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주둔 해병부대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포항에 살게 되면서 이곳에 해병부대가 있는 것을 알게 되고, 왜 여기에 자리 잡고 있지 궁금했었다. 해병대가 6.25전쟁에서 인천상륙작전 등을 수행하며 ‘귀신 잡는 해병’으로 알려져 있고 월남전 짜빈동전투 등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바를 알고 있었기에, 이들이 같은 도시에 자리함이 자랑스럽기도 했었다. 만일 ‘우리 땅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하는 일본 우익들의 허황된 주장따라 그들 해군이 독도를 공격한다면, 우리가 전면전을 피해 일본 본토 공격은 피하겠지만 우리 해병대가 ‘억울하게 되찾을 기회를 놓친 대마도’에 상륙작전을 펴고 점령할 수도 있겠구나 등 실행되기 힘든 상상을 펼치기도 했었다. 지금은 자유주의 국가인 일본과도 우호협력을 열망하며 지극히 평화주의자인 필자이지만, ‘육군 병장’으로 군필했고, 어릴 때부터 전쟁영화와 관련 역사물 읽기를 좋아하니 그러한 상상을 하게도 되는 것이다.
그후 해군항공단 소속 고교동기를 만나게 되어 인근에 자주 들리게 되며 해병대 이모저모를 들을 기회가 많아졌었다. 그는 해군이지만 파일롯으로서 훈련을 받았고, 그 분야 손꼽히는 실력자였다. 그래서 부대 인근에서 동창들이 만나 밥도 먹고 양포하기캠핑장에 초대되어 고무보트를 타기도 했었다. 그런 와중에 당연히 해병들도 만나고 부대 이야기도 듣게 된 것이다. 서울 등 다른 도시 방문 중에도 필자가 포항에서 왔다고 하면 자기가 해병대 출신으로서 포항에 근무했다고 소개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그들은 포항에서의 기억, 그들이 오르던 인근 운제산 천자봉, 수륙훈련장인 도구해변, 공수 낙하하던 연백평야 등을 언급하고 있었다.
우리는 보통 해병대 의장대의 모습을 유튜브 등을 통해서 자주 보는데, 절도 있는 동작 등에 의해 많은 이들이 열광하는 편이다. 근래에는 외국군 의장대들을 함께 방영하는 경우도 많기에 잘 비교되기도 한다. 현재 해병1사단 의장대는 아쉽게 해체되고 수도권에 위치한 해병대사령부의 의장대만 남아 있지만 필자만이 아니라 국민들 모두, 그리고 외국인들도 감탄해 마지않는 해병대 의장대의 모습이 포항인으로서 더욱 자랑스럽게 느껴졌었다. 그리고 필자가 재직한 대학이 연륜을 거듭함에 따라 적지 않은 수의 학생들이 해병으로 입대 및 제대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일반 병으로 포항이나 김포 등지에 근무했던 경우가 많지만, 해군장교로 포항에 근무하는 경우도 있었고, 해병장교로 근무하는 경우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 자주 접하던 기사가 해병대 체험에 관련된 것이었다. 해병대 캠프는 해병대가 주관하여 국민을 대상으로 건전한 국가관과 안보관을 확립하고, 참가자들의 협동심ㆍ단합력을 배양함으로써 미래우수자원의 해병대로의 지원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 1997년 전군 최초로 시행하여 현재까지 약 37,000여명의 수료자들을 배출한 대표적인 군 주관 캠프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지난 2020년 여름부터 코로나 확산에 따라 아쉽게도 2년간 시행되지 못했었는데, 2022년 여름 캠프부터 다시 시작되었다고 한다. 캠프기간은 보통 4박 5일인데, 참가대상은 중학생 이상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지원가능하며, 입소 전 상해보험 가입이 요구된다.
해병대의 7주간의 기초군사훈련 과정을 5일로 압축시켜서 진행하는 캠프로서 사격이나 총검술 등의 본격적인 전투훈련은 제외된다. 하지만 BS(고무보트 훈련), 암벽 L자형 레펠, 해안 뜀걸음 등등 내용은 해병대 훈련과 거의 같고, 마지막 전날 밤에는 그 유명한 붉은 명찰을 받는다. 외국인들을 위한 해병대 체험도 있는데, 그 예가 한동대 외국인 대학원생들과 국제경영대학원 동문들의 해병대 체험훈련이다. 2013년 5월 한동대 재학 중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 지원받는 외국인 대학원생 13명과 국제경영자과정 7기 14명이 해병대 1사단에서 병영문화 체험행사를 가졌었다.
해병대는 1950년 12월 20일 해병대 제1연대로 창설되었다. 1952년, 제1연대가 제5독립대대와 합병되어 제1전투단으로 재편성되었다. 1954년 2월 1일, 제1전투단을 제1여단으로 증편하고, 이듬해 1955년 1월 15일에 사단급 제대로 증편하면서 제1상륙사단으로 정식 창설되었다. 그리고 1959년 2월 26일 예하 제1연대를 제1임시여단로 편성하여 김포지역에 주둔시켜 서부전선 및 수도권 방어를 수행하게 하였는데, 1959년 3월 12일 경북 포항시로 이동하였다. 포항에는 제1해병사단, 해병 교육훈련단, 해병 군수단, 해병 항공단, 해군항공사령부, 그리고 해군포항병원이 있다.
한동안 필자는 전공이 ‘도시 및 지역계획’인 관계로 ‘해병대의 포항 주둔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 것인가’ 등에 관한 질문을 많이 받고 있었다. 어떤 이들은 부대 주둔이 도시발전에 방해가 되니 이 방대한 지역의 좀 더 나은 개발을 위해 이전을 거론하는 이들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필자는 이들의 주둔함으로 인해 얻는 긍정적인 요소들로 반박하기도 하는데, 1) 이들과 딸린 식구들로 인한 인구증가 및 경제활동 공헌, 2) 많은 이들이 젊은 시절 한때를 포항에 머물렀던 인연으로 인한 포항을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증가, 3) 해병병영체험, 해병페스티발 등으로 인한 포항시의 또 하나의 브랜드 효과 등이 맞바꿀만한 것 없는 중요한 요소들이라고 본다. 지역의 해병대 사랑과 해병대의 지역 사랑이 끝없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대경일보 2023년 6월 25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