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및 아프리카 저개발국의 경제산업 (1)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저개발국의 도시경제를 들여다보면, 비공식부문(Informal Sector)의 비중이 매우 높고, 이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가 큰 과제 중 하나이다. 많은 이들이 농촌에서 도시로 이동하고 있지만 도시에는 충분한 직업이 공급되고 있지 못하기에, 이들 이주노동자들은 도시 한편에 무허가 판자촌을 형성하며 쓰레기더미를 뒤지고, 길가에서 구두닦이를 하고, 남의 가게나 집안일 등을 돕거나, 소규모 장사를 하는 등 비공식적인 노동을 통해 수입을 얻어 살아가게 된다. 이는 60~70년전 한국의 상황과 비슷하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이들이 하루하루를 어렵게 살아가며 경제적 신분 상승을 꿈꾸지만, 문제는 그 실현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산업발달이 미약하고, 부정부패가 심하고, 귀족 내지 파워엘리트들이 대부분의 권력과 부를 장악하고 있기에, 이들 가난한 이주노동자들에게 기회가 거의 주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빈곤의 늪\’을 빠져나올 수 있도록 하려면 어떠한 정책적 수단을 써야 할지 고민이 아닐 수 없는데, 그 고민자들은 어쩌면 각 나라의 정부일 수도 있고, 국제기구 내지 국제적 NGO그룹들일 수도 있다. 이러한 표현을 쓰는 이유는 파워엘리트들이 국가발전과 국민의 안위보다 자기들의 권력유지와 부를 탐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라의 경제산업발전도 제한되어 있지만, 정치적 불안정하에 계층 간 다툼 및 쿠데타가 잦은 경우가 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젊은 정치가와 행정가가 없는게 아니며, 이주노동자들의 빈곤타파에 신경 쓰는 이들이 없는게 아니다. 이주노동자 및 그의 가족들이 도시에서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이들이 지속적인 소득을 얻을 수 있고 거처할 집들이 마련되어야 할 것인데, 오늘은 특히 직업 마련에 중점을 두어 이야기를 진행해 보고자 한다.
이들에게 직업을 마련해주는 방안은 이론상으로는 다양할 수 있겠지만 실제 적용에 성공한 경우는 별로 없는 것 같다. 우선 정부가 이들의 문제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것도 한 이유겠지만, 이미 도시경제발전 미비와 아울러 빈곤문제가 너무 커서 이들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이름도 또 다른 이유가 될 것이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첫째, 가난한 이들이 소규모 장사라도 시작할 수 있도록 소액이나마 자금을 융통시켜주어야 하고, 둘째, 좀 더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노력이 되겠지만 국가발전을 위해서도 이들을 고용하기 위해서도 국가 차원에서 산업과 서비스업을 활성화시켜야 할 것이며, 셋째,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국내외자본 내지 다국적기업의 유치를 통해 공장을 짓고 국민을 고용해야 하는 것이다.
가난한 이들에게 금융기관의 벽이 너무 높기에, 저개발국에서는 요즈음 가난한 이들이 소규모 장사라도 할 수 있도록 소액의 자금을 융통해줄 \’마이크로파이낸스\’에 대한 논의가 자주 진행되고 있다. 그간 그 중요함에 비해 성공적인 추진이 어려웠기에 정부, 국제기구, 시중은행, NGO 등이 협력을 통해 새로운 기틀을 정립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가난한 이들을 고용하기 위한 산업·서비스업 활성화는 각 나라들이 중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과제들이지만, 제조업 및 서비스업 발달이 미미하고, 기술축적도 낮고 자본도 부족하므로 국제적 경쟁력을 키우기 힘든 암담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인프라 구축, 직업교육 강화, 농산물 생산성 및 가공기술 향상, 제조업기술 습득, 국제적 네트워크 활성화 등 중장기적 노력을 기울여야 함은 당연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주노동자들의 비공식적 경제활동을 무시하지 말고 향상시켜서 공식적 경제산업행위와 연결시킴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해외자본 유치 및 다국적기업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고 하지만, 기업들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곳에 투자를 하게 되므로 전기, 도로망, 통신망 등 인프라가 부족하고 수익을 제대로 보장할 법적·제도적 바탕이 부족한 나라에 투자할 리는 없는 것이다. 과거 한국이 많은 다국적기업들을 유치하여 많은 노동자들이 고용되고, 차차 기술들이 습득되고, 국내자본축적을 통해 우리 소유의 공장들이 지어지고 국가적인 성장을 이룸이 사실인데, 지금 많은 나라들이 이를 본받고자 하지만 오직 제한된 수의 나라들만이 그 궤적을 밟을 수 있을 뿐이다. 그 이유는 수 많은 나라들이 유치경쟁을 하고 있기도 하지만 아직도 다국적기업에 대한 거부감이 크게 존재하고 인프라 등 다양한 요구 조건들을 갖추고 있지 못하는 나라들이 많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 저개발국들은 이러한 어려움 하에서도 농업발전, 농산물제조기술 향상과 국내외 판매를 통해, 그리고 중소기업의 진흥을 통해 국가경제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 대만(Taiwan)과 같이 중소기업 육성과 소수나마 차별화된 브랜드제품 개발과 수출을 통한 발전전략을 추진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물론 한국의 경우와 같은 대기업 위주의 전략도 참고 해야 할 것이다. 한국의 다국적기업과 대기업활동 중심의 발전전략이 중도에 많은 대내적 문제를 안고 있다고 공격도 받았지만, 당시 국내외 시대상황에서 자체적인 기술축적 및 자본축적을 이루어내며 세계에서 보기 드문 성공사례를 이루어내었다. 정부의 과감한 수출지향정책 및 인프라구축, 그리고 이에 발맞춘 대기업들의 적극적인 활약으로 이 같은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저개발국들은 이러한 여건들을 갖추고 있지 못한 경우가 많고, 4차산업혁명 신기술 개발경쟁 하의 선진국들과 갭이 더욱 커지는 상황에 있다. 유엔 등 국제기구며 여러 선진국과 NGO들이 저개발국가들의 빈곤퇴치 및 중소기업 육성 등을 돕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벌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대경일보 202201년 5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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