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들이 지역에 정주하려면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매년 2월이 되면 졸업식이 있고 4년 이상 지역대학에 재학하던 학생들도 졸업하고 학교를 떠나게 된다. 직장잡고, 대학원 진학하고, 일부는 군대가고, 또한 일부는 취업준비 중이고 등 여러 상황에 처하게 된다. 요즈음은 경제상황이 좋지 않아서 아직 직장을 잡지 못한 졸업생들도 적지 않아 안타깝지만, 보통 졸업생들은 수도권에서 직장을 얻게 된다. 일부는 지방 대도시로 가기도 하나 그것도 공공기관의 지역 이전에 따른 영향일 뿐이다. 직장을 얻지 못한 경우에도 취업준비기간에 서울에 머무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부모님 집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원룸 등을 얻어 그곳에 머무는 경우가 흔한데, 이는 정보를 얻기 쉽고, 학원에 등록하기 쉽고, 취업기관이 대개 수도권에 있기 등 때문이라고 한다.
인구 50만 정도의 중간크기 지방도시인 포항의 경우, 국내외 잘 알려진 대학들이 존재함이 이 도시의 특징이기도 하기에 입학생의 높은 비율이 수도권을 포함한 다른 지역 출신인 경우가 많다. 요즈음 지역학생들이 좀 더 늘어났지만 이들도 지역에 자리 잡기보다는 수도권으로 떠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어느 특정 학교나 지역을 나무랄 수 없는 것은 이러한 현상이 수 백년 전부터 내려오는 우리나라의 현실이기 때문일 것이다. 근세 이후 특히 1960년대 이후 수도권 중심의 발전만이 아니라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슬로건 아래 지방도시들을 발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수행되었는데, 그 효과가 만족할 만큼 발휘되지는 못했던 것 같다.
1960~70년대에 지방 여러 곳에 대규모 공업단지가 건설될 수 있었고, 거점도시전략이 수행되었고, 새마을운동과 함께 농촌개발운동 및 농공병진정책, 서울지역의 대학정원 및 개교 금지 등이 수행되었었다. 또한 좀 더 최근에는 정부기관의 지방이전, 행정수도를 겨냥한 세종시건설 등 다양한 크고 작은 정책들이 수행되었었다. 이로 인해 분명 지방도시 및 주변의 농촌지역들이 좀 더 빠른 발전을 하게 되고, 수도권의 혼잡이 어느 정도는 완화되는 효과가 있었으리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아직도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은 우리나라의 중심으로 작동하며 다양한 이유와 함께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물론 우리 지역의 대학 졸업생들도 마찬가지이다.
지역의 한 방송국에서 지역 한 대학의 재학생 및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2%가 졸업 후 수도권이나 다른 대도시로 가겠다고 답한 반면 지역에 남겠다는 사람은 18%에 지나지 않았다. 지역에 머무는 졸업생들의 가장 큰 이유는 이곳이 고향이라서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는데, 떠나고자 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직장잡을 기회 때문이었다. 지역에 있고 싶어도 마땅한 직장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이들은 지역에 제대로된 직장이 주어지고, 주거환경이 양호하며, 문화생활이 가능하다면 지역에 머물지 않을 이유가 크게 없다는 의견이었다.
아무튼 지자체로서도 지역민들로서도 지속가능한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 지나친 인구감소를 막기 위해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보는데, 인구절벽을 절감하고 있는 우리 한국으로서는 지역도시의 발전이 그리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지방의 중소도시들로서는 인구성장이 멈춘 도시 내지 작은 인구의 도시로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진하는 것이 좀 더 현실적인 전략일 것 같기도 하다. 경북도의 많은 시군들이 그러할 것이고 군단위의 지자체들은 인근 군들과 병합을 하여야 할 단계가 올지도 모르겠다.
다만 지방의 중간크기 도시이자 동해안의 중심도시인 포항의 경우에는 국가의 균형발전 차원에서, 낙후된 동해안권의 발전을 위해서, 그리고 우리 한국의 환동해권 내지 북방대륙으로의 진출과 해빙될 북극항로의 개척을 위해서도 어느 정도 규모의 도시체계를 갖추어야 할 것이라는 것이다. 포항은 글로벌 철강산업단지, R&D중심대학 및 연구소, 국제컨테이너항만 등을 이미 갖추고 우리나라의 다른 도시들과는 차별화를 보이고 있다. 이를 적극 활용하여 동해안권은 물론이고 우리 한국의 다음 단계 발전에 공헌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동해안권의 중심이자 포항권의 중심인 포항에 좀 더 많은 산업 및 연구시설들이 들어서야 할 것이고, 좀 더 많은 인구규모의 도시가 형성되어야 할 것이라는 것이다. 여러 차례 언급하고 있지만 포항은 기자산인 포스코와 철강단지가 좀 더 첨단으로 발전을 하고 방계기업들을 늘려 갈 것이며, 산업 다양화 노력에 발 맞추어, 2차전지, IT, Bio, 의료, 해양물류, 관광문화 관련 산업들이 자리잡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미 차별화된 우수한 대학들과 연구소들이 포항에 자리 잡은 것은 우리 포항, 아니 동해안권의 큰 축복인데, 이들 졸업생들이 이 지역에 자리 잡을 수 있게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않될 것이다. 또한 해병사단이 자리 잡은 것도 큰 자산이 아닐 수 없다고 보며, 이들 해병들도 전역 후 포항에 자리 잡고, 결혼하고 아이들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를 위해서이미 언급했듯이 이들에게 맞는 직장이 제공되어야 할 것이며, 주거·교육·문화에 걸친 정주환경 향상이 필요하다. 물론 이를 위해 지역 산관학민의 통합된 협력이 크게 필요하다고 본다.
대경일보 2021년 3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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