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살이 25년, 또 다른 25년의 시작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경북 동해안 해안도시인 포항에 이사 온지 25년 세월이 흘렀다. 꽤 오래 살게 되니 포항 곳곳은 물론이고 인근의 대구, 울산, 경주, 영덕 등지에도 자주 가게 되고 함께 친근한 지역이 되어 있다. 처음 이곳으로 오면서 주로 수도권에 사는 친척 및 친구들과의 단절을 걱정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이런저런 일로 많은 이들을 알게 되고 만남을 이어가면서 이제는 이곳의 삶을 즐기며 받아들이는 나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이곳에서 처음 만났지만 자주 이야기를 나누고, 식사도 함께하고, 이곳저곳을 함께 방문하던 분이 계셨다. 외국 살다 귀국했지만 낯선 도시라서 좀 힘들어할 때라서 무척 고마웠는데, 이미 작고하신 건축가 K선생님이다. 띠동갑 이상의 연령차에도 아주 가깝게 지냈는데, 이제는 그분 자제가 그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고 자주 연락하고 지낸다. 그분의 과거 문하생들과도 잘 지내는데, 선배되는 C소장님, 후배되는 L소장, K소장 등과도 잘 어울리고 있다. 이들에게 강의 부탁도 했었지만, 집을 옮길 때나 중고차 구입시에도 힘을 빌렸었고, 지금도 상의할 일 있으면 자주 연락하는 사이가 되어 있다.
그리고 얼마 후 알게 된 분이 국책기관장 등을 역임하셨던 경제학자 H박사님이다. 필자가 1990년대 말쯤 한 건축잡지에 포항도심에 대한 글을 게재한 적이 있었는데 그걸 보고 연락하셨던 분이다. 이곳이 고향이라서 오시게 되면 연락도 주시고 많은 학문적 조언을 주시던 분이다. 이분의 친구이며 은퇴하신 H교수님도 멋지고 인자하신 분이셨다. 이분들을 통해 만난 지역의 대표문필가인 L형도 필자에게 큰 자극을 주었다고 생각되며, Y경제신문 L사장, 대학동문 P변호사, G엔지니어링 J대표, 포스코 맨 C대표, P뉴스 Y기자, 그리고 지자체에도 관계를 맺고 도움을 주는 많은 분들이 있다. 이분들이 포항에 자리잡아 학생들을 가르치고, 도시계획 자문역할을 하고, 지역신문에 관련 칼럼을 연재하는 등 포항시민의 삶을 살아가는 필자에게 알게 모르게 큰 영향을 주던 분들이라고 생각된다.
필자가 포항에 온 것은 지금은 고인 되신 H대학 K초대총장님 덕택이었다. 필자의 고교선배이시기도 하지만, 미국에 있던 필자를 한번 방문하라 전화도 하시고 교수로 초빙해주셨는데, 어려운 재정에 대학을 크게 세우고자 애쓰시던 분이다. 지금 이 대학은 지역사회는 물론이고 국내외에 차별화된 \’글로벌 대학\’이자 ‘작고 강한 대학’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제 이 대학은 2대 J총장님을 모시고 2차 부흥의 길을 가고 있는데, 이제 명예교수가 된 필자는 지역사회 한 귀퉁이에서 작은 역할을 할 뿐이지만, 대학과 지역사회가 더욱 상생발전하기를 바라고 있다.
학생들을 가르치고 꽤 오래 건설도시분야 학부장을 했던 것 이외, 필자가 시간을 투여했던 것은 학교와 지자체의 지원으로 환동해연구소와 부설 새마을아카데미를 운영하는 것이었으며, 아직도 그 업무를 하고 있다. 이 연구소를 통해 한국의 환동해권에서의 역할을 도모하기 위한 전략을 연구·토론하며, 1년에 한두차례 국내외심포지엄 개최, ‘환동해리뷰’ 저널발행, 그리고 지역의 관련 정책회의나 심포지엄에 열심히 참여했었다. 새마을아카데미는 주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동안 연 1~2차례씩 개최되었는데, 1970년대 한국농촌의 발전, 한국의 경제산업발전 등을 소개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발전을 논하고, 참가자들이 자기 나라의 경험을 발표 및 토론하고, 버스를 대절하여 인근의 새마을운동 관련 시설과 도시와 농촌의 이모저모를 살펴보는 등 인기 있는 프로그램으로 발전되고 있었다. 물론 이때도 원로기자이자 새마을운동 관련 유명연사 P교수님, 미국인 동료 D교수 부부, 도시계획가 K교수, A시의회 의원, 농업통상전문가 I선생 등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또한 이 대학의 A처장이 주축이 되어 정부로부터 개도국을 돕기 위한 유네스코기금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기에, 필자도 지난 10여년간 도시환경사업팀장으로 교수·학생들과 몽골·베트남·네팔·캄보디아·인도네시아 등을 방문하며 그곳 대학·정부기관들과 협력하에 현장조사, 심포지엄 개최, 정책자문, 낙후지역 돕기 등의 사업을 진행하였다. 이때 몽골국제대학, 네팔 카트만두공대, 인도네시아 운크리스위나 등 대학들과 협력을 진행해오고 있으며, 몽골 K총장, 네팔 R교수 및 J선교사, 인도네시아 N총장, 베트남 NIBC, 한동 L Advisor 등의 도움을 받고 있다. 물론 이 프로그램 산하에는 다른 사업팀들도 있어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다양한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작년 초부터 올해초에 이르기까지 코비드19의 여파로 이 프로그램도 진행이 힘들게 되었지만, 외국의 대학 및 기관들과 온라인 정책세미나를 여러차례 개최하였다. 10월에는 한동대와 카트만두공대가 각자 큰 회의실에서 교수 및 학생들이 일부 사회적거리를 지키며 자리잡고 또한 많은 학생들이 온라인을 통해 연결되어 \’도시재생 및 도시농업\’에 대한 세미나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11월에는 \’새마을운동과 커뮤니티 개발\’을 주제로 아프리카·동남아 출신 대학원생, 인도네시아 숨바섬의 대학교수 및 학생 등과 대면·비대면 세미나를 진행했었다. 이들은 도시 및 지역개발, 한국 새마을운동과 경제발전 등에 관심이 크므로 우리의 이러한 노력이 그 나라 발전을 위해서도, 우리 한국의 국격 향상과 포항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도 의미 있는 사업들이라고 본다.
영남경제 2021년 2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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