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몽골여행 후기

  개발도상국, 특히 실크로드로 불리는 지역의 나라들을 방문하고 귀국을 하며 느끼는 가장 큰 소감은 우리나라가 참 잘 살고 있다는 흐뭇함입니다. 거리의 모습도 사람들의 모습도 도시화된 우아함이 엿보이고, 도시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수림대 또한 자랑스럽게 느껴지는군요. 물론 미국이나 일본을 방문하며 느끼는 부러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마는, 과거에 콤플렉스를 크게 느끼던 상황과는 전혀 다른, 덤덤한 정도의 아쉬움 정도이지요.

  며칠 전 몽골에 다녀왔습니다. 이미 여러 차례 다녀온 곳이지만, 갈 때마다 다른 모습들을 보게 되는군요. 한동안은 우리나라의 무허가판자촌과 같은 게르지역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눈길이 많이 갔었고, 또 한참은 자원부국이지만 제대로 된 전략이나 정책을 구사하지 못하는 몽골정부에 안타까움을 가졌었는데, 이번에는 이곳을 방문하는 다양한 한국인들에 대한 걱정과 돈맛을 알게 된 몽골인들에 대한 걱정입니다.

  이 몽골은 오랫동안 중국의 지배하에 있었는데, 소비에트공화국의 도움을 받아 1921년 독립을 했으나 경제산업이 매우 소련에 의존적이었는데, 1991년 실크로드의 국가들이 독립을 할 즈음 나라를 개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나라는 남북한의 7배에 해당하는 넓은 국토를 가지고 있으나 가축을 키우는 것 이외 제대로된 산업이 발전하지 못하여 아주 빈곤하게 나라가 유지되어 오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광물 값이 급등하면서 자원부국인 이 나라에 돈이 쌓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몽골의 수도 울란바타르는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고 있습니다. 아직은 건물이며 상품들이 매우 조악하지만, 광물로 벌어들이는 돈으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장기적으로는 쿠웨이트를 모델로 삼아 발전하고 싶은 욕망을 여러 사람들이 이야기 하더군요. 하지만 어떻게 전략을 세우고 실천해 나가야 할지는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많은 한국인들이 모여들어 아파트도 짓고 레미콘 공장도 차리고 있습니다. 사업타진차 방문하는 기업인과 소상인들도 흔하고, 많은 남녀노소 한국인들이 선교활동차 몽골을 찾고 있습니다. 이제 여름에는 항공편 구하기가 힘이 들고 호텔들도 한국인들로 넘쳐 납니다.

  하지만, 이곳 몽골도 돈벌이가 만만한 곳이 아닙니다. 허술해보여도 외국인들의 토지소유나 기업활동에 제한이 많기 때문에 무작정 달려들었다가는 망하기 십상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선교차 이곳을 방문하여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주고는 있지만, 이곳사람들의 상황을 잘 파악하면서 필요한 부분을 잘 도와 줄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 한국인들은 몽골하면 같은 갈래라는 동류의식을 크게 가지게 마련이고 이에 따라 약간은 비논리적인 언행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잘못하면 이들에게 보이지 않는 반감을 키울 수도 있는 것입니다.

  미국, 일본, 카나다 등에서는 나름대로의 장기적인 전략아래 울란바타르시의 도시기본계획을 무상으로 수립해준다든지 하면서 자기나라 기업들이 광산채굴권 등 이권들을 얻을 수 있도록 애쓰고 있는데, 우리는 중소상인들의 각개전투장이 되어 버려서 사업의 실패도 크고, 몽골인들에게 큰 신용을 주고 있지 못한 것 같습니다. 같이 갔던 기업인과 토지매입(사실은 임차권)을 위하여 몇몇 몽골인들을 만나 보았는데, 도심 대지 500평에 5억원, 교외 임야 3만평에 2억원을 부르더군요. 이들 토지는 소유한다기 보다는 임차하는 것으로 매년 수 백만원씩의 임대료를 국가에 지불해야 합니다. 따라서 5억원이며 2억원은 말 그대로 권리금일 뿐인데, 가격의 적정성, 토지의 활용 가능성 및 법적인 제한들을 자세히 알아보지 않고 매입하겠다는 한국인들이 꽤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몽골인들이 좀 더 정치를 안정시키고, 좀 더 부지런해지고, 경제산업 및 인프라 구축에 좀 더 효율적인 노력을 기울여서 잘 사는 나라가 되기를 바랍니다. 외국인 투자가 좀 더 활발해지도록 법적인 제도적인 여건들도 완비되어야 할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한국인들도 몽골 등 개발도상국에서 무모한 도전이나 일확천금할 생각을 버리고 침착하게 전략적인 접근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2008년 8월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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