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국사 인근 K 호텔에서

불국사 인근 K 호텔에서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경주에서 열린 1박 2일 세미나에 참석했다. 이번에는 자주 가는 보문단지가 아닌 그곳에서 좀 떨어진 불국사 인근 호텔이었다. 코로나사태도 풀려가고 봄이고 휴일이 겹치니 자주 가던 호텔 예약이 잘 되지 않았던 탓이다. 하지만 자리를 옮긴 덕분에 우리 참가자들은 좀 더 다른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어 좋았다. 토함산 기슭에 자리 잡은 이 호텔은 경치가 아름다워 주변을 산책하기 좋았으며, 시간상 생략했지만 중탄산나트륨 온천물이 지하 453m에서 분출되는 사우나가 있고, 9홀·18홀 골프코스 및 연습장을 지니고 있다.
  학교에서 정오 조금 넘어 출발했는데, 보문단지보다 15분은 더 걸려서 오후 1시 20분경에 도착할 수 있었다. 비는 오지 않았지만 약간 흐린 날씨에 날씨가 좀 쌀쌀하게 느껴졌다. 이 호텔은 보문단지 개발 보다 좀 더 일찍 세워진 것 같은데, 넓은 산야에 키 큰 소나무와 대나무 숲에 둘러쌓여 있었다. 약간 언덕 위에 위치한 호텔 건물 앞에 도착하니 이용 가능한 주차공간이 별로 없었지만 다행히 차를 세우고 호텔 안으로 들어섰다. 이곳은 지하주차장이 없고 약간 아래쪽에 넓은 2~3주차장이 존재한다고 한다.
  7층에 자리를 잡고 밖을 보니 모두 숲이면서 건물 뒤편으로 아름답게 정원이 꾸며져 있고 여기저기 골프코스 잔디가 내다보인다. 호텔이 오래되다 보니 호텔 방이며 시설들이 약간 ‘올드패션’이기도 하다. 로비에 그림이며 조각들이 불교적인 색채를 띄고 있고, 나중에 걷다 보니 앞뒤 정원들도 불교 조각들이 많은데, 아마 주변에 불국사와 석굴암이 있는 탓일 것이다. 골프객들이 아니라면 이러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분들이 찾는 호텔일 것 같다.
  곧바로 2시 15분부터 1층 회의실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해서 저녁 7시반이 되어 끝이 났다. 우리는 2층 식당으로가 식사를 했다. 한식인데 쇠고기 찜과 샐러드가 주메뉴라고 보아진다. 우리는 식사후 주변을 산책했다. 어두운 밤이지만 비탈길로 내려가니 식당에서 바라보이던 여러 빛깔 나무 모양의 커다란 전등들이 서 있는 정원에 도착했다. 의외로 호텔건물이 거대하고 높다. 정원의 이 많은 전등들도 아마 사찰 행사시 길가에 줄지어 걸어 놓는 등불들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 같다. 중앙에 큰 유리건물이 있고 그안에 커다란 돌조각이 전시되어 있는데, 커다란 옥돌을 중간을 파내어 정교하게 조각한 부처와 사찰의 모습이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야외 이곳저곳과 건물 안에 거대한 ‘트랜스포머 로봇 (Transformer Robot)’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이는 어린이들의 흥미를 끌기 위한 것일 수도 있지만 호텔주인 누군가가 이것들을 매우 좋아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본다.    
  비탈길로 골프객들이 골프장으로 내려가는 데 골프채며 물건들을 실은 카트가 따라가고 있다. 로봇같이 조정되는 AI전동카트이다. 함께 간 미국인 교수 부부가 감탄하는 눈치이다. 우리는 좀 더 비탈길을 오르내리며 불이 환하게 밝혀진 골프장 이곳저곳을 구경도 하고, 길가에 높게 자라난 대나무들을 구경도 했다. 이 지방에는 ‘왕대’가 드문 편이고 대개 예전에 화살 만들던 ‘이대(Arrow Bamboo)’가 많은데, 이곳에는 왕대가 높게 자라나고 있다. 여기저기에 멋진 골프복차림의 남여 골프객들이 보인다.
  다음날 일찍 일어나 우선 2층 부페에서 장시간 식사도 하고 커피도 두어잔씩 마시며 환담을 하다가 10시45분 부터 세미나에 참석했다. 시작이 11시인줄 잘못 알고 10시 45분경에 세미나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사회를 보며 세미나를 시작했다. 본 세미나의 주제는 \’Urban Planning, Sustainability, and Technology (도시계획, 지속가능개발, 그리고 기술)\’이었다. 첫날 주제는 Bio-Tech & AI (생물공학과 인공지능), Sustainabilty & Numerical Analysis (지속가능한 개발과 전산수치분석), 농업연구센터 입지 및 건물계획, 백신 생산을 위한 무균실 설계, 포항의 도시재생이었고, 둘째 날은 Development and Disputes (개발과 다툼), ChatGPT & 응용, 친환경적인 전력생산방안, 그리고 한국의 특별법에 의한 도심공원개발이었다.      
  이번 세미나는 네팔의 카트만두공과대학과 한동대 유니트윈팀이 공동주최하는 세미나로서 매년 두어 차례씩 진행되는 것이다. 또한 이 세미나를 시작으로 교환방문, 공동현장조사, 공동교육프로그램 진행, 공동연구 진행 등이 개발도상국 지원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다. 물론 연구 및 교육기자재, 전공도서 등도 지원하고 교수들의 새로운 주제 강의를 한학기씩 지원하기도 한다. 한동대는 이 ‘유네스코 유니트윈 프로그램’에 초창기부터 주요 멤버로 참여하여, 지난 15년간 사업이 개발도상국 15~20개국에서 10여개 팀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나름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 교과부와 외교부의 지원으로 시작된 개발도상국 지원사업인데, 이는 국제화를 표방하고 가난하고 헐벗은 사람들을 돕고자 하는 한동대의 개교 이념과 잘 맞아서, 초창기부터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다른 대학들을 많이 초빙하고 있다. 그리하여 교내에 여러 팀을 조직하고 매년 교수와 학생들이 참여하여 각팀에 선정된 나라와 지역을 방문하며 그곳의 대학, 정부기관, NGO 등과 협력하여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의 기업들을 참여시키고자 노력도 한다. 그 나라들은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남아메리카 등지의 여러 나라들로 구성되고 있다. 우리는 우선 그 나라를 직접 경험하며 배우고자 노력하며, 그 나라와 지역의 문제는 무엇이며, 발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 것인지 함께 정책방향을 고민하고 공동사업을 진행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대경일보 2023년 5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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