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몽골여행 II

6. 몽골 독립기념탑

  가끔 빗방울이 떨어지는 날씨속에 좀 쌀쌀한 바람이 부는, 꽤 높은 산 정상에 위치한 몽골 독립기념탑을 찾았다.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다. 제주도의 성산포의 해오름 계단의 2/3 정도 될듯하니 그리 높다고는 볼 수 없으나, 좀 힘이 드는 것은 나라 전체가 해발 1,500미터의 기압이 낮은 지대이기 때문이리라. 서양인들 한두명을 제외하고는 이곳을 찾는 이가 모두 한국인인 것 같다. 그 만큼 한국인들이 울란바타르를 많이 찾기는 하고, 다른 마땅히 갈 곳이 없기 때문이리라. 한국의 한 방송사에서 왔는지, 낯익은 탤런트의 모습도 보인다.

  비가와서 정상에 있는 서낭당 같은 돌무더기 부근 물웅뎅이에서 쓰레기 썩는 냄새가 난다. 몽골사람들은 푸른 깃발이 펄럭이는 이 서낭당 돌무데기를 세 번씩 돌며 돌을 던져 놓는다. 하지만 주변은 빗물에 젖어 더욱 을씨년스러움을 보이고 있다.

  울란바타르시가 한눈에 들어온다. 보통때는 매연이 가득하다지만, 비온 후라서 공기는 맑아졌다. 도시 남측으로 흐르는 \’톨강\’에도 물이 불었고 지난 4월 방문때와는 달리 수풀이 우거져 있다. 여기저기 건설 중인 아파트와 상가건물들이 내다보인다. 좀 정리가 않된 어지러운 모습이다. 개발붐이 일어 부동산 값이 마구 오르고 있다. 한국의 건설사정이 좋지 않은 탓인지, 한국의 중소건설사들이 여럿 이곳 문을 두드리고 있다.

7. 몽골 국립기술대학에 들르다

  내리는 빗방울을 맞으며 학교 건물로 들어섰다. 이곳은 학기가 이미 시작되었다. 건물들은 엉성해 보이나 각 교수실 및 관련 연구실들은 넓게 배정되어 있었다. 이대학 토목학부와 한동대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가 MOU를 체결하고 울란바타르시의 도시 및 주택에 관한 워크샵을 진행하고자 하며, 서로 동의 하였다. 영어를 잘하는 일본에서 교육을 받은 도시설계 분야의 교수와 한국에서 박사를 받은 토질분야의 교수도 있어, 공동워크샵이 잘 진행 될 것으로 보인다. 이곳은 Civil Engineering School 산하에 Civil Engineering, Architecture 학과가 있다. 도시계획이나 설계과목들도 열리나 전공이 독립되어 있지는 않다.

  지난번에 방문했을때 이분들이 식사를 내었기에, 이번에는 우리들이 내기로 하고 식사약속을 하였다. 몽골 전통음식점인데, 웨이트레스들도 전통복장에 전통 모자를 쓰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야크와 비후스테이크가 유명하다. 이들 몽골인들은 식사량도 많고 마유주, 보드카, 맥주 등 술을 아주 잘 마신다. 한번 만나면 오랜시간 헤어질 줄 모른다. 우리 학생들은 식사후 몽골도심의 백화점 등을 둘러보러 나갔고, 어른들은 학생교환과 내년 7월중의 공동워크샵에 관하여 논의 하였다. 이번에는 원로교수들이 없었기에 좀 일찍 파할 수 있었다.
  

8. 학생들과 식사를 하면서

  이곳 몽골의 국민소득은 몇 년 전 $500 정도에서 요즈음 급격히 $1,000 정도로 올랐다. 공무원들의 월급도 한달 15만원 정도에 그칠 뿐이다. 하지만 이곳 좀 괜찮은 식당들에서는 음식가격이 한국과 비슷할 정도로 비싸다. 우리도 12-3명의 대식구가 움직이기에 한끼에 최소 50,000원에서 100,000원을 써야 한다. 요즈음 일본을 3박4일 여행하는데도 비행기 왕복 포함 1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데, 훨씬 가난하고 시설 및 서비스가 덜 갖추어진 몽골에서 같거나 약간 적은 돈을 써야 한다면 누구 몽골에 여행 오려 하겠는가? 이웃한 중국이나 베트남을 여행할때도 물가가 이렇게 비싸지는 않았다. 누가 몽골의 물가를 이렇게 올려놓았는가?

  이곳 몽골에는 산업이 없다. 모두 다 수입해 와야 한다. 이곳에 몰려드는 외국인들, 특히 한국의 중소기업이나 관광객들도 경제활성화와 함께 물가상승의 원인이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아직 서툴기만한 이곳에 개발, 투기붐이 조성되고 있다. 인프라의 개발없이, 현지의 정확한 현황분석 없이 아파트건설에 뛰어들어 돈을 벌기도 하고 잃기도 하는 것이다.

  이 나라의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관광객의 유치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제대로된 서비스 없이 가격만 비싸다면 누가 두 번 다시 오겠는가? 나라의 인구가 겨우 270만명이고 울란바타르시가 100만명이라서, 현재 주택수요가 크다고는 하지만 시장자체가 적으니 큰 기업들로서는 수지타산을 맞추어 사업하기는 힘들다고 할 수 있다.

9. 게르지역을 가다

  흙먼지와 매연이 날리는 도로를 따라 게르형태에서 조금씩 향상된 집과 동네들이 보인다. 어떤 집들은 아직 전통적인 게르 모양이지만, 어떤 것들은 솜씨가 조악하기는 해도 양옥집의 형태를 갖춘 곳도 있다. 모두가 공통적으로 꽤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나무판자로 담을 세워 놓았다. 마당 한쪽 구석에는 엉성하게 세워진 변소가 있다. 게르지역이 크게 획산되는 것은 농촌인구가 도시로 몰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집들이 차지하는 면적이 넓은 탓도 있을 것이다. 몽골인들은 땅에서 기가 빠진다고 하여 같은 마당안에서도 자주 집의 위치를 바꾼다고 한다. 천막식인 게르이니까 옮기기도 쉬울 것이다.

  우리가 방문한 곳은 좀 외곽의 새롭게 형성된 게르지역이다. 그중 방문한곳은 길옆의 땅에 담장을 치고 대여섯개의 게르가 밀집한 곳인데, 서로 담장은 쳤지만 하나로 통하게 되어 있었다. 거주자들은 모두 친척들로서 2년전에 이곳에 이사를 왔다고 한다. 자녀들은 대부분 학교를 다니고 어른들은 울란바타르 사장에서 장사를 하고, 밴 한대가 있어 관광객 안내도 한다고 한다.  

  우리를 맨처음 맞아준 아주머니는 식구가 5명인데 한달 수입이 5-60만투그릭 정도라고 하며 번 돈은 대부분 생활비로 나간다고 한다. 이곳 몽골의 평균소득 보다는 상당히 높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게르 내부는 예전에 방문했던 좀 더 가난한 식구들의 것과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좀 더 도심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을 뿐이다. 이곳에도 전기는 들어와 있어서 전등은 물론 텔레비전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물은 동네마다 물탱크를 한 건물안에 설치해두고 시에서 트럭으로 채워 놓는데, 시민들은 물 한통에 200투그릭 정도에 사서 쓴다고 한다. 게르에서 많은 사람들이 개를 기르고 있었는데, 사나워서 주인이 없는 경우 방문객들이 물리기도 한다고 한다.

  좀 더 도심에 가까우며 생긴지 50년이 된다는 ‘간단사원’ 옆 게르지역에 가 보았다. 길은 좀 더 넓으나 건물자체는 크게 향상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면적은 좀 좁고 땅값이 매우 비싸다고 한다. 토지는 이미 게르지역 주민들 각자에게 불하되었으며, 아파트로의 재개발을 원하고 있다고 한다.

10. 건축자재업자의 초대

  구면인 몽골제일의 건축가라는 미스터 \’야진\’이 건축자재공장을 운영하는 사람과 식사를 하자고 하여, 서울가든이라는 음식점으로 갔다. 몽골에서는 보기드믄 대형음식점이다. 주인은 물론 한국분으로서 이 식당으로 돈을 많이 벌어서 칭기스칸호텔옆에 서울플라자를 세웠다고 한다.  

  마침 그곳에서는 결혼식 피로연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많은 정장 내지 전통의상의 몽골인들이 테이블마다 가득 모여있고, 무대에서는 그곳이 떠나가도록 쩌렁쩌렁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정장의 남자 가수가 중국노래 같기도 하고 우리나라 60년대 노래 같기도한 곡들을 계속해서 부르고 있었다. 우리 학생들은 다른 방에서 점심을 하도록 하고 어른들은 통역담당이며 건설부 직원인 툴가와 함께 몽골 벽돌공장 사장과 그 아들인 일본의 몽골은행지점장이라는 청년을 만났다. 간단하게 된장찌개와 김치찌개로 점심을 들며 담소를 나누며 기술이전이나 합자회사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오후 4시경에 공장으로 방문하기로 하고 헤어졌다.

  3시에 월드뱅크 지역담당자와 약속이 되어 있어 10분거리인 그곳으로 갔다. 만난 사람은 인프라 담당자인데, 유럽인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으나 몽골사람으로 관료 출신이었다. 깊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하고 이 이야기 저 이야기 하며 몽골의 현황과 월드뱅크의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들었고, 앞으로 자료협조를 부탁했다. 이들도 이곳의 문제점들을 잘 파악하고 있으나, 재원이 문제이므로 현재는 게르지역에 기본적인 인프라구축을 도와주기 위하여 애쓰고 있다고 했다.  

  월드뱅크를 나와 4시 좀 지나서 변두리에 있는 벽돌공장을 방문했다. 꽤 넓은 땅에 담장을 치고 있으나 기계는 아주 낡고 조악했고 약간 쌓아 둔 벽돌들도 품질이 좋지 않았다. 흙이 섞인 것같이 푸석푸석하며 깨끗해 보이지도 않는다. 동행한 SK 황부장도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물론 처음에는 이렇게들 시작하는 것이겠지만, 합작하기에도 기술을 이전해 주기에도 역부족인 듯 보인다.

  이곳 울란바타르의 건물들을 보면 제대로 된 건축자재를 사용하지 않아 매우 엉성해 보인다. 색깔들도 우중충하다. 건축자재는 대부분 중국에서 비싼 값에 수입해오는데, 실제 건축자재 시장에 가보니 시멘트 1포에 6,000투그릭으로 한국보다 비싸다. 이곳에 분명 시멘트, 레미콘, 철골조, 창문틀 등 건축원료와 자재 공장이 필요함이 분명하다. 이곳에서는 석유도 생산되나 정유시설이 없어서 원유 그대로 중국으로 수출하고 다시 정유된 휘발유를 비싼 가격에 수입하고 있다. 휘발유값은 한국가격의 2/3정도이며, 미국 가격보다는 좀 더 비싼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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