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집짓기

지난 몇 년 동안 학생들과 특별활동시간에 원두막을 지었다. 재료는 대부분 빈터에 굴러다니는 통나무들을 얻거나 일부는 목재소에서 구입해서 매학기 한 개씩 3개의 원두막을 지었었다. 규모는 일반 원두막 만하지만, 땅에 고정시킨 것이 아닌 이동이 가능하게 했고, 모양도 원두막 보다는 지붕틀의 형태를 갖추었다.
  
내가 담임교수로 있는 팀원 25명이 한 학기 동안 매주 수요일 오후 두어시간, 때로는 토요일까지 작업을 하면 학기말쯤 페인트질까지 끝낼 수 있었다. 담임교수인 내 자신은 물론이고 남녀를 가리지 않고 전기톱 아닌 일반톱으로 자르고 망치질하며 미리 그린 도면에 따라 목공작업을 했는데, 우리 학생들은 톱질도 서툴고 망치질은 더욱 서툴렀었다.  

이 원두막들이 한동안은 교정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태풍에 하나둘 날아가 버리고 부서져 버려 아쉬움이 크다. 땅에 고정시키지 못했었고,  지붕에 비해 몸체가 부실했던 탓이다.

요즈음 나는 교내 학생동아리인 ‘해비태트’의 지도교수로 있는데, 우리 학생들이 제법 활발하게 활동을 벌이고 있다. 못 하나도 제대로 박지 못하던 학생들이 집수리에도 참여하고 때로는 집짓기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 해비태트 운동은 ‘사랑의 집짓기’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국제적인 조직으로서, 1976년 미국의 밀러드와 그의 부인 훌러가 창설자이며,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활동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는 1992년 정근모 박사를 이사장으로 하여 ‘국제 해비타트 한국 운동본부’가 발족되었으며, 1995년 ‘한국 사랑의 집짓기 운동 연합회’라는 이름으로 건교부 산하 비영리공익법인 인가를 받아 활동 중이다.
  
국내 각 지역에 지부들이 형성되었고, 참여하는 기업이나 시민들도 매우 많다. 집짓기 활동에는 연령에 상관없이 자원봉사자, 후원자, 입주자가 함께 참여하며, 입주자는 입주 후 건축비를 15년 이상 장기간 무이자로 상환하며 그 비용은 다른 집을 짓는 데 사용된다고 한다.

주택이란 우리 삶의 공간으로서 우리 인간생활에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다. 살 곳이 없다거나 주택의 질이 낮다면, 그 가족에게는 물론 사회전반에도 나쁜 영향을 준다. 우리 사회에는 낡고 위험한 주택에 거주하는 분들이 많다. 이들은 대개 수입도 적고 고령인 분들도 많아서, 이들을 돕는다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포항에는 원래 해비태트 지부가 없었으나, 요즈음 한시적으로 생겨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지역기업들도 함께 참여하여 활동을 벌이며, 주로 가난한 분들의 집을 수리하고 있다. 물론 본부에서 인력을 파견하고 얼마간 재정적인 지원도 하고 있다고 보아진다.

우리 학생들의 모임은 포항에서 유일한 학생 해비태트 동아리로서 1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데, 현재 25명의 학생들이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학교에서 동아리 지원금이 일년에 수십만원 지원되기도 하나, 대부분의 활동경비는 학생들 스스로 각출하고 있으며, 1-2주에 한차례 정도 포항지부가 벌이는 집 수리 등의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때로는 태백지부나 군산지부로 버스를 대절해서 지원을 나가는데, 이곳들은 좀 더 큰 큐모의 집짓기 사업이 있어서 우리학생 25명이 함께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포항지부에서도 이들의 활동을 매우 반기고 있지만 큰 사업이 아니라서 한번에 최대 10명 정도만 참여 할 수 있어서 학생들로서는 아쉬움이 큰 모양이다.  

이들 사업이 재정적인 규모도 작고 참여자 각자의 노력봉사에 좀 더 의미를 두고 있다고 보아지며, 집 몇채를 짓느냐 혹은 수리해 주느냐는 물량적인 목표 달성보다,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스스로 나서고 이들과 함께 땀을 흘림에 더 의미가 있다고 보아진다. 하지만 우리 지역에서라도 이 사랑의 집짓기 운동이 좀 더 큰 규모로 활발하게 진행되었으면 하는 욕심이 있다. 우리나라가 발전함에 따라 주택의 질도 크게 향상되었다고들 이야기 하지만, 아직도 낡고 위험한 곳에 거주하는 이들이 많이 있다.  

못 하나 제대로 박지 못하던 학생들이지만, 스스로 땀 흘리며 가난한 분들의 집수리를 돕고 있어서 대견하기 이를 데 없다. 이런 가운데 가난하고 어려운 분들의 사정을 헤아리며 직접 돕는 손길들이 늘어 날 것이며, 우리 사회가 좀 더 인정 넘치며 삶의 질 높은 곳으로 변모 될 것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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