려워지고 있다. 유가가 크게 오르고 있으며,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생필품만 아니라 건설원가도 크게 오르고 있다. 연초에 비해서 두바이유 40%, 밀 30%, 니켈 60%, 건설원자재 50%가 올랐다. 코로나 관련 제한 일부 철폐로 해외여행길이 열렸지만 항공료가 코로나 사태 이전의 2배를 넘어서고 있다. 물가는 계속 오르고 공공서비스 요금도 대대적인 인상을 앞두고 있으니, 코로나 사태 이전 정도의 실물경제회복이 절실하나 전망이 밝지 않다. 민간고용시장회복, 가계소비심리개선 등이 시급하며, 정부로서도 밥상물가 상승요인 억제, 물가급등품목 시장수급상황 개선, 주거비 부담 완화를 위한 주택공급 확대 및 저가·임대주택시장 활성화, 비생계형 외식·레저·문화 관련 소비진작책 마련 등이 시급함을 알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스태그플레이션을 걱정하고 있다. 1970년대 중반과 1980년을 전후한 두 차례의 오일쇼크로 인해 초래된 경제불황을 넘어서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앞으로 10년은 지속될 것을 예측하는 분들도 있다. 당연히 미국, 한국 등 많은 나라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며 아프리카, 중남미 등 저개발국가들은 더욱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다. 스태그플레이션은 \’스태그네이션(Stagnation)\’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인플레이션 지수가 높고, 경제성장지수는 낮으며, 실업률은 높은 상태가 유지되는 상황을 말한다. 이는 경제정책수립에 있어 딜레마를 야기하는데, 낮은 인플레이션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경제와 실업률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영국, 일본, 한국 등은 1970~80년대 두 차례의 오일쇼크로 초래된 스태그플레이션 환경에서 주택시장의 경우에도 급격한 침체와 가격하락을 경험한 바 있다. 미국은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잡으려 금리를 높이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잡히지 않고 있다. 주택가격의 경우 모기지 금리의 급격한 상승하에서도 최대 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은 어떠할 것인가? 원자재가격이 오르고 금리가 오르니 주택수요 및 신규공급이 감소 될 것이고, 경제가 함께 위축되며 주택가격도 하락하게 될 것인가?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미국의 경우도 그렇지만 누구도 확신있게 대답하기는 힘들다.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고 보는 학자들도 있다. ‘오일쇼크가 발생한 1970년대 이후 에너지 효율성이 높아져 석유 의존도가 이전만큼 높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경제 위기에 대응하는 각국의 정책이나 공조체계가 과거보다 견고해진 점’도 이유로 꼽았다. 지난 10여 년간 중앙은행들은 낮은 물가상승률을 목표수준까지 끌어올리려고 노력을 기울였는데, 지금은 정반대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경제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침체에서 벗어나며 빠르게 회복되면서 수요가 늘고 있지만,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원자재가격상승이 더해져 물가가 크게 상승하고 있다. 게다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기에 당분간 인플레이션 압력이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들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더 악화되어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 초래되지 않도록 국제적 공조가 필요하다는데 각 국가들은 의견을 같이하고 있고, 그렇게 실행되도록 다 함께 노력할 것이므로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대경일보 2022년 6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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