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의 주택과 주택시장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샌디에이고의 인구는 150만 명이며 도시권 인구는 330만 명에 달한다. 바로 남측 국경 건너 멕시코의 티후아나와 같은 도시권으로 보기도 하는데 이 경우에는 490만 명에 이른다. 참고로 로스앤젤레스의 인구는 450만명이며 도시권인구는 1,500만명에 달하므로 차이가 크지만, 샌디에이고를 로스앤젤레스의 도시권으로 보기에는 이격거리, 경제산업구조 등에서 이질 점이 많은 편이다. 이 도시는 태평양쪽으로 샌디에이고 만을 지닌 항만도시로서 남쪽으로는 멕시코 바하 칼리포르니아 주와 접하고 있는데, 여느 미국-멕시코 국경도시와 마찬가지로 이 지역은 갱단의 마약 유통루트로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점유한다.
샌디에이고의 경제는 방위산업, 관광산업, 국제무역, 무선통신산업, 소프트웨어, 생명공학/생명과학, 전자업체, 금융과 비지니스 서비스, 조선업, 농업, 어업 등으로 이뤄져 있다. 미 태평양함대 최대 규모의 후방지원기지와 제3함대 사령부가 있는 군항으로서도 매우 중요하다. 교외지역에서는 채소·과일 재배가 성하다. 또한 샌디에이고에는 팀켄 미술관, 샌디에이고 자연사 박물관, 샌디에이고 항공 우주 박물관, 미드웨이급 항공모함을 그대로 쓴 해상 박물관, 동물원, 야생동물공원, 씨월드 등이 있으며, 구도심 역사지구 등에는 옛 스페인이나 멕시코의 역사를 느낄 수 있는 오래된 건물이나 장소들도 있다.
샌디에고의 특징은 1) 연중 온화한 기후와 70마일 이상의 해변을 갖춘 도시, 2) 대규모 공원과 녹지 공간, 유명한 박물관 및 예술 공연장이 있는 도시, 3) 높은 교육 수준과 연구 기관이 밀집한 지역, 3) 강한 부동산 시장과 꾸준한 가치 상승 지역, 4) 관광 및 첨단 산업이 발전한 경제 중심지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2025년 1월 기준 샌디에이고 주택시장 데이터를 보면, 주택 중간 판매 가격은 $946,350 (전년 대비 4.1% 상승, 단독 주택: $1,200,000, 주택 평균 시장 체류 기간 35일, 타운하우스: $849,500, 콘도미니엄: $620,000) 이었다. 같은 기간 로스엔젤레스 주택시장은 주택 중간 판매 가격이 $1,060,000 (전년 대비 9.4% 상승, 주택 평균 시장 체류 기간 67일, 단독 주택:$1,300,000, 타운하우스: $705,000, 콘도미니엄: $740,000)과 큰 차이가 없다.
이러한 가격들은 미국 전체를 놓고 볼 때도 상당히 높은 가격이다. 물론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의 경우에는 주택가격이며 임대료가 더 높은 편이지만, 대도시 아닌 일반 도시나 농촌지역의 경우 $25~30만 달러에도 1,700 sq ft의 주택을 구매할 수 있다. 로스앤젤레스나 샌디에이고의 경우 그 정도의 크기 주택이면 $1.5백만은 지불해야 하며, 임대료의 경우도 7~800 sq ft 아파트를 매달 $3,000 혹은 그 이상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 한국이 지난 몇 년간에 걸쳐 경제만이 아니라 부동산경기도 크게 위축된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한국의 수도 서울의 경우, 거래는 크게 없어도 가격은 크게 변동이 없다고 볼 수 있는데, 지방도시들은 가격마져 큰 폭으로 하락한 경우가 많다. 불황에도 불구하고 근래 샌디에이고의 매매 거래 건수는 전년 대비 4.6% 증가했는데, 이는 부동산시장이 여전히 활발한 수요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거래량 증가의 원인은 1) 지속적인 인구 유입 (이곳의 기후와 라이프스타일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음), 2) 관광 및 산업 발전 (관광산업과 바이오테크 및 IT 산업이 성장하면서 일자리 증가와 함께 주택 수요도 높아지고 있음), 3) 우수한 생활 환경 (다양한 공원, 해변, 문화적 활동 공간이 많아 거주지로서의 가치가 뛰어남)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침시간에 주변을 산책할 기회가 있었는데, 동네가 매우 조용하고 집들도 크고 잘 유지되어 있었다. 1968~1970년에 조성된 동네라는데, 미국도시에서는 그리 오래된 동네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이웃들과 이야기를 해 보면 대개 20년 이상 장기거주자들이다. 우리 앞집 부부는 이사 온 다음날 말을 건네었는데, 이 동네에 이사온지 22~3년 되었다는 60대 쯤 되어보이는 분들이다. 옆집 남자는 좀 젊은 40대 중반인데 24세 때인 2000년대 초반에 이곳에 집을 사 이사 왔다고 했다. 또한 그제 우리 집 앞을 산책하며 말을 걸어온 한 노년 여성은 인근에 사는데, 1968년에 이사 와서 아이들 3명 키워내서 이미 50대이며 대학 다니는 손자와 손녀들이 여럿이라고 했다.
20년 전 만해도 이곳의 3배드룸-2배스 가격이 $30~35만 정도였을 것이다. 그런데 10년전에는 $60만이 되고, 3~4년전에는 $80~90만이 되더니, 그후 경제침체임에도 $110~120만까지 오른 것이다. 이곳에서도 좀 더 큰 평수의 집들은 $150만에 달할 것이며, 바닷가 동네들은 평균 판매가격이 $200만 이상일 것이다. 로스앤젤레스의 제일 비싼 동네인 베벌리힐스, 라카냐다, 팔로스버데스 등 동네들 보다는 저렴하지만, 소득이 연 $15~20만 혹은 그 이상이 되어야 구매할 수 있는 가격인 것이다. 인플레이션과 함께 겹친 경제불황기라서 새로운 주택들이 거의 지어지지 않았고, 호황이 온다해도 새로운 집들이 지어지는데 몇 년의 시간이 소요되기에 주택가격이 내릴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불황이고 30년 주택융자이자가 7%에 달해도 주택시장이 죽어 있지 않는 것 같다. 경제불황 하에서 젊은이들은 고교나 대학 졸업 후 취업이 쉽지 않아서 주택구입이 더욱 힘들어졌고, 비싼 월세 내기에도 힘이 벅차게 된 것이다. 물론 실직자나 저소득층 계층들도 높은 주택가격으로 인한 어려움이 크고, 일부나마 공공임대 내지 주택바우처 형태로 국가의 도움을 얻고 있는 것이다.
영남경제 2025년 5월 18일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