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이미지와 브랜드

도시이미지와 브랜드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우리는 어느 곳에 가든 주변 환경에 대한 체감이 없을 수 없고, 그 장소에 대한 특정한 느낌과 경험을 오래 간직하는 경우가 많다. 캐빈린치(Kevin Lynch)는 ‘환경이미지란 개인에 의하여 포착된 물리적 세계에 대한 일반화된 마음속의 그림이며, 그 주변과 연계되어 사건의 연속성 속에서 과거의 기억과 함께 경험된다’고 하였다. 다시 말해서 그는 환경이미지란 어떠한 장소에 대해 느껴지는 마음의 그림이자 현재와 과거에 걸쳐 직간접적으로 경험되는 지식의 총합이라고 정의하고 있는 것이다. 도시이미지에 대해 질문하면 사람들은 도시에 대한 느낌 혹은 가치판단 등을 감성적·추상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관련 학자 및 전문가들은 도시이미지를 그 도시와 그에 속한 장소들의 물리적 환경, 특히 도시의 특정 부분들에 대해 기호 내지 상징을 부여함으로써 도시 내의 나름의 공간질서와 관계를 그려내는 다차원적 공간지도의 주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도시이미지에 관한 연구가 필요한 것은 이 같은 이유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것이 궁극적으로 도시에 심미적 풍요를 제공하며, 시민들에게 물리적 공간에 대한 정서적·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고, 도시를 상징화·브랜드화시키는 등 그 도시를 알리고 시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주요 요소로 작동하기 때문일 것이다.

  캐빈린치는 1966년 \’도시의 이미지(The Image of City)\’라는 저서에서 사람들의 마음에 그려지는 도시이미지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하면서, 도시이미지를 마음에 그려 넣는 능력을 이미지능력(Imageability)이라고 부르면서 이를 높이는 것이 아름답고 쾌적한 삶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주요요건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그는 도시적스케일을 갖는 시각적 형태를 해석해서 도시설계에 설득력 있는 원칙을 만들어 적용하고자 하였다. 그는 \’환경이미지 판별 기준\’으로 동질성(Identity), 구조(Structure), 의미(Meaning) 세 가지를 들었고, \’도시이미지 구성요소\’로 길(Path), 지구(District), 가장자리(Edge), 상징물(Landmark), 결절점(Node), 이 다섯 가지를 들고 있다. 지자체에서도 도시이미지 향상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도시기본계획에도 일부 전반적인 부분을 다루고 있지만 경관기본계획에서 많은 부분을 다루며, 일상적으로 건축허가과정에서 도시계획심의, 경관심의, 건축심의 등에서 도시경관과 이미지에 대한 부분들을 다룬다고 생각된다. 물론 간판, 광고판, 싸인 등에 있어서도 지침을 지니며 전반적인 디자인 가이드라인이 제시되고 있기도 하다.

  도시마케팅은 도시공간을 중심으로한 다양한 요소들의 마케팅활동이자 도시경영의 도구이다. 도시마케팅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요소는 \’도시브랜드\’이며, 이는 해당 도시 방문자들의 경험과 입소문을 통해 형성되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적 이미지로서 대내적으로는 시민들이 지역에 대한 애착을 갖게 하며, 대외적으로는 세계인의 마음속에 그 도시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기능을 한다. 세계 주요도시들은 고유한 환경, 문화 등 정체성을 담고 있는 슬로건과 독특한 디자인을 통해 도시를 브랜드·마케팅하고 있다. 이 슬로건 및 로고디자인은 은유(Metaphor)와 상징성(Symbolism)이 생명이다.

  포항시에서도 도시브랜딩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는데, 그 한 예가 슬로건이었던 ‘Powerful Pohang’이다. 하지만 이러한 슬로건을 낳게하기도 했으며 그 자체로서 포항의 가장 큰 이미지이자 브랜드는 ‘포스코’였다고 생각된다. 포항하면 포스코, 포항을 기반으로한 농수산품이라 할지라도 포스코의 철강산업 내지 국가근대화의 강한 이미지 하에 물건들이 알려지고 팔렸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이제 산업이 다양화되고 관광 및 서비스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분명 포항도 부드럽고 참신한 이미지와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본다. ‘영일만친구’가 그 예인데, 포항을 잘 표현한 좋은 브랜드라고 본다. 하지만 이는 국내용으로 보아지며 국제적으로는 ‘청정해변과 서핑장 있는 포항’, ‘첨단산업 도시이자 자연이 살아 숨쉬는 포항’ 등을 잘 표현한 발음하기 쉽고, 기억하기 좋은 브랜드를 찾아볼 필요가 있다. 포항 대표 이미지와 브랜드는 물론이고 각 읍면동, 학교 등의 이미지와 브랜드들도 새로 찾아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가장 성공적인 도시브랜딩 사례로 뉴욕을 들고 있다. 뉴욕 하면 떠오르는 \’I♥NY\’ 로고는 세계에 잘 알려져 있다. 뉴욕은 1970년대 초반 심각한 경기침체를 겪으며 많은 이들이 실직하고, 우울·빈곤·범죄의 상징이었다. 뉴욕시는 시민들에게 자부심과 공동체의식을 불어넣기 위해 광고회사와 협력하여 ‘I LOVE NEW YORK’ 문구와 \’I♥NY\’ 로고를 슬로건으로 만들었다. 이를 통해 시민들이 의식적·무의식적으로 뉴욕을 사랑하게 만들었고, 외부인들이 뉴욕을 매력적으로 인식하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는 뉴욕의 대표상징으로 티셔츠, 머그잔 등 기념품들과 공공미술 등 각종 문화행사들과 연계하여 새로운 도시의 수익모델로 자리 잡았다. \’be Berlin’ 이 슬로건은 2008년부터 독일 수도 베를린에 진행하고 있는 캠페인이자 도시슬로건이다. 베를린은 독일의 동서를 가로막은 장벽이 있던 도시로서 독일분단의 상징이자 어두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고, 통일 이후에는 동독인들과 서독인들의 다양한 삶의 형태가 얽혀있는 곳이기도 하다. \’be Berlin\’은 나는 베를린사람이다(Ich bin ein Berliner)에서 착안하여 ‘있는 그대로의 베를린의 모습을 보여 주겠다’, ‘내가 사는 베를린이 자랑스럽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대경일보 2021년 4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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