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발전 추진의 딜레마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코로나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고 우리나라 경제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IT며 Bio분야의 강점을 보이고도 있다지만 경쟁하거나 추격하는 나라들도 많다 보니 이러한 우위가 언제 깨질지 조바심이 크다. 일반 제조업은 물론이고 농산품, 건자재 등에 있어서도 중국의 저가저품질만이 아니라 저가고품질 공세를 언제까지 견뎌낼 수 있을지 불안한 상황에 있다. 오늘의 포항을 있게 했던 포스코를 중심으로한 철강공단의 세계적인 경쟁력도 과거 같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IT산업 비중이 크며 GRDP면에서 포항시를 오히려 능가하던 구미시도 대기업들의 수도권 이전 등으로 역시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방산업도시인 포항시나 구미시로서는 균형발전 정책, 지역산업거점의 역할 등을 강조하며 중앙정부의 정책 및 재정적인 지원을 바라고 있지만, 국가로서는 수도권의 발전이 세계적인 경쟁력의 근원이기도 하기에 항상 딜레마에 빠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균형발전이 중요하기도 하지만 수도권의 발전이 중요하고, 각 지역들이 형평적이되 나누어먹기식 대동소이한 발전정책을 추진하기 보다는 물리적으로나 이미 지닌 자산 면에서 차별화된 거점지역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닐만한 혁신적인 산업들을 육성함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바가 아니기 때문이다. 인구의 수도권집중을 염려하며 지방분산정책을 내세우고도 있고 실제 많은 공공기관이나 공기업들을 지방에 새운 혁신도시로 이전시키는 정책을 추진하고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이러한 정책이 국가 전체의 경쟁력있는 발전을 가져올지 잘 알지 못하고, 균형발전에 이바지하게 될지도 확신할 수 없으니 또한 문제인 것이다.
여기에 정치가 및 행정가들의 고민이 있는 것이다. 물론 이데올로기에 따라 입장이 다르다고는 하지만, 관련 학자들과 관련 정책입안자들이 이를 모를리 없는 것이다. 정부의 역할에 대한 고민, 성장이냐 분배냐, 시장이냐 복지냐 등 서로 대비되며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사안이 없는 것이다. 독일과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의 여러 나라들이 시장경제하에서도 과도하다 할 만큼의 사회정책을 실행한 끝에 경제위기를 맞기도 했었으나, 이제는 적극적인 구조개혁으로 회생을 추진하고 있다. 시장정책과 복지정책, 이는 칼의 양날과도 같은 것이다. 모두 다 중요하지만 잘못하면 성장동력을 잃어 국가경제가 나락으로 빠질 수 있음을 역사가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경제개발을 다른 개도국에 비해 성공적으로 이끌었는데, 물론 이는 그 당시의 국내외적인 여건이 한국에 유리했다고 볼 수 있다. 지금은 경쟁자들이 무수히 많지만 그 당시에는 적어서 구미국가들도 우리에게 관대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국제적인 환경규제도 적어서 값싸게 물건들을 생산하고 수출할 수 있었다고 본다. 물론 우리나라는 평가는 좀 엇갈리기는 하지만 정치적으로 강력한 리더십 하에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하고, 포스코를 건설하고, 새마을운동 등을 진행하였기에 경제가 발전할 수 있었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여기에 베트남전 참여도 큰 도움이 되었다고 본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노동시장의 불안정, 생산비용의 증가, 기업에 대한 불신 등이 겹치며 국제경쟁력 확보에 큰 도전을 받게 되었다.
한국정부도 구미국가들 내지 일본처럼 혁신 내지 구조조정이라는 명분으로 지역혁신센터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혁신전략들을 추진하고자 하였다. 또한 각 지역에 혁신도시들을 조성하고 수도권에 집중된 공공기관들을 혁신도시들로 이전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노력들이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절대로 나쁜 전략들이 아니라고 보지만, 그 효과 면에서 크게 성공한 것 같지도 않다. 혁신적인 산업과 함께 성장해야할 혁신도시들도 성장이 힘들고 공공기관의 지역분산으로 비효율이 증대되었다고 보는 평가가 많은 것이다. 물론 좀 더 시간을 두고 기다리면 이러한 노력을 통해 지역균형발전을 이룩할 수 있다는 주장에 찬성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안들 해결에 시간과 재정을 투여하는 동안 세계는 더욱 발전해가고 우리나라의 경쟁력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무얼해도 그러하다면 우리는 도대체 무얼해야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것이냐?
지금 각 도시들은 첨단 IT, AI 등을 활용한 스마트버스시스템, 스마트주차, 스마트의료서비스, 스마트그리드, 스마트빌딩시스템 등을 장착한 스마트시티사업들을 추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5G 통신망을 구축하고 여기서 생성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복잡한 도시환경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도시를 브랜드하겠다 계획하고 있다. 물론 아직은 시범사업 정도로서 사회전체를 그렇게 발전시키기에는 시간이 좀 더 소요되겠지만 매우 좋은 사업들이라고 본다. 하지만 지방도시들은 이러한 사업들을 대부분 중앙정부의 도움으로 추진해나갈 뿐 지자체의 힘으로는 해결 못하니 문제이다. 물론 우리나라가 중앙정부 중심의 국가체제를 유지하기에 그러할 수밖에 없다고 보지만, 정부의 지원이 지자체의 자생적인 노력을 지원하거나 시장경제를 잘 돌도록 지원하기보다는 그 지역의 정치적인 연계 내지 로비에 크게 좌우되고 합리적인 잣대가 아닌 비합리적인 혹은 제대로 구축되지 못하고 무언가 알 수 없는 의도에 의해 각색된 평가지침에 의해 결정된다면 문제인 것이다. 또한 정부추진의 다양한 사업들이 정말 우리에게 적정한 것들이냐에 대한 원초적인 질문도 항상 존재할 수 있다. 수도권 집중이 커져가고 각 지자체가 능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각자도생\’을 추진해야 한다고 하지만 쉽지 않으니 문제가 큰 것이다.
영남경제 2021년 3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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