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머신 개발이 가능한가?

타임머신 개발이 가능한가?

구자문 한동대 명예교수
   인터넷 등을 통해서 우리는 수십~수백년 후의 미래로 갔다 온 이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과거 수십년전 사진 중에 그 당시에는 없는 핸드폰으로 보이는 물건을 가졌거나 스타일이 당시와 전혀 다른 사람을 군중 속에서 발견해내며, 시간여행자가 아닌가 의문을 가지기도 한다. 우리는 타임머신이라는 개념을 만화 등을 통해 어릴 때부터 익히 알고 있고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헐리우드 영화 ‘백투더휴처(Back to the Future)’, ‘타임머신(The Time Machine)’ 등이 상영되면서 타임머신이라는 기계에 대해서 좀 더 구체성을 가지고 이해하게 되었다고 본다. 정말 과학기술이 발전되어 타임머신을 발명할 수 있게 된다면, 우리는 과거로 미래로 자유롭게 드나들며 호기심을 충족시킴은 물론이고 기록 없던 선사시대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인간과 지구의 미래를 알게 될 수 있으니 인류역사에 대단한 전기가 마련된다는 것이다.

  ‘백투더휴처’는 어릴 때부터 흥미있게 감상하는 영화로 여러 편의 시리즈가 있는데, 그리 멀지 않은 과거와 미래를 여행하는 좀 더 이해하기 쉬운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좀 더 현실적인 시간여행을 보여주고 있다. ‘타임머신’은 80만년 후의 먼 미래를 여행하는 SF소설 같이 좀 더 황당한 스토리들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타임머신을 소설가나 영화제작자만이 아니라 물리학자들이 연구해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 이들의 결론은 ‘타임머신은 불가능함’이다. 과학기술이 발달하여 미래에라도 타임머신이 제작될 수 있다면 우리 주변에는 미래에서 온 사람들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 미래에서 왔다는 사람이 없다. 그걸 봐서 한참 지난 미래에도 타임머신이 만들어지지 않았음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이는 세계적인 석학인 스티븐 호킹 박사의 주장인데, 그 이전에도 여러 학자들이 ‘상대성이론’을 통해서 타임머신이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도 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빛보다 빠른 물체는 있을 수 없다. 빛은 1초에 지구를 7바퀴 반이나 도는 속도로 움직인다. 빛의 속도나 그에 가까운 속도로 우주선이 움직이면 우주선 내에서의 시간은 느리게 가게 된다. 그렇다면 빛보다 빠른 물질이 있으면 시간여행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빛보다 빠른 물질을 상상해 냈다. 빛보다 빠른 물질은 속도가 증가할수록 질량이 가벼워져야 한다. 이때 가장 먼저 거론되는 것은, 타임루프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음의 질량을 가진 ‘이상물질(Exotic Matter)’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역시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 의하면 중력이 시간의 흐름을 느리게 한다는 것이다. 빛은 천체의 중력에 의해서 휘어지는데, 빛이 휘어진다는 것은 천체에 가까운 쪽에서 빛의 속도가 느려진다는 것이고, 시간을 상당한 정도로 구부려서 심지어 스스로를 감싸서 타임루프 형성이 가능하다고 한다.

  일반상대성이론의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블랙홀을 이론적으로 설명한 것이다. 블랙홀이란 강한 중력이 작용하는 좁은 공간이 심하게 구부러져 빛이 다시 빠져나오지 못하는 지점을 뜻한다. 블랙홀이 회전하면 그 속력로 말미암아 회오리가 생기는데 이것이 웜홀(Wormhole)로 변형된다. 빛의 지나가는 속력이 광속보다 더 빠르면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면서 이 통로가 시간여행이 가능한 웜홀로 변한다. 킵 손(Kip Thorn)박사는 1988년 논문 ‘시공간의 웜홀과 항성 간 여행에서의 유용성’에서 엄청난 양의 질량과 음의 질량을 가진 물질이 있으면 웜홀을 만드는 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우리가 이 타임루프를 여행한다고 가정할 때, 일반적인 우주를 통한 먼 길과 지름길인 웜홀을 통한 작은 길이 있기에 시간여행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간여행의 통로가 될 수 있는 웜홀은 엄청난 양의 질량과 음의 질량을 가진 이상물질이 있어야 만들어진다. 만에 하나 이게 충족되더라도, 호킹(S. Hawking)박사에 의하면, 양자요동에 의해 웜홀은 생기자마자 파괴된다. 시간여행을 가능케 해줄 타임머신을 만들 수 없다는 얘기이다. 하지만 호킹은 타계하기 전 먼 미래에 시간여행 가능성을 예언하긴 했다. 또한 킵 손, 스티븐 호킹과 같은 저명한 물리학자들은 자연이 타임루프를 허락하지 않는다는 ‘시간순서보호가설(Chronology Protection Conjecture)’을 주장했다. 이는 기본적으로 자연은 과거에 수정이 일어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 시간여행이 가능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역설을 막아준다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2017년 9월 미래와 과거를 오갈 수 있는 타임머신이 이론적으로 가능함을 밝히는 논문들이 발표돼 관심을 끌고 있다, 메사추세트대 다트머스분교의 멀라리(C. Mallary)는 지도교수 칸나(G. Khanna)의 지도아래 타임머신 모델을 제시했다. 이 새로운 모델에서 두 대의 자동차가 중심에 무한한 질량/온도/압력을 가진 물체를 싣고 평행하게 주차돼 있는데, 한 차가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반면, 다른 차는 상대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며 주차된 듯 보인다. 멀라리는 이때 차와 차 사이에서 타임루프가 존재함을 보여주었다. 2024년 12월 벤더빌트대의 게바시노(L. Gavassino)는 양자역학을 바탕으로 일종의 웜홀인 CTC(Closed Timelike Curve)를 통해 특정시간대로 리셋 될 수 있는 타임머신이 가능함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특정시간대로 되돌아가더라도 탑승자는 무언가를 바꿀 수 없고 원래의 미션이나 시간여행 중임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타임머신 관련한 물리학자들의 연구는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어디까지나 이론적인 논리와 수식에 의한 것이며, 이러한 이론을 바탕으로 타임머신이라는 기계장치가 정말 개발될 수 있을지는 현재로서는 ‘아니요’라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본다.  

영남경제 2025년 3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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