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동의 역사를 돌아보며

해도동의 역사를 돌아보며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해도동 일대는 원래 염전과 갈대밭이 대부분으로 이루어진 황무지였다고 한다. 그런데 1967년 포스코가 건설을 시작하면서 급격하게 변화하게 된다. 거의 빈 땅으로 이루어져 있던 해도동에 건설 등 산업 종사자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불법적으로 주거촌을 형성하게 되었다. 그후 더욱 많은 사람들이 몰려 살게 되어 혼잡해지고 주택용지가 부족하게 되자, 포항시는 1977년 이곳 일대를 주거지역으로 지정하여 동네가 형성되게 되었다.

  해도동의 인구는 2022년에 16,747명으로, 지난 5년간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또한 해도동의 연령별 인구분포를 살펴보면, 65세 이상 인구는 증가하고 있는 반면, 64세 이하의 인구는 감소하여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어서, 현재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인구의 32%를 차지하고 있다. 주택현황을 살펴보면, 해도동 내 빈집은 약 7~10% 존재하고 있고, 대부분 노부부와 독거노인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동네는 소수의 저층 아파트단지를 제외하면 대부분 1, 2층의 단독주택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동차 보급이 적던 시대에 개발이 완료되어 도로 폭이 협소해 차량통행이 불편하고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 또한 타 주거지역과 비교하면 공원 등의 휴식공간이 부족하고, 주택도 노후화되어 주거환경이 불량한 상황이다.

  해도동은 신라시대부터 구한말까지 소금을 생산하는 제염업은 경제기반으로 한 마을이었다고 한다다. 과거 해도동은 ‘염동골’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며 소금 생산지로서의 역할을 했다. 정확한 연대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필요하지만, 해도동 일대는 적어도 2,000년 이상 경북권역에 소금을 조달하는 전초기지의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있다. 해도동에서 생산되었던 소금은 중국 등지에서 생산되던 ‘천일염’과 달리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적 방법으로 생산된 ‘자염’이다. 바닷물을 끌어들여 햇빛에 증발시켜 소금을 생산하는 비교적 간단한 방식인 천일염에 비해, ‘자염’은 바닷물을 부어 염도를 높인 함토를 여과장치인 섯등에 넣고 다시 바닷물을 부어 함수를 받아낸 뒤, 이 함수를 가마에 넣고 오랜 시간 끓이는 방법을 통해 소금을 생산해 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에 천일염 소금 생산방식이 들어오면서 우리나라 전통 소금이자 깨끗이 정제되고 맛도 좋은 ‘자염’은 가격경쟁에 밀려서 차차 자취를 감추어 갔다. 또한 포스코가 들어서면서 인구가 늘어나고, 도시개발이 급속도로 이루어지면서 해도동은 제철 및 연관단지에 종사하는 근무자들의 터전이 되었고, 과거 소금을 생산했다는 해도동의 역사적 정체성은 잊혀지기 시작했다. 1961년까지도 해도지역에서만 약 8만 평 정도의 소금밭이 경영되고 있었고, 20여 가구가 소금 굽는 일에 종사하여 생산되는 소금이 연간 1,500~2,000가마니 정도가 되었다고 한다.

   포스코 건설 이후 해도동은 공해가 심해졌고, 해도동 주민들은 ‘포스코 공해피해 보상추진위원회’를 결성했고, 포스코 정문과 형산강 주변 등지에서 피해보상을 요구하며 수십년에 걸쳐 수백여 회에 걸친 집회시위를 벌였다. 주민들은 “포항시가 1972년 도시계획 고시 때 포항제철소 반경 500~1천m를 ‘건축허가 금지구역’으로 지정했다가 1977년 주거지역으로 바꿔 오랫동안 공해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고, “당시 고시된 건축허가 금지구역이 그대로 유지됐다면 포항제철소 인근 지역에는 주택을 짓지 않아 피해가 없었을 것”이며 “아무런 여과장치 없이 주거지역으로 변경, 주택이 건립되면서 주민들은 제철소에서 배출되는 쇳가루, 분진 등 각종 공해로 호흡기질환 등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금은 민관산학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이 일대의 공해가 크게 줄어들고 송도해변도 다시 아름답게 복구되어가는 상태이다. 하지만 해도동은 도심쇠퇴현상과 함께 시민들의 선호 주거공간이 구도심을 벗어난 고층아파트단지로 바뀌면서 지속적인 인구 유출을 겪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에도 불구하고, 해도동은 사람들을 끌어올 수 있는 요소들을 지니고 있다. 해도동과 송도동 사이에는 동빈내항과 형산강의 물길이 이어져 있는 포항운하가 자리 잡고 있다. 포항운하 주변으로는 포항의 시화인 장미로 꾸며놓은 산책로와 운하를 가로지르는 3개의 인도교가 존재하고, 이는 시민들의 주요 경관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포항운하관 부근에서 크루즈를 타고 포항운하, 동빈내항, 송도해수욕장 등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해도동 내에는 포항시와 포스코, 지역상인회가 협력하여 먹거리 조성사업을 진행하는 새록새로(路) 거리도 있다.

  2022년 경북도 공모사업 선정으로 시작된 명품 먹거리 조성사업은 새록새로 상인회를 중심으로 포항시와 포스코를 포함한 민·관·기업의 협력으로 해도동 7080거리의 옛 명성을 되찾고자 시작되었다. 이는 상인 역량 강화교육, 대표 먹거리 컨설팅, 외식업소 핫플레이스 육성지원, 외부 조명 설치 등과 함께 외식특화거리 활성화사업 등을 진행해왔다. 곧이어 열린 품평회에서는 새록새로 거리 외식업소 대상 1대 1 전문 컨설팅 및 워크숍을 통해 개발된 대표먹거리 및 밀키트 제품의 소개와 시식행사가 이뤄졌으며, 거리의 주요 메뉴인 삼겹살과 지역특산물인 포항초를 활용한 시금치지, 문어숙회가 조화를 이룬 포항삼합, 그리고 함께 곁들이면 좋을 지역 쌀을 이용해 항아리에서 숙성시켜 만든 증류주인 새록새로주도 선보였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해도동의 특색을 가진 사업 및 상품이 필요하다. 학생들의 아이디어인 자염공장, 카페, 역사 체험관을 포함한 해도소금문화관 건축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인데, 이러한 것들이 다 함께 해도동을 특색있게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영남경제 2023년 12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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