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 홈리스 이야기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 홈리스 이야기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미국 대도시에는 어느 중심가든 집 없고 직업 없어 길거리에서 노숙하는 홈리스(Homeless)들이 존재한다. 물론 어느 사회든 홈리스는 존재할 수 있고 우리 한국이 경우도 마찮가지라고 본다. 다만 눈에 잘 보이지 않기에 서울역 인근 지하도 등에서 집중된 노숙자(露宿者) 내지 부랑인(浮浪人)들만이 홈리스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나 홈리스에 해당할 만한 인구는 더욱 많을 것이다. 자본주의사회에서 빈부격차가 존재함은 사실이고, 직업을 잃거나, 파산하는 등 여러 문제들로 인해 홈리스가 크게 존재할 수 있다.

  30년 전 로스앤젤레스 시정부에 근무하며 다운타운 스키드로우 지역에 많은 홈리스들이 모여 사는 것을 자주 보았고, 그 이후로도 가끔 인근을 지나며 그들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근래에는 다운타운에서 좀 이격된 도심인 맥아더파크나 코리아타운 인근에도 홈리스들이 많아지고 있었다. 다운타운 스키드로우의 경우는 많은 홈리스들이 길가 한 블락 정도에 텐트 등을 치고 집중적으로 모여있으며, 다른 지역들의 경우에도 길가에 여기저기에 텐트를 치고 있는데, 과거 30~40년전에는 버려진 대형상자 골판지 등을 이용해 지극히 조악한 쉴 곳을 만드는데 비해 좀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준다고 생각된다. 필자가 코리아타운에 갔다가 운전해오는 중 만나는 실버레이크 지역에는 비바람을 피하기 위해서이기도 하겠지만 후리웨이 등 고가도로 아래에 자리잡은 홈리스들을 볼 수 있다.  

  2022년에 실시된 전수조사에서 LA 카운티 전역의 노숙자 수는 총 6만9,144명으로 나타났다. 그중 스키드로의 노숙자는 총 4,402명이었는데, 이중 60%가 셸터가 아닌 길거리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했다. 노숙자들의 약 40%가 심각한 정신질환이나 약물 남용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실제 수치는 이보다 더 높을 것이라고 한다. 물론 경제적인 문제가 이들을 밖으로 내몬 가장 큰 이유라고 보지만, 가정폭력, 알콜중독, 사회부적응 등 다른 문제들도 많을 것이다.

  우리는 흔히 정부가 왜 이들에게 주택을 제공해주거나 생계수단을 마련해주기 위해 직업훈련 등을 시키지 않는지 궁금해하기도 한다. 정부가 그러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것은 아니나 쉽지 않을 것이다.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파산을 하거나 직업을 잃는 이들이 한두명이 아니며, 정부가 이들 모두에게 혜택을 줄 만큼 재정이 충분한 것도 아니며, 아주 다양한 상황을 지닌 이들 모두를 파악하기에 행정능력이 충분한 것도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이들에게 호텔 등을 제공해줄 수도 있고, 정신적 육체적 문제를 지닌 이들을 좀 더 적극 상담해주면 좋을 것이다. 분명 이들 중에는 가정폭력 등에 의한 가출, 알콜중독 등으로 인해 사회에 적응 못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인데, 이들에 대한 행정력을 보여주지 못함이 문제인 것이다.
    
  인터넷에서 보고 알게 된 것이지만, 한동안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에 한국인 여성 홈리스가 있었다. 분명 이곳에는 이들에게 음식을 제공해주는 정부기관이나 NGO가 있고, 한인 목사님들도 이들을 돕고자 애쓰는 분들이 있음을 알고 있다. 사회복지 담당의 한국인 복지사가 그분을 만나려 노력하고 도우려 했다지만 그분은 일년 이상 그곳에 머물고 있었는데, 갈수록 몸이 쇠약해짐이 않타깝다고 했었다. 물론 동양인 여성으로서 어려움이 더욱 있었을 것이다. 또한 사례는 워싱턴DC로 한국인 30대 초반 두 자매가 도심에서 몇 년째 홈리스 생활을 하는 것이었다. 이들은 남의 관심을 받거나 도움 주려는 것을 거절하고 있었는데, 이들은 약간 철이 든 7세 전후에 함께 미국에 입양되어 살다가 어떤 문제로 고교때쯤 가출한 것 같은데, 모든 게 여의치 않아 홈리스가 된 것 같았다. 이들은 한국으로 되돌아가고 부모 만나기를 막연하게 기다리는 것 같은데, 이도 한 목사님이 어렵게 만나서 알아낸 것이다.

  이같이 심각한 홈리스 문제를 해결해가기 위해서는 주택과 경제적인 지원도 필요하겠지만, 이들을 상담하고 치료해줄 기관과 상담사들이 더욱 많이 필요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는 경제문제, 주택문제만이 아니고 그 사회의 교육문제, 가정문제, 직업교육문제 등이 모두 망라되어있는 것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실직과 이혼, 가족의 사망, 건강문제 등으로 갑자기 거주지를 잃고 노숙자로 전락한 50세 이상 연령층이 늘어나고 있으며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꼭 정신적 질병이나 학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고 월세가 올라가 거리로 내몰리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미 펜실베이니아대는 지난 30년간의 인구자료를 근거로 연구한 결과 노숙을 경험한 65세 이상의 미국 인구가 2030년에는 4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사회보장연금의 월평균 지급액은 1,658달러(약 207만원)이지만, 고령 노숙자의 상당수는 근속 연수가 짧고 상대적으로 수입이 적기 때문에 평균보다 훨씬 적은 돈을 받는다. 미국에서는 65세 이상 중 자산이 거의 없거나 연금수당을 받을 만큼 충분한 기간 일을 하지 않은 이들에게 매월 841달러(약 105만원)의 저소득층 생활보조금(SSI)을 주지만 이 돈만 갖고는 웬만한 지역에서는 월세를 얻기 어렵다. 따라서 로스앤젤레스로 부터 뉴욕에 이르기까지 주요 도시의 정책 입안자들은 점점 더 늙고, 건강은 악화되고, 치솟는 임차료를 감당하지 못하는 베이비붐 세대를 수용하기 위한 묘안을 짜내려고 부심하고 있다.

대경일보 2023년 2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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