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경주 통합과 네트워크 도시를 논하자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많은 이들이 포항-경주의 연계발전 내지 통합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사실 이 지역 사람들이 자주 언급하고 있는 이슈이다. 많은 이들이 원하기도 하지만 지난 수십년간 별 진전이 없는 사안이기도 하다. 이 같은 주제로 ‘경주학 심포지엄’이 경주 보문단지에서 열렸었다. 우리나라의 광역행정구역 조정은 1960년대, 노농통합시 등 기초지자체들의 행정구역조정은 대부분 1990년대에 이루어졌고, 그 이후로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될 것이다. 현재의 도나 시군의 경계도 그냥 정한 게 아니고, 물리적 요소만이 아니라 다양한 역사/경제/사회적인 요소들을 참조하여 결정한 것이고 많은 세월 속에 잘 정착하고 있다고 본다. 다만 새로운 산업단지, 항만 등의 발달, 혹은 수도권 도시들처럼 인구가 늘어나고 새로운 교통로가 개설되어서 일부 조정이 필요한 곳도 있을 것이고, 규모의 경제달성을 위해 두 도시가 통합되기를 원하기도 하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광역권, 초광역권 등에서의 네트워킹을 언급하는데, 글로벌화된 시대에 이러한 다양한 네트워킹이 우리 도시들에 필요한 것이고 당연히 다각적인 추진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눈에 보이게 실현되어 있던 것들은 ‘투윈시티(형제도시)’와 ‘네트워크 도시’ 정도이다. 또한 역사적으로 많은 연구를 하는 것들이, 예를 들어, 서울과 경기도 지역에서 어디까지가 수도권이냐? 도농통합시에서 어디까지가 도시화지역이냐 등을 따지는 것이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지역의 인구/고용/산업/소득/통근패턴 등등이 달라질 것이고, 이를 종합적으로 판별하기 위한 지침요소 및 연구방안이 필요할 것이다. 물론 미국과 같이 ‘네이버후드(동네)’ 단위의 ‘센서스트랙’이 존재하고 이를 기본으로 통계자료가 발표된다면 좀 더 세밀하게 그 변화를 파악할 수도 있을 것이나 우리는 시군 단위로나 필요한 자료를 얻을 수 있음이 유감이다.
이같이 우리가 지역을 나누거나 행정구역의 경계 결정 등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행정구역과 생활권을 일치시키기 위해서이고, 행정서비스 등을 좀 더 잘 공급하기 위해서라고 본다. 물론 센서스트랙이 존재한다면 좀 더 세밀한 지역분석도 가능할 것이다. 아무튼 연계든 통합이든 분리든 어떤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이는 이미 언급했듯이 물리적요소, 시장범위, 전통문화, 서비스효율성 등을 고려하고 시민들의 의견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가 요즈음 흔히 언급하는 해오름동맹 포항-경주-울산을 생각해 보자. 이 세 도시의 네트워크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이는 ‘네트워크 도시’와는 다른 것이다. 포항과 경주의 입장에서는 울산과 평행적인 네트워크라면 좋겠는데, 위계적인 네트워크가 형성될 가능성이 크므로 걱정들을 하고 있는 것이다. 분명 울산 중심의 도시권이 형성되고 경주와 포항은 위성도시로 변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꼭 나쁘다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두 도시가 정말 어렵다면 생존을 위해 큰 도시의 체계속에 위계적으로라도 연결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포항과 경주는 네덜란드의 ‘란스타드’ 같은 평행적이고 상호보완적인 네트워크 도시를 원하는 것이다.
포항과 경주는 모든 면에서 네트워크 도시가 될만한데, 두 도시 이외 없으므로 투윈시티라고 부를 수 있겠다. 하지만 문제는 포항-경주 모두 선언적일 뿐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 수십년 두 도시의 통합을 이야기하고, 두 도시를 중심으로 부시장급 및 전문가들로 구성된 ‘형산강협력위원회’ 등이 없었던 게 아니나 협력 이 수월치 않았다고 본다. 사실 두 도시의 네트워크 작동을 위한 시작이 여러 발표자들이 언급한 것처럼, 먼저 형산강을 중심으로 한 공동의 수질 및 생태보전, 생태습지 개발, 관광루트 개발, 중간권역의 TOD(교통거점)개발 등일 수 있다고 보며, 포항·경주공항, 영일만항 등의 활용을 위한 협력, 두 도시를 연결하는 교통망 및 대경권 광역교통망 향상 등이 또한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이미 언급했듯이 두 도시의 도시기본계획에 이러한 사항들이 반영되어야 하고, 또한 공통의 중장기계획이 세워져야 할 것이다. 이래야 두 도시가 네트워크 도시 내지 투윈도시로 발전하고 장기적으로는 하나의 통합도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투윈시티의 예는 미국의 세인트폴/미니애폴리스 이외에도 매우 많다. 필자는 미국에 꽤 오래 거주하면서 학군, 에너지공급, 상수도 공급, 하수도 처리 등 각 서비스 권역경계가 지자체 경계와 많이 다름을 잘 알고 있다. 이는 일치시키면 좋을 것 같지만, 원래 이런 식으로 형성되어 조정이 쉽지 않으므로 그냥 전통을 고수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런대로 잘 운영이 되는 것도 사실이고 필요에 따라 합동회의가 없을 수 없다고 본다. 또한 필요에 따라 광역적인 도시연합체, 예를 들어 SCAG(Southern California Association of Governments) 같은 기관이 형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광역적으로 처리해야 할 사안들, 예를 들어 광역교통망 구축, 대기오염 저감, 폐수처리 문제 등에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행정기관이라기 보다는 ‘위원회 성격’ + ‘대개 연구원들로 구성된 연구기관의 성격’이 큰 것도 사실이다. 결론적으로 경주와 포항은 네트워크 도시로서도 좋은 대상이라고 본다. 같은 경북도이고, 가까운 거리이고, 동일생활권 내지 동일 문화권이라고 볼 수 있고, 각자 어느 정도 규모에 각자 특성있는 산업을 지니고 있다. 이 두 도시의 연계된 발전 내지 통합을 위해서 우리는 좀 더 네트워크 도시에 대해서 연구하고 이를 두 도시의 도시기본계획에 이를 반영하고 두 도시를 아우르는 중장기계획이 상위계획으로 세워져야 한다고 본다.
대경일보 2022년 12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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