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충 피해 소나무 대신 무얼 심어야 할까?
구 자 문 한동대 명예교수
소나무 재선충피해가 커지고 있다. 한반도 남부 부산 인근으로부터 재선충피해가 늘어나더니 좀 더 북부인 포항의 경우에는 남구지역에서 부터 재선충 피해가 심해져, 항공사진을 보면 누렇게 죽은 소나무가 온산을 덮고 있었다. 북구 해변지역에 위치한 한동대 캠퍼스와 인근에도 많은 소나무들이 감염되어 누렇게 죽어가고 있다. 아직도 살아 있는 아름다운 모습의 소나무들이 산에만이 아니라 가로수와 조경수로 가로변, 학교, 아파트단지 등에도 많이 남아 있다. 그러나 이들도 지금의 재선충 전염속도로 볼 때 몇 년 못가 다 고사할지도 모르니 안타까움이 크다.
소나무재선충은 크기 1mm 내외의 실 같은 선충으로서 솔수염하늘소, 북방수염하늘소 등 매개충의 몸 안에 서식하다가 이 곤충들이 새순을 갉아 먹을 때 상처 부위를 통하여 소나무에 침입한다. 이 침입한 재선충은 빠르게 증식하여 수분, 양분의 이동통로를 막아 나무를 죽게 하는데, 치료약이 없어 감염되면 소나무, 해송, 잣나무, 섬잣나무 등 소나무류는 100% 고사한다고 한다. 지금 전국적으로 연 50만~100만그루가 고사하는 상황에 와 있다. 특히 영남지역의 산림은 방제가 불가능한 상황인데, 특히 포항시, 밀양시, 경주시 등은 더욱 심각하다. 소나무재선충은 1988년 부산으로 유입됐다. 1차 확산이던 2006년~2007년과 2차 확산이던 2014년~2015년에는 정부·지자체·전문가들이 지역사회와 협력하여 이를 완화시키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 영남권의 11개 시군은 이를 막을 수 없을 정도로 퍼져 가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 영남지역에 대규모 산불이 나서 많은 지역이 불타고 있었다. 다. 한동안 미국 캘리포니아에 머물고 있던 필자는 동시다발적인 큰 불로 많은 산들이 불타고, 많은 주거단지들이 불타고, 많은 이들이 고통을 받는 것을 지켜 보고 있었는데, 귀국하니 우리 한국에도 동시다발적인 큰 산불이 발생했던 것이다. 이를 진화하기 위해 소방대원들은 말할 것도 없고 공무원과 많은 민간인들이 죽고 부상을 당하며 수고하고 있었는데, 발화의 원인을 따져 보면 정말 사소한 실수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이 산불발생지역을 어떻게 생태복원할까도 문제이지만 재선충 피해지역을 어떠한 나무를 심어 복원해야 할까도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산불지역의 생태가 자연적으로 복원되려면 35년 혹은 그 이상이 걸린다는데, 인위적인 식재 방안을 동원할지 말지, 어떠한 나무들이 식재되고 자라는게 좋은지, 추후 산불예방을 위해 마을과 수림대 ‘이격거리’ 확보 및 수림대 사이 ‘임도’를 어떻게 두어야 할지가 큰 이슈일 것이다. 재선충 피해지역의 경우에도 이와 비슷하지만 인위적인 식목 방안이 좀 더 강조되어야 할 것 같다. 피해지역의 고사목을 베어낸 후 어떠한 수종을 심어야 할지, 아직 남아 있는 소나무 군락들을 보호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완충지대를 설정해야 할 것인지 등이 이슈일 것이다.
우리나라에 가장 많던 수종이 소나무였는데, 지난 수십년내 그 분포가 크게 달라졌다. 그 이유는 재선충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해 많은 아열대 수종들이 혼재하게 된 것도 이유가 크다. 이제 우리가 식재를 할 때에도 좀 더 신경 써야 할 것은 1) 재선충 등 병충해에 강한 수종, 2) 새로운 기후에 맞고 다양한 곤충과 산짐승들이 살 수 있는 여건 제공 가능한 수종, 3) 목재로서 가치가 높은 수종, 4) 아름다운 조경과 휴양기능을 제공할 만한 수종, 5) 불에 강해 산불 확산을 막을 만한 수종 등의 요소들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현재 많은 지자체에서 재산충피해지역 복구에 힘을 기울이며 편백나무, 상수리나무, 낙엽송, 자작나무 등을 심고 있고, 황칠, 매실, 무화과나무, 감나무 등 유실수들을 식재하는 경우가 있는데, 각 지역마다 위에 언급한 조건을 맞추면서도 지역에 잘 맞는 수종을 선택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물론 재선충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좀 더 적극적인 방제작업도 필요하고 일부나마 소나무 군락들을 보전할 이유도 크다. 소나무는 우리나라 애국가에도 나오는, 알게 모르게 우리 가슴을 울리는 나무이기도 하니까. 또한 우리가 좋아하는 송이버섯 자생지를 제공하기도 하니까.
가연성이 높은 송진이 들어있는 소나무 같은 침엽수는 대체로 화재에 취약한 편이며, 수분이 많은 신갈나무, 떡갈나무, 졸참나무 등 참나무류, 단풍나무, 버드나무 등 활엽수는 내화성이 뛰어나 내화수림 조성에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방화수종으로 아왜나무, 동백나무, 가막살나무, 가시나무, 은행나무, 금송, 후박나무 등을 추천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이들 역시 물을 많이 머금고 있어 불에 잘 타지 않는데, 주력 수종으로서 보다는 완충지역 식재에 잘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메타 세콰이어는 ‘산불을 기다리는 나무’로도 알려져 있는데 그 이유는 산불이 나면 주변에 사는 키 작은 나무들이 불에 타 죽지만, 메타 세콰이어에게는 ‘경쟁자’가 사라지는 셈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건축용 목재는 침엽수보다 오동나무, 밤나무, 느티나무, 참나무, 자작나무 등 활엽수가 낫다고 한다. 대나무는 불에 강하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단시일 내 잘 자라고, 목재로서 각종 공예 및 생활용품 재료로 많이 쓰이고, 아름다운 조경과 함께 산소를 크게 배출하므로 좀 더 넓게 식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한 닥나무와 꾸지나무는 한지 및 여러 종류의 환경친화적 종이생산 재료이므로 빈땅에 대량 식재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대경일보 2025년 4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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