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인과 구르카 용병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구르카는 네팔 중부에 있는 도시인데, 네팔왕국이 시작된 도시로 알려져 있다. 구르카를 중심으로 주변의 제후국들이 합병되어 현재의 네팔이 형성되었는데, 이 네팔왕국의 형성에 기여한 구르카군은 그 용맹함이 전 세계에 알려졌고, 영국, 인도, 싱가포르 등에서 자국 군대에 구르카용병을 고용하여 전투력을 보강하고 있다. 1800년대 초 네팔과 군사적으로 대립했던 영국은 구부러진 모양의 네팔 전통 칼인 쿠크리를 사용하는 구르카군의 전투력을 발견하고, 19세기 중반부터 구르카 군대를 고용하여 현지의 부족한 군사력을 보충하기 시작했다. 구르카 용병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영국군의 일부로 일본군과의 전투에 파병된 이래, 그리스와 시리아 등 영국의 해외 전선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었다.
네팔에 자주 가는 필자로서는 네팔사람들 만이 아니라 구르카 용병들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 네팔은 히말라야산맥 기슭에 위치하여 잘 알려졌고, 등반인들을 도와 고산지대에 사는 네팔인들이 셀퍼로서 함게 등반함으로도 잘 알려졌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네팔인 노농자들이 와 있는데, 이 나라가 아직 매우 가난하기에 직업을 구할 수도 없고 임금도 매우 낮아서 다른 나라에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다. 구르카 용병도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그 명맥이 유지되는 것이 이들의 강인함에도 있지만 아직 나라가 발전되지 못하고 빈곤함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네팔은 작아 보여도 우리 한반도 1.5배 크기의 영토를 지니고 있다. 인구는 3,000만이 좀 넘는데 하나의 민족이 아니고 크게는 30여 종족, 좀 더 자세히는 120개의 종족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인도인 같은 사람, 파키스탄인 같은 사람, 혹은 티벳인이 같거나 한국인과 비슷해 보이는 이들도 있는 것이다. 이들 중에는 힌두교와 불교가 뒤엉킨듯한 종교인들이 많고 기독교인들도 5% 미만 있다고 하는데, 신앙심이 매우 깊어 매일 아침 촛불 앞에 기도를 하고, 각종 종교의식에는 많은 이들이 참석한다. 기독교회의 경우에도 사람들이 자주 모이며 예배가 보통 2~3시간 계속되는 것을 보았다. 또한 많은 나라를 여행해본 필자의 경험으로 보아도 이들은 매우 순수하며, 가난함에도 의젓한 것 같다. 하다 못해 카트만두 트리브반국제공항에 입국할 때부터도 다른 주변나라와는 다른 젠틀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언급한 구르카 용병은 전통적으로는 네팔 산간지방 사람들로 이루어져있는데 체트리(타쿠리), 머거르 등 구릉의 사람들이 영국과 맞서 싸운 원조 구르카이다. 오늘날 구르카는 모든 네팔의 부족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보면된다. 원래 영국은 각지의 식민지에 현지인으로 구성된 외인부대를 창설해 유지해 왔으나, 인도 및 홍콩, 아프리카 등 자국 식민지를 독립시켜주는 과정에서 대부분 해체되었다. 그러나 오직 구르카 용병 부대만은 해체하지 않은 채 지금도 존재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도 영국 육군의 일부로 정글 등지에서 일본군을 기습하여 큰 손실을 입혔으며, 유럽과 아프리카 일부에서도 활약했다. 영국을 상대로 전쟁을 벌인 나라들은 모두 이들을 두려워하게 된다. 포클랜드 전쟁 때는 일부 아르헨티나 육군 병력들은 구르카 부대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그냥 항복하거나 도망쳐 버리기도 했다. 1990년대 후반 파키스탄과 국경분쟁에서 인도 육군 소속 구르카병들이 파키스탄 육군과 대적하여 이름을 날렸다.
구르카 용병이 되기 위해 많은 네팔 젊은이들이 수백 대 일의 경쟁을 뚫기 위해 수년간 노력을 하는데, 가장 대우가 좋은 영국군이 되지 못하면 인도나 싱가포르의 용병으로 지원하게 된다. 외국의 용병으로 근무했던 구르카 군인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고향에 돌아오면 교사나 지역사회 지도자로서 서구 사상이나 기술을 전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2개 대대 규모의 구르카 용병을 운영하고 있는 영국과 대규모의 구르카 용병 부대를 운영하는 인도에 이어 싱가포르 경찰도 구르카 부대를 고용, 운영하고 있다.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 경비를 싱가포르 경찰과 함께 구르카 용병이 담당한다고 보도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오늘 이러한 주제로 토론을 진행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발전해 나가는 과정에서 인종적으로 일부 연결이 되기도 할 네팔과의 네트워크가 매우 중요함을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이다. 우선 인구도 많고 교육을 중시하므로 비교적 잘 배운 이들도 많고 영어도 잘하는 편이다. 땅도 좁고 인구도 줄어들어 노동력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이들과의 네트워크가 중요하다고 본다. 지금과 같은 제조업 노동자들 뿐만 아니라 IT 등 엔지니어링 분야에도 협력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본다. 미국 첨단분야 발전에 인도인들이 많이 공헌하는 것처럼 우리나라도 네팔인 고급인력들을 활용하면 좋겠다는 것이다. 물론 한국-몽골-카자흐스탄, 한국-네팔, 한국인 동포 네트워크 모두 중요하다고 보나, 네팔인들이 좀 특별한 이유가 다른 이들에 비해 겸손하고 열심히 일하고 고학력이 아닌 고실력자들이 잘 양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장래에도 대군을 유지해야할 이유가 존재하고 군대의 징병/모병이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면 구르카 용병을 모집 활용해야 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네팔이 지금처럼 못사는 나라여야 하고 우리나라가 크게 잘사는 나라이어야 할 것은 당연하다. 현재로서는 속단하기 힘든 이야기인데,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상황을 걱정하며 잠시 이러한 생각을 해본 것이다.
대경일보 2022년 12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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