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인재 열풍: 미국이 부럽고 중국이 두렵다

공학인재 열풍: 미국이 부럽고 중국이 두렵다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세계가 과학기술 전쟁하에 있다고 봐도 된다. 지난 세기 동안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국가들, 그리고 일본 정도가 과학기술을 선도해왔다고 보지만 20세기 후반들어 우리 한국도 삼성/LG/현대/SK 등 대기업들과 함께 그 틈을 파고들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지금은 AI, 바이오 등 원천기술에 있어서 미국이 압도적인 우위를 자랑하고 있고, 중국이 크게 치고 나오고 있는 반면, 우리 한국은 크게 밀리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기술우위 분야들도 중국이 이미 따라잡았거나 더 나아간 부분들이 많다. 국토 좁고 자원 없는 우리나라가 살아갈 길은 과학기술/공학분야를 바탕으로한 셀폰, 가전, 자동차, 조선 등 고부가가치 상품의 제조/수출인데, 이렇게 원천기술에서부터 밀리기 시작하는 원인을 찾아보지 않으면 않된다고 본다.    

  미국에서 공학(Engineering)은 공부가 어렵기도 하지만 졸업 후 대우가 문·이과계열 보다 높다. 이는 대학졸업 직후와 10년 경력 후에도 마찬가지이다. 미국과 한국에서 공학자(Engineer)의 사회적 대우, 경제적 보상, 직업적 기회 등에 분명한 차이가 있다. 미국의 기계, 전기, 바이오, 소프트웨어 등 엔지니어 초봉 평균연봉(2024년)은 $90,000~$140,000이며, 인문사회 전공자들은 $50,000~ $70,000이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초봉도 $120,000 이상인 경우가 많고, 10년 경력시 $200,000~$300,000도 가능하다고 한다. 한국의 경우에는 공학계냐 인문계냐 차이가 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대기업이냐 아니냐, 상위권대학 출신이냐 아니냐에 차이가 더 있는 편이다. 한국은 공학계열 초봉 대기업 연봉은 5,000~6,000만원이지만, 중소기업은 3,200만원 정도이다. 인문사회계열은 3,000~3,500만원이지만 대기업이나 상위권대학 출신들은 4,000~5,800만원에 달한다. 물론 전반적인 임금수준은 미국의 40~50% 수준이다. 물론 10년 이상이 되면 미국 엔지니어들의 수입은 상대적으로 더욱 높아지게 될 것이다.  

  미국에서는 왜 엔지니어의 대우가 좋은가? 물론 미국은 산업구조와 수요가 한국의 경우와 다르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기술과 혁신 경제라고 할 수 있다. 실리콘밸리,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 텍사스 반도체/에너지 벨트 등 엔지니어들이 집적된 곳이 미국의 경제산업을 선도하는 지역들이다.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엔지니어 수요가 매우 높다. 그러나 공학만이 아니라 물리학, 수학 등 순수과학분야 인력도 상대적으로 부족하니, 인도 등 외국에서 인력을 들여오고 있으나 수요를 다 채우지 못하고 있다. 임금과 대우도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미국의 공학교육은 산업계와 연결이 매우 강하다. 인턴/산학 협력 기회가 많고 졸업 후 바로 실무 투입이 가능하다. 그 결과,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인력’의 가치가 높게 평가된다. 미국에서는 엔지니어링 창업이 일반적이며, 투자자들도 기술 배경 창업을 선호한다. 실패에 대한 사회관용도 높고, 재도전 기회가 보장된다. 한국에서도 창업은 많아졌지만, 기술보다는 서비스/플랫폼 중심이 많다. 또한 엔지니어링 졸업생들이 창업에 나서기보다 비즈니스 전공자에 종속되기 쉬운 구조이다. 한국은 입시 중심/대기업 위주 구조에서 엔지니어의 가치가 저평가되고 있으나, 미국에서는 엔지니어를 중심 인재로 우대한다.

  중국에서도 공학 열풍이 불고 있고 연간 160만명의 공학분야 학부 졸업생들이 배출되는데, 이는 미국의 5배, 한국의 20배 수준이다. 중국은 인공지능, 자율자동차, 드론, 로봇 등 발전이 눈부신데, 이제는 한국을 뛰어넘어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 많은 나라들이 중국의 정치사상, 지도체제, 인권문제 등을 경계하지만, 중국의 공학교육에 대한 국가사회의 지원은 대단하다. 해외인재 초빙도 많고 제공되는 보수/연구기반도 한국의 수배~수십배에 이르나, 이웃 경쟁국인 한국에서는 의학열풍만 불뿐이다. 왜 중국은 공학분야에 집중하는가? 중국은 ‘기술패권=국가생존’으로 보고 있고, 미국과 경쟁에서 자립기술 없이는 굴욕을 감수해야 한다고 보고 있어서 전방위적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중국에서는 우수한 인재가 공대로 몰리는 구조이며 국가/사회/가정이 공학을 ‘성공의 길’로 인식하고 있다. 국가정책과 지원도 구체적이다. ‘차세대 AI 발전 계획 2017’은 2030년까지 세계 AI 1위를 목표하고 있으며, 로봇공학, 산업용 로봇, 휴머노이드 로봇, 자율주행자동차 등을 국가과제로 육성하고 있다. 중국은 이러한 기술들을 국가 차원에서 선정하고 민간과 군·정부가 공동으로 실행하는 구조이다. 또한 중국 공학교육의 특징은 엘리트 인재 집중양성이다. 칭화대(清华대), 북경대(北京대) 등만이 아니라 많은 대학들의 공학계열은 입시상위권이 대거 진학하여, 학부생들임에도 박사과정 같은 교육을 받는다고 한다. 이들은 기업/정부기관과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여 졸업 전에 풍부한 실무경험하에 창업이나 연구로 바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국이 배워야 할 점은 공학분야에 좀 더 많은 우수 인재들이 모여들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지나친 의대 쏠림을 방치해서도 안된다고 본다. 당연히 기술 인재에 대한 보상·인식·창업기회 측면에서 개선이 시급하다. 무한기술경쟁시대에 우수하고/창의적이고/진취적이고/의욕적인 엔지니어들이 대거 자라나지 못한다는 것은 그 나라의 미래가 암담하다는 것을 사회가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학분야 인재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전환시켜야 하고, 정부의 정책도 좀 더 공학인재 양성에 중점을 두어야 하며, 우수인재들이 50~60대 나이에 밀려 은퇴하게 해서도 않된다. 이를 위해서는 AI, 반도체, 바이오, 로봇 등 국가 전략 과학기술에 대한 10~20년 단위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고, 민관협력으로 우수 인재들을 키워내고 처우를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영남경제 2025년 8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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