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라는 용어가 국내에 등장한 것은 1990년대 후반이라고 합니다. 이때부터 생태마을, 마을 단위 도시계획, 커뮤니티 중심의 도시정비 등 마을 단위 계획 관련의 담론들이 유행되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우리 사회가 일반적으로 채용하고 있는 ‘마을 만들기’라는 용어는 일본에서 1980년대 하나의 사회적 현상으로 개념화된 ‘마찌즈꾸리(まちづくり)’로부터 기원한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주장하고 있습니다. 마찌즈꾸리는 ‘주민이 지역의 거주성을 높이기 위해 지역자원의 공동관리를 지향하는 운동’, 또는, ‘거주환경을 정비하기 위하여 주민의 다양한 요구들을 받아들여 계획에 주민참여를 도모하는 것’ 등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오래전부터 살기 좋은 마을에 대한 사상적인 배경이나 이론적인 체계를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가장 뿌리 깊은 것이 풍수지리설의 내용이며, 이중환의 택리지(擇里志)가 제시하는 ‘살기 좋은 마을’의 내용이라고 보아집니다. 물론 1970년대 초에 시작된 ‘새마을운동’도 궁극적으로는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었다고 보아집니다.
풍수지리설은 살기 좋은 마을과 좋은 묘자리 찾기에 대한 원칙들을 철학적인 논리에 의거하여 기술해 놓은 것입니다. 풍수지리에서 중요한 것은 땅을 살아 있는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이는 땅이 살아야 사람도 살 수 있다는 논리이며, 이 양자의 존속을 조화와 균형에서 찾고 있습니다. 이중환의 택리지에서 말하는 살기 좋은 마을이란 자연・생태적 조건, 경제적 요인, 교통, 풍속과 전통, 인심, 아름다움 등이 갖추어진 마을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풍수지리와 택리지의 내용들은 현재 우리사회에서 요구하는 살기 좋은 마을의 요건들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특히 자연생태적인 요건이나 풍속과 전통 등은 환경친화적인 개발, 문화적 정체성과 역사성을 부각하는 현대의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와 많이 닮아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새마을운동은 주민들의 근면 ․ 자조 ․ 협동하는 정신계발을 목표로 하면서, 농가소득을 증가시키고, 농촌 생활환경을 개선하며, 농업상의 기술혁명을 성취하기 위하여 태동된 것입니다. 새마을운동의 기대이상의 성과는 농촌사회발전에 큰 기반을 이룬 원동력이 되었고,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의 좋은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이외에도 지방의제21의 활동을 들 수 있습니다. 요즈음 어느 나라와 도시에서든 환경오염을 줄이고, 환경친화적인 개발 내지 지속가능한 개발을 행하기 위한 방안 마련과 실천에 고심하고 있는데, 그 노력들 중 하나가 지방의제21의 활동입니다. 이 지방의제21은 지속가능한 개발을 내세우고 있으며, 경제, 사회, 문화, 환경적인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함유한, 지역사회의 미래모습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며, 이를 이루기 위하여 모든 구성원들이 협력・실천하며 지역사회의 ‘사회개혁운동’으로 추진하자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살기 좋은 마을에 대한 기원은 일본의 ‘마찌즈꾸리’에서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오랜 실천철학에서 찾을 수 있고, 지금까지 지역사회에서 지속가능한 개발, 환경오염의 방지, 주거환경의 향상, 마을 공동체의 회복 등을 위하여 각 구성원들이 제각기 실행해 오고 있는 사업들에서도 분명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들을 좀 더 연구하며 현재의 마을 가꾸기 운동에 잘 결합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잘 실천해나야 것입니다. 아무쪼록 우리 포항의 여러 마을들의 살기 좋은 마을 가꾸기 운동이 잘 진행되어 타의 모범이 되는 마을들로 변모되기를 바랍니다.
CBS_07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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