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 늘어난 거리를 운전해가며
구 자 문 한동대 명예교수
로스앤젤레스(LA)에 머물며 근래 길가에 좀 더 많이 눈에 뜨이는 것이 ‘거리 노숙자’ 홈리스 텐트들이다. 홈리스는 그전에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다운타운 ‘스키드로우’를 중심으로 집중되어 있었다. 국민소득 높은 미국의 대도시에 왜 집없이 거리에 노숙하는 홈리스들이 많으냐는 문제는 잠시 후 살펴보겠지만, 홈리스들의 머무는 장소가 왜 스키드로우에서 맥아더파크 인근 알바라도거리, 코리아타운, 그리고 헐리우드 쪽으로 확산되고 있느냐는 것이다. 그 이유는 경제불황심화로 홈리스가 늘어났기 때문일 수도 있고, 맥아더파크 인근처럼 가난한 멕시코인들이 늘어나고 길거리 잡화상 등으로 거리가 혼잡해지고 LA의 행정력이 느슨해진 틈을 타서 이곳으로 좀 더 쉽게 이동하여 텐트를 치게 된 것일 수도 있다. 또한 가난한 이들을 돕는 홈리스셸터가 이들 지역에 새로 오픈하여 또 다른 홈리스들이 모이는 장소가 된 것일수도 있다고 본다.
우리가 홈리스를 차별해서는 않되며, 도와야 하는데, 많은 기관들이 직간접적으로 이들을 돕고 있고, 한국인들 중에도 이들을 돕기위해 음식과 생필품을 제공하고, 상담하는 등 발벗고 나선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홈리스들이 모여들게 되면, 동네가 우범지대로 변하고, 위생적으로나 보기에도 좋지 않으며, 장사도 않되고, 부동산가격도 폭락하기에 이를 꺼리는 것이다. 홈리스들은 차들이 없으므로 대부분 무료급식소 내지 홈리스셸터 인근에 자리 잡는데, 사실 무엇이 먼저인지는 모르겠다. 이를 통해 홈리스들은 먹을 것을 해결하고, 다달이 정부로부터 현금지원도 받고, 원한다면 의료서비스도 받고, 샤워도 할 수 있고 잠을 잘 수도 있다. 그러나 많은 홈리스들이 이를 제대로 이용하지 않고, 지원서류도 작성하지 않으니 있는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필자는 과거에도 근래에도 스키드로우에 여러 차례 가보았다. 근래에는 코리아타운과 인근에 생겨난 홈리스 텐트들 옆을 차를 타고 보고 지나는데, 맥아더파크 인근의 알바라도거리는 원래 멕시코 상인들이 모이는 곳이었는데, 지금은 그곳이 개발도상국의 시장같이 길거리 노점으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신호를 무시하고 길을 건너는 이들, 공원에서 취한 듯 잠에 빠진이, 심지어 길가에서 옷을 갈아입는 여성도 있다. 텐트는 길가에 줄지어 있으며, 멀리서부터 냄새가 심한데, 시정부도 그냥 방치해 두는 것 같아 안타깝다. 예전에는 다운타운 북부지역인 실버레익 근처는 전통적인 마을형태를 지닌 멋진 곳이라 생각했는데, 후리웨이에서 내려 가다 보면 후리웨이 다리 아래로 낡고 냄새나는 홈리스 텐트들이 늘어서 있다. 요즈음은 LA지역도 밤에는 영상5도 정도로 떨어져 쌀쌀한데 어떻게들 살아가는지 모르겠다.
홈리스가 되는 이유는 다양할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직장을 잃고 집세를 낼수 없어서, 가정이 파괴되어 갈 곳이 없어져서,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건강하지 못하여 제대로 된 직장도 못 구하고 사회에 적응하기 힘들어서 등일 것이다. 정부는 이들에게 직업교육도 시키며 홈리스를 탈출하도록 노력하지 않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들이 머물 거처를 셸터나 공공아파트 형식으로 준비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충분하지는 않지만 그러한 혜택 때문에 홈리스가 많이 줄어들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홈리스들 일부는 이러한 혜택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마음의 상처가 크거나 마약중독인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월남전의 상처를 안고 사는 퇴역군인도 적지 않고, 얼마 전에는 입양되었던 한국인 자매가 양부모 집을 뛰쳐나와 거리에서 자며 외부의 도움을 거부하며 홈리스 비슷한 상태로 지내는 것을 보았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들은 한국으로 되돌아가기를 실날같이 바라며 미국에서의 삶을 거부하는 것 같아도 보였는데, 나중에는 한인 목사님들의 도움을 받아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간 것 같아 보인다. 30년전 필자가 LA시 주택국에 근무할 때 스키드로우 홈리스 중에 30대 한국여성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정부의 도움도 부족하고 다른 홈리스들의 괄시를 받으며 병들어 가고 있었다는데, 이런 분들을 억지로라도 입원시킬 기관도 사람도 없는 것이 미국임이 안타까웠었다.
이러한 홈리스들 같이 경제적으로 힘들고 집이 없는 이들이 미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 한국에도 존재한다. 요즈음 용산역 인근의 텐트촌 이야기가 나오지만, 서울역, 용산역, 남대문 지하도 등지에는 오래전부터 갈 곳 없는 사람들이 운집해 있었다. 지방도시며 농촌마을에 이러한 노숙자들이 눈에 뜨이지 않는 이유는 주택가격이 싸기도 하겠지만 인구가 적으니 사회보장서비스가 부족한 가운데서도 좀 더 개인에게 잘 미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우리 한국에도 극빈층이 존재하고, 돌볼이 없는 노령층과 장애인들이 존재하고, 사회에 적응 못하는 이들도 존재한다. 홈리스문제는 직업/소득 부재, 주거 부족, 의료서비스 부족, 사회보장 지원 부족, 심리상담 부족 등 다양한 문제들의 복합체라고 보아진다.
정부가 홈리스 및 극빈층을 지원해주려 노력하지만 예산은 언제나 부족하다. 이들이 스스로 일어나도록 직업과 주거지원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되지만 이도 만만치 않고 막상 다른 지원이 더욱 필요한 경우도 많다. 정부가 많은 부분 감당해야 할 것 같지만, 여기에 지역사회를 바탕으로한 종교단체나 NGO의 역할이 더해진다면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필자가 출석하는 LA동부장로교회 등 코리아타운 단체들도 각자 격주 내지 매달 돌아가며 홈리스들을 대상으로 의류, 담요, 그리고 식사를 제공하는데, 보통 200명 정도가 몰린다고 한다. 이러한 홈리스를 돕기 위한 그리고 이러한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들이 밑빠진 독에 물붇기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이 같은 민관의 노력이 합쳐져야 좀 더 효과적으로 문제가 저감되어 갈수 있다고 생각된다.
영남경제 2025년 1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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