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를 위한 주례사

  더운 날씨에 여러모로 바쁘실텐데도 불구하고, 오늘 이 결혼식에 오셔서 자리를 빛내주신 하객 여러분들께 주례인 제가 우선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오늘 이 한쌍의 부부를 낳아서 길러 주시고 가르쳐주신 양가의 부모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새로 출발하는 이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이 좋은 날을 택하여 신랑신부 양가의 어른들과 친척, 그리고 많은 하객들을 모신 가운데 신랑 석우군의 외삼촌되는 이 사람이 주례를 맞게 된 것, 또한 영광으로 생각하는 바입니다.

  신랑인 석우군은 제가 어릴 때부터 지켜보았지만 착하고 성실하고 장래가 촉망되는 청년입니다. 신부 또한 훌륭한 가정에서 자라나 신랑과 같은 의사의 길을 가고 있는 지성과 덕성을 겸비한 여성입니다. 신랑과 신부 이 두 사람은 집안에서 또한 학교에서 남다른 지식과 교양을 쌓은 사람들이라, 본인이 당부해야할 말이 많지는 않겠지마는, 이 사람이 인생의 선배로서 몇 가지만을 당부함으로 주례사에 갸름할까 합니다.

  첫째는 부부간의 사랑에 관한 말씀입니다. 신랑신부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하기에 결혼을 하게 되었고, 앞으로 일평생 서로 사랑하고 의지하며 즐겁게 살아가겠다는 꿈에 부풀어 있을 것입니다. 당연히 그래야지요. 두 사람 서로 일심동체 되어 사랑하며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야 합니다. 그러나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서로 거슬리는 부분이 있을 지도 모르고 의견대립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부부가 평생을 살다보면 좋은 일, 즐거운 일 뿐만 아니라 슬프거나 어려울 때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부부는 서로를 감싸주고, 참아가면서, 대화해 가면서 살아가야 할 것이라는 것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둘째는 부부의 삶에 관한 말씀입니다. 제가 제자신의 삶의 지표로 삼고 있기도 하고 제자들에게도 항상 강조하는 것은 ‘착하라’, ‘부지런하라’, ‘경우있는 사람이 되어라’입니다. 새로 가정을 이루는 부부들에게도 이 말씀은 변하지 않는 중요성을 가지고 있을 것 같습니다. 가정에서 부부사이의 신뢰의 구축을 위해서도 좋은 사회를 이뤄가기 위한 노력으로서도 착하다는 것은 큰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부지런하다는 것은 자기 분야의 성공을 위해서도 가정의 경제적인 윤택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것임을 이미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경우있는 사람이 되라는 것은 인간관계에 있어서나 사리판단에 있어서 앞뒤좌우를 잘 살펴보고 남을 배려하며 사려 깊은 판단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라는 것입니다. 21세기 들어 과학문명과 세태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하더라도, 우리의 삶에 있어서는 이러한 원칙들은 불변으로 그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셋째는 양가 부모님들께 효도하라는 말씀입니다. 이제 신랑은 처가댁의 부모님을 새로 맞이하게 되었고 신부는 시가의 시부모님을 새로 모시게 되었습니다. 신랑신부는 자기를 낳고 길러주신 친부모님과 똑같이 생각해서 양가를 내왕하면서 정성으로 효도를 다 해야 할 것으로 압니다. 부모님에 대한 효도는 너무나 당연하고 쉬운 것 같지만 살다보면 자칫 소홀해지기 쉬운 것입니다.

  넷째는 형제간의 우애에 관한 말씀입니다. 살아보면 형제자매간의 우애와 같은 귀중한 것은 없습니다. 형제간에 우애가 있어야 가정이 화목하게 됩니다. 동기간에 조그만 즐거움과 고통도 서로 나누며, 항상 우애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다섯째는, 자녀교육에 관한 말씀입니다. 둘이 가정을 이룬 만큼 아들딸 알맞게 나아서 건강하고, 올바르고 참되게 길러야할 것입니다. 물론 예전과는 달리 자녀를 많이 가질 수도 없고 자녀 키우기가 쉽지는 않으나, 부부가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며, 이것이 화목하고 즐거운 가정을 이루는 근간이고, 또한 부모님의 은혜에 보답하는 길임도 알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섯째는 의사로서 사명과 의무에 관한 말씀입니다. 둘이가 부부의사로서, 전문의로서 어느 정도 경제적인 사회적인 체면을 유지할 수 있겠지마는, 중요한 것은 의사로서의 사명과 의무에 충실하라는 것입니다. 사회를 돌아보면 약하고 병든 사람,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 또한 많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에게도 도움을 베풀 수 있는 그러한 의사가 되기를 바랍니다.      

  결론적으로 다시 강조합니다. 두 사람은 일심동체로 사랑속에서 가정을 이루어야 할 것이고, 오늘이 있기까지 키워주시고 뒷받침 해주신 부모님의 은혜를 항상 잊지 않고, 형제간의 우애를 유지하고, 친지들과 사회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가정을 이루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말씀들을 명심하시고 두 사람의 애정이 영원히 유지 되도록 서로가 노력하여, 항상 가정에 평화와 행복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또한 이 자리를 함께 하여주신 하객 여러분께서도 새 출발하는 이 가정을 지켜보아 주시고 격려해주시기를 부탁드리면서 주례사를 끝내고자 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2003년 8월 15일 주례자 구 자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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