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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닝 이야기

구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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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닝 이야기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조닝(Zoning)하면 ‘용도지역·지구’ 등으로 번역하고 있을 것이다. 이는 토지이용(Land Use)을 실현하기 위한 툴(Tool)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보통 미국의 경우에는 토지이용이 주거지역(R), 상업지역(C), 공업지역(I) 등으로 나뉘는데, 주거지역은 밀도 내지 용적율에 따라 R1, R2, R3 등으로 나눈다. 우리나라도 비슷하게 토지이용계획 상의 주거지역을 1종, 2종, 3종 등으로 나누는 등 미국 등 나라들과 비슷하기는 하지만, 자세히 살펴본다면 각 나라와 도시들이 상황에 따라 좀 다르게 지정하는 것들도 많다.  

  과거에는 조닝이나 도시계획이라는 개념이 없었다. 자연 속에 각자의 재산, 위치 등에 따라 집을 짓고 마을을 이루며 살아왔었다. 물론 그때도 외적의 침입을 대비하거나 바람과 물의 흐름 등 고려하는 법칙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차차 인구가 많아지고 도시로 집중하게 되면서부터 도시계획과 조닝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주거며 상업지역 등이 필요하니 용지확보가 필요하고, 도로가 뚫려야 하고, 물, 전기, 쓰레기 처리, 의료, 교육 등 각종 서비스시설이 효율적으로 배치되어야 하니 도시계획이 필요하게 되었고, 용도 간의 마찰을 줄이려다 보니 조닝이 생기게 되었던 것이다. 도시계획의 역사를 그리스·로마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이들도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근대화된 도시계획은 20세기 초 ‘워싱턴 DC’나 ‘시카고’를 보아야 할 것이다. 그 당시의 도시계획은 크고 아름다운 도시를 만드는 것이었다. 도시를 아름답게 조성하기 위해 거대한 계획들을 세웠고 그러한 도시가 사람의 피를 끓게 하고 기쁨을 준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때 사조를 ‘도시미화운동’이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하지만 도시는 아름답거나 효율적이기만 해서는 않되는 것이다. 도시에는 다양한 전통과 언어를 가진 이들이 살고 다양한 소득계층이 살고 각자의 재정 능력도 다르기에, 다양하고 복합적인 도시계획을 하게 되고, 이는 역사와 전통, 소수그룹들의 문화, 부자만이 아니라 가난한자, 지역의 기후와 지형 등에 따라 다양한 계획들이 세워져야 한다고 보는데, 19~20세기의 역사가 흐르고 다양한 경제 및 사회적인 변혁과 사건들이 발생함에 따라 그러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었다.  

  조닝의 시작은 근대화되어가는 도시에 다양한 용도와 활동들이 집중되어 있기에 도심은 매우 혼잡하고 잠들기 힘든 도시가 되었는데, 특히 공장의 소음과 내뿜는 연기 때문에 주거지의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주거지를 공장지대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조닝이 태동된 것이다. 가장 근대적인 조닝은 2016년 제정된 ‘뉴욕시티 조닝’이다. 그후 연방정부와 각주에 조닝제정을 위한 기본법(Zoning Enabling Act)들이 만들어지고 각 지자체들이 조닝을 제정하게 된 것이다.

  또한 조닝이 신도시가 아닌 이미 발달된 도시에 적용하려 하니, 예를 들어 주거전용인 R1지역에 상업시설 내지 소규모 공장이 있다면 주인들의 요청에 의해서, ‘가족비지니스로 3대째 이어오는 가업이다’ 등의 이유에 의해 ‘점 조닝(Spot Zoning)’이 부여되기도 하는 것이다. 또한 도심이나 역세권을 중심으로 하여 ‘혼합조닝(Mixed Use Zoning)’이 허락되기도 한다. 이는 환경친화적인 도시구조형성을 위해 ‘네트웍 압축도시(Network-Compact City)’의 도심이나 부도심 등 역세권 해당하는 지역의 밀도를 높이고 다양한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 부여되는 것이다.

  요즈음 중요성을 띄는 것이 지구단위계획이다. 이는 수퍼블락계획으로서, 기존의 도시계획을 무시하고 큰 지역을 나름대로 개발하는 미국의 PUD(Planned Unit Development)와 유사한 개념이다. 이는 한국과 같이  도시가 크게 발전하고 주민들도 소득이 높고 많은 이들이 좀 더 나은 주거환경을 원하고 있기에 이러한 계획이 탄생한 것이다. 도시계획가와 건축가들이 수퍼블락 내의 기존 도시계획도로 등과 관계없이 나름대로의 주거, 상업시설, 문화시설, 체육시설, 녹지대 등을 특색있게 조성하는 것이다. 국내법을 본다면 지구단위계획은 도시계획 수립 대상지역의 일부에 대하여 토지이용을 보다 합리화하고 기능 증진 및 미관 개선을 통해 양호한 환경을 확보함으로써 그 지역을 체계적ㆍ계획적으로 관리하기 위하여 수립하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의한 도시관리계획의 한 유형이다.

  일반적으로 지구단위계획은 도시지역 내 용도지구, ‘도시개발법’에 의한 도시개발구역,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의한 정비구역, ‘택지개발촉진법’에 따른 택지개발지구, ‘주택법’에 의한 대지조성사업지구 등의 지역 중에서 양호한 환경의 확보나 기능 및 미관의 증진이 필요한 지역을 대상으로 계획을 수립한다. 지구단위계획구역에서는 건축물의 용도, 종류, 규모 등에 대한 제한을 강화 또는 완화하거나, 건폐율과 용적률을 강화 또는 완화할 수 있다. 또한 ‘건축법’에 의한 대지 안의 조경, 공개공지 등의 규정, ‘주차장법’에 의한 부설주차장 규정 등을 완화하여 적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게 되면 사업성 보장을 위해 고층아파트 건설 위주의 사업들을 진행하는데, 이는 지구단위계획이 추구하는 최적의 결과가 아니다. 다양한 주거, 상업, 그리고 문화시설들이 다양한 형태의 건물과 공간들로 이루어져야 함이 맞다.

대경일보 2023년 6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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