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여름 카트만두 도시재생 스튜디오

2024년 여름 카트만두 도시재생 스튜디오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요즈음 네팔 카트만두에 자주 가게 되는 것 같다. 지난 20여년간 다양한 나라들을 방문했지만 자주 가는 미국 빼고는 몇 번의 유럽과 일본 여행, 그 외에는 주로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방문한 것 같다. 한동안은 몽골에 자주 갔고,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지에도 많이 갔었다. 이는 주로 한동대 차원에서 진행하는 개발도상국을 돕기 위한 ‘유네스코 유니트윈 프로그램’의 일환이었다. 우리 사업팀이 해외로 떠날 때는 직장동료이자 팀 멤버인 미국인 데이비스 교수 부부가 함께 가는데, 이번에는 이들이 미국에 오래 머물게 되어 필자만 13명의 학생들과 함께 가게 되었다.

  보통은 논스톱 국적기를 이용하는데, 이번에는 스케줄상 외국항공사를 이용하게 되어 홍콩 인근의 광조우공항까지 3.5시간 비행 후, 좀 번잡한 수속을 거쳐 3시간쯤 머문 후 연결 비행기를 타고 5시간 가야 해서, 보통 7시간이면 가는 곳을 12시간 가까이 걸리게 되었다. 필자는 과거에도 네팔에 다녀올 때, 외국항공사를 이용한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는 홍콩공항에서 갈아타게 되고 수속도 간단하여 재미있기도 했었다. 또한 몇주 전 카트만두공항을 이륙하던 포카라행 국내선 여객기가 인근 골짜기에 추락하여 19명 탑승객 중 18명이 사망한 사건이 나서 좀 염려가 되었었다. 우리는 다행히 안전했는데, 사실 국제선 대형 여객기들은 비행은 물론이고 이착륙에도 문제가 드문 편이다.
  
  이번에 머물던 곳은 타맬거리의 한 호텔이었는데, 한국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이었다. 자정 넘어 호텔에 도착하였기에 다음 날 좀 늦게 아침을 먹고, 대절된 마이크로버스에 탑승하여 이번 사업지역을 둘러보기로 했다. 필자의 오래전 친구인 미스터 마난달과 과거 필자의 석사과정 학생이자 그곳에서 건축 및 도시계획사무실을 하는 미스터 디바쉬가 동행했다. 미스터 마난달은 영국과 미국에서 도시계획을 공부했고, LA카운티 오피스에서 경력을 쌓다가 귀국하여 카트만두 도시계획국에서도 일하고 파트타임 강의도 하다가 지금은 은퇴하여 후리랜서로 일하고 있다.

  네팔의 인구는 3,000만명 정도인데 현재 카트만두밸리로 불리는 메트로폴리탄에는 400만명이 넘는 인구가 집중되어 있는데, 농촌인구가 몰려들고 있어 이곳의 곧 500만을 넘고 1,000만명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러나 수도인 카트만두는 산업도 미미하고 인프라도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못한데다, 내륙국으로서 항만이 없어 경제산업 발전에 문제가 크다. 육로는 있지만 북쪽은 높은 산길로 중국과 연결되고 남쪽은 별로 사이가 좋지 않은 인도가 위치해 있어서 수송이 원활치 않으니 문제이다. 대부분의 수입원은 관광산업이다. 히말라야가 있고 힌두/불교사원과 유적지들이 많아 많은 이들이 찾아온다. 미국이나 유럽인들도 많고 중국, 일본인들도 많은데 한국인들도 한몫하는 것 같다.

  전기가 충분하다면 IT산업이라도 발전시키고 농업 관련 제조업도 발전시킬 것인데, 히말라야의 물이 풍부함에도 인도의 반대로 댐을 만들지 못하고 발전도 하지 못해 인도로부터 전력을 수입하고 있다. 인도인들이 그러한 것처럼 네팔인들도 수학을 잘하고 엔지니어링스쿨이 매우 우수하다고 보나, 학생들은 졸업을 하고도 직장을 얻지 못하니 한국 등 다른 나라에 기능공으로 가기를 원하는 것이다. 네팔인들은 가난해도 교육열이 높고 젠틀하나, 질 나쁜 인도인들이 16~17세의 여성들을 꼬여 납치해가는 인신매매범들이 판을 치고 있다. 일년에 7~8,000명이 그렇게 납치되어 인도의 사창가로 팔린다고 하는데, 개중에는 7~8세의 어린 소녀들도 있다고 하니 한탄스러운 일이다.    
    
  우리가 돌아본 곳은 이번 도시재생 스튜디오 대상지로서 도심에서 좀 떨어진 ‘커티프어’라는 곳이다. 이 스튜디오는 한동대 유니트윈과 카트만두공과대학이 공동으로 진행하며 두 학교의 교수와 학생이 참여한다. 커티프어는 도심보다 고지대에 위치한 좀 독립된 주거지로서 역사성을 갖춘 곳이기에, 이를 잘 보전해 가면서도 어떻게 좀 더 나은 인프라와 주거시설을 갖추게 해야 하느냐가 주요 이슈이다. 마을의 여러 중심지역에 꽤 큰 사각형 연못들이 있는데, 진초록 이끼가 끼고 더러워서 이용하지 못할 것 같은데, 예전엔 우기에 물을 저장해 놓았다가 생활용수로 사용했다고 한다. 올해 보니 예년보다 좀 나아지기는 한 것 같지만, 과거부터 침전된 오염물질이 그대로이고, 아직도 가정오폐수가 흘러들고 있으니 이를 어떻게 정화시키느냐가 큰 문제인 것이다.  

  그곳을 중심으로 거대한 힌두사원들도 있고 가정집들도 있는데, 전통양식으로 지어진 것들이다. 8년전 지진으로 무너져서 꽤 많이 보수 되었지만 아직도 낡고 허물어진 것들이 많다. 역사성 있는 사원들과 건물들을 제대로 보전해야 할 것이지만, ‘디자인 가이드라인’이 부재하여 제멋대로 복구된 것들이 많고, 도로망 및 도로포장, 우수 및 폐수 처리 등 인프라는 제대로 향상되지 않아 안타까움이 크다. 또한 전반적인 중장기개발계획 수립, 도시인구폭증에 대비한 주택 및 인프라 공급이 필요한데, 이들은 지나치게 전통적인 건축과 마을 복원에만 신경을 쓰는 듯하며 5층 정도의 소규모 아파트건축에도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물론 그 지역의 농업, 제조업, 상업활동 등의 향상, 우수폐수 처리, 차량통행로 및 보행자 도로망 향상 등도 시급하다고 본다. 지역 대학 건축학부에서 지속적으로 학생들의 도시재생 스튜디오 주제로 이러한 마을들을 지목하고 있지만, 대부분 현지 개량 차원의 디자인 방향만을 도출하는 경향이 컸다. 가장 큰 문제는 재정이나, 도시 차원의 큰 그림도 그려져 있지 않고 종합적인 접근이 결여 됨이 큰 문제인 것이다.  

대경일보 2024년 8월 11일


코멘트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