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해 지진복구전략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진도5.4 포항지진의 진앙지였던 흥해읍 중심지역은 지진의 피해가 가장 큰 곳이기도 하다. 이곳을 중심으로 진동이 퍼져나가 포항시 전역의 많은 건물과 구조물들이 피해를 입었다. 흥해 만이 지진피해를 입은 것은 아니지만 이곳의 피해가 두드러지게 알려지게 된 것은, 진앙지이고, 큰 피해를 입은 한동대가 흥해에 자리 잡았고, 또한 흥해는 포항의 부도심으로서 비교적 저소득층 거주의 낡은 중층아파트와 낡은 집들이 많아 피해가 컸기 때문이다.
지진이후 중앙정부와 지자체에서 지진복구를 위해 많은 애를 쓰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지진도 드물었고 지진복구경험도 없어서 대다수 주민들이 흡족할만한 속도와 방법으로 복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하기 힘든 상황에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는 지진 등 자연재해에 즉각적으로 반응할 미국의 FEMA(연방재난관리청) 같은 독립적인 기구가 존재하지 않으며, 즉각 지출할 재정과 그에 관한 법령근거, 그리고 경험 및 노하우가 있다고 하기 힘든 탓이다.
피해주민들도 경황이 없어서 개인적으로 혹은 주민협의 아래 어떤 부분을 어떻게 복구해야하고 또는 도움을 요청해야 할지 잘 알지 못했다. 더구나 요즈음 대두되는 ‘중장기적인 도시부흥’의 필요성, 혹은 이러한 사업의 내용과 주민들의 효율적인 참여방안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함도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진도2.0 이상의 여진이 3달 후의 진도4.6을 비롯하여 100회 정도나 발생하고 있어 주민들의 불안을 가중시켰다.
지진이후 지자체에 의한 응급적인 구호활동은 적극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보아진다. 하지만 그후 단기적인 복구작업과 중장기적인 부흥사업들이 중앙정부의 가이드 및 재정지원과 함께 신속히 이루어져야 할 것인데, 아직 그 진행을 위한 범위와 법률적 근거도 제대로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많은 정부 인사들이 다녀간 후 진앙지였던 흥해중심지를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복구하자고들 하였는데, 편의상 그렇게 부른 것이라고 보지만, 막상 도시재생사업 테두리 안에서 부흥사업의 추진은 어려움이 크다고 한다. 처음부터 ‘특별재난지구복구’라는 새로운 범주 하에서 복구 및 부흥사업을 추진했어야 한다고 본다.
필자를 포함한 많은 분들이 도시재생 보다 도시부흥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하고 포항시도 이에 동의하는데, 도시부흥이란 무엇인가? 또한 이 계획이 어느 정도 규모로 수립되고 필요자금의 어느 정도를 중앙정부가 지원할 수 있을 것인지? 나머지 자금들은 민자유치를 통해서 가능한 것인지? 여러 단계의 사업으로 진행된다면 각각 기간은 어느 정도로 해야 할 것인지? 이 계획을 포항시와 LH공사가 공동으로 진행한다고 하는데, 기초자료조사 및 계획은 누가 세우고, 주민협의회의 구성과 역할은 어떠해야할지? 도시기본계획 및 기존의 도시재생사업들과의 관계는 어떠해야할지 등 다양한 질문들이 산재해 있다.
재난대응을 위해서는 분명 국가의 능력이 종합적으로 요구된다. 국내외사례를 본다면 시민사회가 사회적 자본을 활용해 재난복구에 동참하여 긍정적 결과를 가져오는 사례가 많았다. 하지만 시민사회의 역할이 그 지역만을 위한 편협한 지역주의로 발전한 사례들도 없지 않아서, 강한 시민사회가 재난대응에 이롭다는 가설을 반박하기도 한다. 민주주의든 권위주의체제든 레짐 유형보다 해당 정권이 재난 대응에 대해 얼마만큼 헌신되어있는지(Level of Political Commitment)가 더 중요한 요인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도시계획가이자 국제개발전문가인 필자의 생각으로는 흥해의 지진복구는 도시재생사업으로 불릴 것이라면 경제기반형에 가깝게 가야하고, 그렇지 않다면 도시인프라 복구나 주택건설 정도가 아닌 피폐된 지역경제건설을 목표로한 도시부흥으로 가야함에 동의하고 있다. 물론 사업의 타이틀은 지진복구특별사업 등 특별재난지구복구의 범주에서 추진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결론적으로, 흥해지역은 매우 넓고 지진피해도 다양하기에, 피해주민들의 응급주거해결이 우선이었고, 그다음은 인프라향상이고, 그리고는 장기적 경제산업발전정책 추진이라고 본다. 지진복구가 단순히 물리적 복구가 되어서는 않되는 이유는 지진으로 인해 가득이나 어려운 지방경제가 더욱 피폐되었으며, 사람들이 떠나가고 부동산가격이 내리는 등 경제사회적 그리고 심리적 여파가 크기 때문이다.
주거가 심히 파손되었거나 경제난이 극심한 계층들을 위한 아파트건설이 LH공사에 의해서 추진됨은 아주 바람직한 일이다. 이에 더하여 일반서민가구들의 지진복구를 위한 형식적이 아닌 도움 될 만한 크기의 보조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는 현금, 저리장기융자, 세금혜택제공 등 다양할 수 있다. 또한 중요한 것은 이지역의 경제발전을 위해 주민들이나 젊은이들이 고용될 만한 공장, 즉 앵커 내지 브랜드 될 만한 산업을 유치하는 것이다. 물론 주민문화센터, 직업교육원, 스마트인프라 구축 등 삶의 여건 향상을 위한 시설들도 지원되어야 할 것이며, 전통시장·전통건물의 역사보전 및 브랜드화, 시민들의 복구작업 및 도시부흥기획과정 참여 등도 중요하다고 본다.
2018년 3월 18일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