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조닝 이슈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근래 다운조닝 관련 이슈들로 많은 지자체들이 고민 하고 있는 것 같다. 포항시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다운조닝은 이미 지정된 토지의 용도나 개발 강도를 낮추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2종 일반주거지역을 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상업지역을 준주거·주거지역으로 전환 하거나, 건폐율·용적률 축소, 개발 가능 지역을 관리·보전 지역으로 전환하는 것 등을 말한다. 다운조닝이 큰 이슈가 되는 것은 이것이 도시계획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재산권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대부분 도시계획들은 인구 증가, 산업 확장, 외연 성장 등을 전제로 수립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1) 인구 감소, 고령화, 산업 재편 등 상황에 있고, 2) 확장성 조닝을 유지하게 되면 도로, 상하수도, 소방·행정, 학교·복지시설이 필요하여 1인당 행정비용이 증가하게 되어 있고, 3) 외곽은 계속 개발되고 수요가 분산되니 원도심은 공동화되고, 도시재생도 힘들게 된다. 이러한 다운조닝의 바탕을 이루는 것 중 하나가 근래 세계적으로 크게 부각되는 ‘지속가능한 개발’ 패러다임이며, 이에 따라 ‘개발할 곳 잘 개발하고, 보전할 곳 잘 보전하자’는 압축도시론이 크게 힘을 얻고 있다.
다운조닝이 필요한 걸 알면서도 못 하는 이유는 토지 소유자의 재산권 반발과 주민들의 ‘언젠가는 개발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며, 이는 큰 정치적 부담이 된다. 포항은 왜 특히 어려운가? 포항은 전형적인 산업 성장기에 크게 확장된 도시로서 주거지, 산업단지, 도로망 등을 크게 확보하고 있었으며, 80~100만의 다핵도시를 꿈꾸기도 했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고 인구도 정체 내지 감소 국면에 들어섰는데, 그 당시 수립된 계획들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고, 그 결과 도시는 외곽으로 확장되고 아직도 개발을 기다리는 곳들이 많아지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구도심은 쇠퇴하고, 불황기임에도 신주거지가 지나치다 할 만큼 개발되고, 공공 유지비 등도 증가하는 추세인 것이다. 그럼 어떻게 문제를 풀어야 하나? 현실적인 해법 추진이 쉽지는 않을 것이나, 이를 인지하고 시도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단계로 나눠보면, 1) 전면 다운조닝은 불가하더라도 선별적 다운조닝: 10~20년 이상 미개발되거나, 기반시설 투자 대비 이용률이 극히 저조하거나, 인구 유입 가능성이 낮은 곳부터 단계적 조정이 필요하다. 2) 개발권 이전(Transfer of Development Right) + 보상 장치: 다운조닝 지역의 개발권을 핵심 생활권이나 재생지역으로 이전가능하게 하거나, 세제 완화, 장기 보유 인센티브 병행 등이 필요하다. 3) ‘살릴 지역’을 명확히 선언: 모든 곳을 살리기는 불가능하므로, 원도심 일부 지역과 특정 생활권 몇 곳을 공식적 핵심축으로 정하고, 여기에 병원·문화·교통투자를 집중할 필요가 크다. 4) 저밀 관리 도시 전환: 외곽 지역은 대규모 개발 불가하고 농·녹지 + 주거 혼합으로 하고, 필요에 따라 낙후 빈집들을 철거하고 공원·완충녹지화가 필요하다. 5) ‘축소도시’ 프레임: 이를 숨기지 말아야 하고, 물리적 성장이 아니라 삶의 질 유지를 목표로 전환해야 함을 시민에게 솔직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다운조닝 성공 사례의 공통점부터 말하면, 줄인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으며, 일부나마 보상을 기획했다는 점이다. 독일 라이프치히(Leipzig)는 구 동독 산업도시로서 통일 후 인구 급감했고, 대규모 주거지 공실이 발생하고, 도시 유지비 파탄 직전까지 가게 되었다. 그리하여 시정부는 외곽의 대규모 주거지역 조닝을 해제하고, 일부 빈 아파트들을 철거 후 녹지·완충지대로 전환했다. 그 대신 중심부는 고밀·혼합용도로 재집중시키고, 개발권 이전, 철거 보조금 등을 집행했다. 그 결과 도시화 면적은 줄었지만 생활권 밀도는 회복되고, 공공비용도 감소하게 되었다. 이들은 ‘모든 지역을 살린다’는 말을 하지 않았고, 줄일 지역을 공식 지도에 명시했었다. 일본 도야마시(富山市)는 전형적인 지방 중소도시로서 외곽 난개발과, 중심 공동화가 극심했다. 시정부는 외곽 개발을 억제하고 사실상 다운조닝을 시행했다. 외곽의 대형 주거단지 신규 허가를 제한했고, 원도심과 일부 부도심 등에 트램·병원·상업시설을 집중시켰다. 그 결과 인구 감소는 막지 못했지만 1인당 행정비용이 안정되고, 고령자의 이동·의료 접근성이 개선되었다. 시정부는 다운조닝을 규제가 아니라 행정비용 및 시민생활비 절감 정책으로 설명했다. 미국 디트로이트(Detroit), 일본 군마현(群馬県) 일부 도시 등은 조닝은 놓아두고 재생만 외쳤다. 도심재생사업들은 반복되었지만 실패했고, 외곽은 개구리 뜀뛰기로 개발되어 인프라 유지비가 증가했다. 그리하여 뒤늦게 급격한 다운조닝을 시행하고자 했으나 주민 반발이 폭발했다.
포항의 경우에도 다운조닝 내지 외곽지역 지구단위계획구역 해제가 필요하다고 보는데, 단계별 계획하에 추진해야 한다. ‘다운조닝’이란 말 보다는 ‘장기미집행 정리’, ‘실현 가능한 도시계획’, ‘재정 책임형 개발’, ‘생활권 중심 재편’ 등의 용어를 쓰고, 지구단위계획을 없애기보다는 ‘스스로 작동을 멈추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리하여 1단계(1~2년)는 지구단위계획 전수 분류에 따라, A그룹 (사실상 사망. 15년 이상 미집행. 기반시설 투자 거의 없음. 민간 시행 의지 없음)은 개발 종결 유도, B그룹 (조건부. 일부 기반시설 있고, 토지 소유자 결집 가능. 하지만 수요 불확실)은 소규모·저밀 전환, C그룹 (생활권 핵심축 인접. 기존 시가지와 연속. 실제 수요 있음)은 관리형 개발로 나누어 시행하는 것이다. 이 분류는 내부 행정 문서로 먼저 만들고, 절대 처음부터 공개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2단계 (2~3년)에서는 A그룹 (사실상 종료)은 지구단위계획 ‘유효기간 조건’ 도입하고, 계획 변경을 통해 5년 내 착공 조건과 미이행 시 건폐율·용적률 자동 하향, 그리고 기반시설 설치 기준 강화 등을 통해 법적 규제를 강화하여 실질적으로 다운조닝을 꾀한다. 3단계 (3~5년)에서는 B그룹을 ‘작게 살리기’로 최대 세대수를 상한 제한하는 것이다. 이는 ‘개발은 허용, 기대는 축소’시키는 것이다. 또한 기반시설 분담금 현실화로 개발 시 도로와 공원 100% 자부담 등을 함께 진행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지자체로서는 정치적 부담이 큰 어려운 작업 임에 틀림없지만 효율적인 도시구조와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을 위해 내내 연기해서는 않될 중요한 이슈라고 본다.
영남경제 2026년 3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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