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유치, 사업성, 그리고 공공성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사업을 시작하는데 있어서 사업성 확보는 중요할 수밖에 없다. 장사는 왜 하는가? 이익창출을 위해 하는 것이며, 이는 규모 큰 기업의 사업이라 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정부기관의 사업들은 좀 이야기가 다르다. 주어진 예산 범위 내에서 이익보다는 어떻게 사업의 효과 내지 혜택을 증진시킬 것인가가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튼 사업이라는 것은 정부기관을 중심으로 행해지는 공적사업과 사기업을 중심으로 행해지는 사적사업으로 나눌 수 있겠다.
하지만 근래 정부 주도의 사업들도 정부자금만이 아니라 민간자금을 참여시키는 민관합동사업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도시개발사업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 정부는 일정부분을 투자하고 이를 바탕으로 민간투자를 유치하는 것이다. 때에 따라서는 아예 민간에 맡겨버리는 경우도 있다. 그 이유는 사업의 투자규모 때문이기도 하고 건설 및 운용상의 효율성 증진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세계적인 석학 ‘캐빈 린치(Kevin Lynch)’의 수제자이자 본인 자신이 잘 알려진 도시학자이자 개발도상국 개발전문가인 ‘트리디브 배너지(Tridib Banerjee)’의 ‘공적공간 사적공간’이라는 논문이 있다. 공적공간의 정치철학 내지 정치경제적 의미에 대해서 지면을 할애하면서, 그는 과거 정부의 권한이 막강하고 재정적인 권한이 컸을 때는 공적공간들이 정부가 계획한대로 조성될 수 있었지만, 현대사회에서는 개인의 자산에 대한 권리가 강해지고 정부의 재정적인 제한이 많을 수밖에 없으므로, 공적공간의 중요성에 비추어, 사적공간으로 하여금 공적공간의 역할을 하게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그 예로 ‘대형 몰’ 등을 예로 들었지만, 과거 조성된 시청 앞 광장이나 여의도광장 같은 복합적인 공적공간을 현재 상황에서는 확보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고, 그 대신에 ‘롯데월드’와 같은 민간투자 영역을 공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용이 약간 제한적일 수 있다고는 보지만, 공공의 안녕과 복지증진을 위해 이러한 사적공간의 공적활용이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이외에도 사적공간의 공적활용의 예는 많이 있다. 좁은 도로를 확장하거나 보도 내지 도로변 정원을 조성할 때, 이들을 개인영역으로 확장하고 그 주인에게 다른 인센티브를 준다든지 하는 것도 한 예이다.
오늘 이러한 좀 복잡한 예를 들어가며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은 현재 각 도시에서 진행하는 도시재생을 포함한 각종사업들이 민자유치를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투자는 ‘마중물’에 해당하고 이를 기화로 민자를 유치하여 사업을 완성하자는 것이다. 그 사업의 완성이란 정부의 지속적 투자 없이도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물론 지방정부로서는 다양한 정부투자금 활용방안, 민자유치방안, 파급효과 증대방안 등 계획안을 설득력 있게 수립해야함은 말할 것도 없다. 이 민자유치 내지 사기업의 투자라는 것은 사업성을 전제로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수익이 없는데, 엄밀히 중장기적인 수익이 창출되지 않는 상황에서 누가 투자를 하겠는가? 이는 과거 우리나라 경제발전 초창기에 철강산업단지를 정부에서 투자한 것과는 경우가 다른 것이다.
이러한 민간투자도 대도시나 경제가 활성화된 곳에서는 유치에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 하지만 문제는 지방중소도시의 경우이다. 다른 소규모 도시들은 말할 것도 없지만 인구규모가 50만이 넘고 철강산업도시로 알려진 포항의 경우도 민자유치가 쉽지 않다. 대규모 백화점, 호텔, 놀이시설 등도 유치가 쉽지 않다. 겨우 아파트 건설 정도가 비교적 활발했던 것이 지난 몇 십년간의 형편인 것이다.
정부에서 지역균형발전을 내세우고, 비교적 최근에 정부기관들을 지방으로 분산시키는 등 다양한 정책들을 내세우고 있지만 그 결과가 그리 인상적이지 못하다. 지난 수십년간 수도권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반면, 지방도시들은 나날이 위축을 겪고 있다. 더구나 50만 정도 인구의 포항은 그 어려움이 더욱 크다고 보아진다. 지역을 살리고 형평성 있는 발전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특히 도시재생사업과 같은 공적인 역할이 크고 파급효과가 큰 사업에 있어서는 대도시와 지방도시의 각기 다른 선정기준과 지원정책을 지니고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 마중물적인 성격의 어떠한 지원이 주어진다하더라도 대도시와 중소도시의 지원 내지 지원금액이 차별화되어야 한다는 소리이다. 물론 정부지원이 ‘밑 빠진 독 물 붓기’ 같음도 피해야 할 딜레마적 상황이겠지만, 그 사업이 어느 정도 그 지역에서 자생력을 보일 때까지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물론 자생력배양을 위해서는 지역민관의 끊임없는 노력이 경주되어야 할 것이다. 이 자생력은 투자된 사업의 파급효과가 그 지역과 인근에 파급되어 민자가 유치되고, 지속적인 경제활성화와 고용창출이 이루어지는 상황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사업과 파급효과가 크게 기대되지 않는 소규모 농어촌지역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에 대해서도 좀 더 깊은 고민이 요구된다고 보는데, 그중 하나가 사업파급효과의 범위 내지 지역경제권에 대한 연구라고 본다. 얼마 전부터 꾸준히 제시되어온 70~80만 규모의 ‘생활권’에 대한 제안도 그 일환이라고 보는데, 이 같은 연구가 어서 마무리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2018년 3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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