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의 농촌 정착 방안 토의

젊은이들의 농촌 정착 방안 토의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지난 몇 년간 지역 출신 한 연구원과 토의를 거듭했던 주제는 ‘인구소멸 위기의 농촌지역 활성화 방안’이었다. 수도권에서 먼 경북 동해안 중간 크기 도시 교외에 살고 있기도 하고, 지난 십여년간 학생들과 개발도상국의 발전 전략 수립 연구 및 관련 사업 추진을 위해 여러 나라들을 지속적으로 방문하기도 했고, 근래 농업에 관한 관심이 커져 있는 상황이라서, 이 주제는 낙후지역 지자체들만이 아니라 필자로서도 관심이 없을 수 없는 분야였다. 더구나 이 연구원은 대구에서 자라고 대학까지 졸업했지만, 요즈음 고향이자 본적지인 흥해읍 곡강리 인근에 살고 있으며, 지역 농업센터가 진행하는 다양한 훈련에 참여하며 정부의 청년지원사업을 준비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작년에도 이 연구원은 필자와 함께 한동대 인근으로부터 드넓은 흥해/청하들에 이르기까지, 젊은이들이 토지를 얻어 부가가치 농업도 시도하고 흥해시장 빈점포 등에서 생산품을 팔기도 하고, 그래픽 디자인/IT 관련 벤처도 시도해 볼 수 있는 방안 등을 기획하고 정부에 건의해 보기도 했었다. 물론 이를 통해 젊은이들이 일부나마 농촌지역을 떠나지 않고, 결혼도 하고 애들을 키우며 정착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었다. 오늘날 농촌지역은 심각한 인구감소에 직면해 있다. 청년층의 도시 이주, 낮은 출산율, 고령화 등으로 인해 대부분 농촌지역이 소멸 위기에 처해 있으며, 이는 단순히 인구문제를 넘어 지역경제와 문화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소멸 위기의 지자체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인구 유입을 위해 애쓰고 있었다. 우선 은퇴자들을 유치하기 위한 방안들이 추진되었다. 은퇴자 마을을 조성하기도 했고, 각 동네 빈집들을 활용하려고 노력도 했다. 그러나 성공보다는 실패가 많았는데, 이유는 은퇴자들이 그려왔던 것과 다르게 농촌생활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병원 가기도 쇼핑하기도 힘들었고, 물론 모두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일부 동네 사람들의 도를 넘는 괄시와 동네발전기금이라는 명목의 금전 요구가 지나쳤기 때문이라고 본다. 또한 지자체는 젊은이들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특히 빈집들을 싸게 임대 해주면서 농업 관련 교육을 제공하기도 했으나, 노력에 비해 성과는 크지 않았던 것 같다. 지자체가 이들에게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고 했지만, 지원자 자체가 많지 않았고, 농업 관련의 사업 성공도 보장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라고 보아진다. 또한 이들도 병원과 쇼핑가기도, 그리고 문화생활을 즐기기도 힘들었기 때문이며, 결혼을 한 경우에는 자녀 교육도 문제가 되기 때문이었다.

  사실 기존의 농촌 및 산촌 정착 정책들은 ‘도시에서 곧바로 낙후된 농촌으로 이주’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었다고 보여지는데, 이는 급격한 환경 변화 및 여건 부족으로 실패율이 높았다고 본다. 이들이 성공적으로 농촌·산촌에 정착할 수 있는 방안은, 농촌·산촌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도시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지역에서 먼저 적응한 후, 점차적으로 더 넓은 공간과 기회를 가진 지역으로 이동하는 방식이라고 본다. 젊은 청년들이 쇠퇴해가는 비수도권지역의 중소도시 외곽 농촌 소도시 인근에 자리 잡고, 스스로 땀을 흘려가며 채소나 특용작물을 재배하고, 근처 재래시장의 빈 상점에서 농산품이나 수공예품들을 판매도 하고, 주말에는 공동으로 파머스마켓(Farmer’s Market)도 운영하는 것이다. 이 상점에서 물건만을 파는 것만이 아니라 지역에 있는 대학 및 대학생들과 연계하여 그래픽디자인, IT개발 등 다양한 일을 함께하며 벤처를 일으키며 지역 활성화를 도모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들에게 인프라를 갖춘 대지를 20~30가구가 각자 50평 정도를 점유하고 ‘모듈러하우징’을 싸게 공급받아 거주할 수 있게 하고, 차차 주택을 확장해 갈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물론 농촌의 빈집들을 정비해 활용할 수도 있다고 보지만, 빈집들이 서로 이격된 경우가 많으므로 공동체를 이룰 수 있도록 빈 대지에 주거지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에게 인접 지역에 장기간 경작가능한 공동농장을 무료 내지 저렴한 임대로 제공하여 다양한 농업활동을 진행하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곳에서 딸기, 오이, 상추, 블루베리, 옥수수 등만 아니라 관상/약재용 유칼리투스, 친환경 섬유 및 목재용 케나프, 라벤더 등 허브류도 재배하고, 염소, 타조 등 가축도 키우고, 감식초 등도 만들며 체험 관광객들을 위한 찻집도 운영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인구 10~50만 도시와 차로 20분 내 연계되는 인구 2~3만의 농촌 소도시에서 차로 10분 정도 거리 이내에 위치하여 도시 주요 인프라를 일상에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이 본 사업 대상 지역이 된다.

  물론 이러한 전략이 성공적이면, 이와 네트워크하여 좀 더 오지로 새로운 정착지가 개발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이곳에서 젊은이들이 애를 키우며 자작농 내지 관련 벤처 사업주가 됨을 목표로 하되, 우리나라의 농업이 차차 기업화될 때, 이들 중대형 기업들을 위한 주요 구성원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아무튼 이러한 젊은이들의 정착과 역할이 낙후된 농촌·산촌의 경제와 사회구조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정부도 이러한 젊은이들의 정착을 위해 주택지원, 창업자금자원, 농업/농가공 기술 교육, 디지털 및 교통 인프라 구축 등에 힘을 써야 하는 것이다. 또한 지역대학 및 민간 기업과 협력을 통해 농업·임업 기반 스타트업 육성 및 판로개척을 지원하고, 지역특산물 브랜딩, 관광 및 체험 산업 연계 등이 이루어지도록 다양한 지원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영남경제 2025년 8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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