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칼스배드에서

캘리포니아 칼스배드에서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로스앤젤레스에서 인터스테이트 후리웨이 5번을 타고 50분쯤 가면 오렌지카운티의 얼바인이 나오고 40분쯤 해변을 따라 후리웨이 1번을 타다보면 샌디에고카운티의 칼스배드가 나온다. 물론 이 같은 운전시간은 교통혼잡이 없는 새벽에나 가능한 것이고 보통은 로스앤젤레스 중심부를 지나며 교통혼잡이 극심하여 보통 때는 2시간이 걸리는 거리이다. 칼스배드에서 ‘UC 샌디에고’가 있는 라홀라까지는 40분, 그리고 샌디에고 중심부까지는 15분 정도를 더 운전해 가야 한다. 칼스배드는 전형적인 백인 중산층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바닷가 중심가는 고급아파트와 콘도들이 많지만 내륙으로는 낮은 언덕에 수많은 단독주택들이 아름다운 마을들을 형성하고 있다.

  많은 이민자들이 로스앤젤레스에 몰려있고, 다양한 경제문화지역을 형성하고 있다. 한국인들도 로스앤젤레스 중심부와 교외지역, 오렌지카운티 얼바인 등지에 많이 거주하고 있고 많은 한국식당과 그로서리가 있다. 하지만 칼스배드 지역에는 한국식당도 없고 동양그로서리도 없어서, 이곳에 몇 년째 거주하는 필자의 둘째 아들은 김치를 살 수도 없고 불고기, 육개장 등 한국음식을 못먹고 미국음식만 먹다보니 입맛이 크게 없다고 한다. 결혼을 했다면 부인과 김치도 담고 한국음식도 해 먹을 것이지만, 아직 싱글이고 바이오메디클 관련 회사 일에 열중하고 있으니, 요즈음 세태에 결혼을 강요할 수는 없고 걱정이다. 이 아들이 과도한 스포츠로 인해 관절에 문제가 생겨 재택근무를 하며 치료를 해야 하기에, 필자도 조금 갑작스럽게 미국에 오게 된 것이다.  

  로스앤젤레스카운티-오렌지카운티-샌디에고카운티가 캘리포니아의 남부지역을 형성하면서 연단도시를 형성하고 있는데, 너무 거대하다 보니 보통 로스앤젤레스카운티-오렌지카운티를 남가주로 부르며, 샌디에고는 따로 지역군을 형성하고 있다. 이 지역 전체의 경제규모는 국가로 치더라도 세계 10위권을 형성할 터인데, 주민소득은 8.5만불, 중간소득은 11만불에 달하고 있다. 이곳이 미국에서는 뉴욕 다음의 메트로폴리스로서 환태평양의 중심도시이기도 하지만 생활비와 세금이 비싸서 많은 사람들이 택사스주로 이사 가기도 하는데, 아직도 로스앤젤레스지역은 인구가 늘고 산업이 크게 발전하고 있다.      

  분명 지난 4~5년 동안 이곳의 물가가 크게 올랐다. 식료품은 말할 것도 없고 생활용품과 건설자재 가격이 크게 올랐다. 당연히 가계재정상황들이 좋지 못하다. 하다못해 맥도날드도 매출에 비해 고용인 최저임금이 시간당 $15불이 부담되어 규모를 줄이거나 문을 닫은 매장이 많아졌고, 다양한 중소기업들이 많이 문을 닫기도 했다. 건축자재가격이 크게 올라 건설경기도 어려움이 크다. 하지만 인구는 늘고 있으니 주택가격은 불황인데도, 최정상일 때 보다 크게 내리지 않았다. 칼스배드에서도 1베드룸 아파트 월세가 $2,000 이상이며, 단독주택가격은 $1 Million 이하가 없다고 보면 된다.  

  미국에서의 생활은 일정한 수입만 있다면 살기가 매우 좋다. 하지만 수입이 변변치 않다면 살기가 매우 힘든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도 좋은 대학을 나오고 실력이 있다면, 좋은 직장에서 일하며 승진하며 좋은 집사고 여가를 즐길 수 있다. 그렇지 못하더라도 간호사, 치과기공, 미용사, 상하수도 파이프나 보일러 등을 다루는 플러머나 전기기능사들은 소득이 높아 많은 한국인들이 이에 도전하고 있다. 과거처럼 한식당, 햄버거집, 재봉 및 의류제작 등으로 부를 확보하는 이들도 있으나 너무 힘도 들고 경쟁도 심해졌다. 한편 주택난이 심각하므로 부동산세일즈, 에스크로, 혹은 보험 관련 일을 하는 분들도 많이 있고 꾸준히 수입을 얻고 있는 경우가 많다.

  요즈음 미국에서 가장 큰 이슈는 대통령선거였고,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가 당선되었다. 하지만 선거 전날까지도 민주당 해리스 후보와 업치락 뒤치락한다거나 해리스의 우세를 점치고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대형언론기관의 설문조사가 대부분 해리스의 우세를 보여주고 있었는데, 소규모의 몇몇 설문조사회사들 만이 트럼프의 우세를 보여주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로인해 대형언론기관의 모종의 음모설을 언급하는 이들도 있는데, 그 진부여부는 필자도 잘 모르겠다. 결과는 트럼프의 제법 큰 우세로 끝났고, 현 민주당 정부와는 많은 다른 방향의 국내외 전략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보수정당으로서 초중등 학교교육, 동성애/낙태 등에 관한 정부지침의 변화가 있을 것이고, 불법이민에 대한 규제가 강해지고 국경경비가 강화될 것이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대한 태도 변화로 전쟁의 종식은 물론이고 NATO에 대한 미국의 군사원조가 줄 것이기에 이 나라들의 국방에 대한 염려가 더욱 커질 것이다. 트럼프의 자국산업 보호조치 강화로 한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할 것이며, 특히 중국에 대한 규제 강화로 한국을 비롯한 생산/소비 가치사슬 상의 많은 나라들이 영향을 받을 것이고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할 것이다. 트럼프는 우리 한국을 수 차례 언급하며, 동북아에서 중국 제어 수단으로 한국의 핵무기를 용인할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우리에게 큰 기회가 됨이 분명하지만, 어려움이 될 수도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확고히 밝혀야 할 것이다. 특히 우리는 북한문제에 있어서 트럼프의 돌발적인 행동을 면밀히 주시해야 할 것인데, 트럼프-김정은의 비밀협상이 어느 정도 수준일지 알 수 없지만, 갑자기 통일의 기회가 찾아올 수도 있고, 자칫 북한 땅을 잃을 수도 있기에 이에 대한 다양한 대비책을 면밀히 준비해 놓고 있어야 할 것이다.      

영남경제 2024년 11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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