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이 좋은 이유

포항이 좋은 이유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몇 년전 ‘포항이 좋은 50가지 이유’라는 제목의 칼럼을 지역신문에 게재한 적이 있다. 이는 과거 필자가 거주하던 로스앤젤레스를 대상으로 한 유명 작가가 ‘로스앤젤레스가 좋은 100가지 이유’라는 제목의 칼럼을 본따 썼던 것이다. 그때 100가지를 골라내기가 좀 버거워서 50가지만 찾아내었고 그중 집중적으로 10가지 정도를 크게 설명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서울이나 부산 등 대도시라면 100가지 이야기가 가능할 것이라고 보지만, 중소도시에서는 그러기에는 좀 억지스러움이 있다고 해야 할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50~100가지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고 5~10가지라도 차별화된 특징이 있고 이를 멋지게 그려냄이 중요한 것 같다.

  오늘 다시 이러한 주제를 꺼내게 된 것은 이번 여름을 지나오며 때아닌 우기와 태풍을 맞기도 하면서 우리 산천의 아름다움을 다시금 느껴보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이기는 하지만 필자는 미국에도 다녀오고 몽골에도 다녀오면서 이 나라들의 풍경을 잘 지켜볼 수 있었다. 물론 코로나 사태 이전이라면 1년에 4~5개 나라를 방문함이 일상이었으나, 지난 2년여는 그러지 못했었다. 물론 국내에서도 예전과는 빈도는 줄어들었지만, 서울에 다녀오며 포항역에서 서울역까지 KTX창문을 통해 우리나라의 산천을 잘 느껴볼 수 있었다. 간혹 차를 몰아 포항에서 영천 거쳐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충북 단양이나 강원 원주까지 여러 차례 왕복할 기회도 있었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함이 특징이라 철마다 산야가 다른 색깔의 옷을 갈아입는다. 경부선 상의 풍경들이 완만한 산야라면 중앙고속도로에서 마주치는 충북과 강원지방은 산들이 우뚝우뚝 높다랗고 경사 급하게 솟아있으며 길게 산맥으로 연결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리 산천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푸르름이다. 봄의 옅은 녹색으로부터 짙녹음까지, 단풍든 모습에서부터 겨울 흰눈 속 푸르른 소나무 숲까지 사진이나 비디오 녹화로 남겨두고 싶은 풍경들이 많다. 우리에게는 당연한 듯 익숙하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찾기 힘든 풍경일 수도 있다. 물론 고향의 모습을 가슴에 품고 사는 게 인간이라서 예를 들어, 몽골 ‘고비사막’이나 시베리아 ‘오미야콘’을 고향으로 둔 사람들에게도 그 고향이 기억 속에 아름답지 않을 수 없다고 보며, 필자에게도 이 같은 감상이 포함되지 않았다 보기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요즈음 한류 바람이 세계를 향해 불며 우리나라 도시들의 발전됨, 질서, 안전, 깨끗함 등이 잘 알려지고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찾아오고자 하는 곳이 되고 있는데, 이를 좀 더 보완·설명하고 이슈를 일으킴이 중요할 것 같고, 더구나 한국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내 사는 포항의 모습을 다시 한번 멋지게 설명하고 싶었다.  

  이 아름다운 한반도 남동해안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곳이 포항이다. 아시다시피 포항은 해안도시이자 항만도시이고, 도시와 농촌을 품은 도농통합시이고, 글로벌 철강산업과 R&D의 첨단산업도시이면서도, 아름다운 해변, 높은 산과 넓은 들을 지닌 곳이다. 필자는 포항의 북구 부도심에 살고 있고 약간 떨어져 직장인 한동대가 있는데, 여기서 5분만 운전해가면 널따란 바다이다. 푸른 바다에 흰 파도 이는 이곳에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서핑장소가 연이어 있다. 자주 이곳에 나서 바다도 보고 서핑객들도 보며 작은 배를 타고 외곽 방파제로 나가는 낚시꾼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물론 주변에는 횟집도 있지만 주변으로 칠포, 월포 등 백사장 넓은 해변으로 연결되며 아름다운 카페들도 많다. 이곳에 많은 이들이 찾는 것은 카페들이 멋진 건물에 맛좋은 커피와 차들을 제공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름답게 조망되는 바다, 세게 약하게 불어오는 해풍, 그리고 발아래 철썩이는 파도소리 때문이다.  

  포항에는 보기 드물게 도심해변인 영일대해수욕장이 있다. 도심에 바로 면한 해수욕장은 부산 해운대 말고는 거의 없는 것 같은데, 해변이 아주 아름답고, 2층 한옥스타일의 정자가 바다로 길게 나간 피어 위에 세워져 있다. 요즈음은 이곳에서 요트, 수상오토바이 등을 즐기는 이들도 많다. 주변에는 조개구이를 비롯한 음식점들과 전망 좋은 카페들이 많고 숙박시설도 많이 생겨났다. 주변에는 추상적인 모습의 ‘스카이워크’가 있고 수많은 갈매기 떼들이 찾아온다. 아름다운 동빈내항을 건너면 역사 오랜 해송단지가 있는 송도해변이 나온다. 지금은 말끔히 정비된 곳으로 오른편에 포스코의 시설물들이 보이고 바다전망이 탁 트인 곳으로 영일대해수욕장과 높다란 다리로 연결되며 새로운 발전이 기대되는 곳이다.

  이같이 아름다운 해변들을 도심에서부터 수없이 끼고 있는 포항은 앞으로 영일만항이 활성화되고 환동해권 내지 동북아 크루즈가 가동하게 되면 더욱 브랜드화된 장소로 알려질 것이다. 큰 도시의 복잡함이 없으면서도 중간크기의 그러나 포스코, 포스텍, 한동대, 그리고 국제적인 연구소들이 있는 글로벌 기능을 지닌 도시로서, 의료시설이 잘 갖추어지고, KTX와 비행기가 서울과 연결되는 도시로서 많은 장점을 지녔다고 본다. 우리가 좀 더 준비해야 될 것이 있다면, 영일만항 크루즈와 포항경주공항 항공노선개척을 중심으로 포항은 포항권역의 중심으로서 이웃의 경주, 영덕, 청송, 울진, 울릉 등을 네트워크해서 함께 지역관광브랜드를 개발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국내외 관광객들과 비즈니스 및 학술회의 참석자들이 대거 이 지역을 찾는 것이다. 또한 러시아, 일본, 혹은 홍콩사람들이 이 지역에서 휴양, 교육, 관광 등을 목적으로 혹은 거주목적으로 장기체류 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면 좋겠다.    

영남경제 2022년 9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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