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경제 관련 토론

수소경제 관련 토론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올해도 한동안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는데, 그런대로 일상을 유지했던 것은 에어컨이 있기 때문이었다. 집에서도, 사무실에서도, 그리고 차를 타고 다닐때도 에어컨을 켜기 마련이다. 30~40년전 에어컨이 제대로 없던 시절에 여름을 어떻게 보냈는지 겪어 보고서도 지금은 상상이 힘든다. 에어컨 작동을 위해서는 당연히 전기가 소모되고, 국가적으로 이때 전력사용량이 피크에 오른다.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일본을 포함한 많은 나라들이 이때는 예비전력 확보가 힘든 지경에 이르고 블랙아웃 가능성에 조바심하기도 한다. 지난 10여년간 석탄화력발전소는 이산화탄소 및 미세먼지 배출로 인해 세계적으로 퇴출스케줄이 잡혀있는 상황이고, 원자력발전도 위험성 때문에 의견이 나뉘어져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도 사용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나라들이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비율을 높이고자 목표를 세우고 추진하고 있지만 그 성과가 여러 이유로 인해 미진함이 문제이다. 신재생에너지는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를 합쳐 부르는 말인데, 신에너지에는 연료전지, 석탄액화가스화, 수소에너지 등이 있고, 재생에너지에는 태양광, 태양열, 바이오매스, 풍력, 수력, 지열 등이 있다. 재생에너지는 아직 단가가 비싼 경우도 많지만 산업계가 생산이 불규칙적인 에너지는 쓸 수 없기에 문제가 된다. 재생에너지에 개발에 앞선 유럽의 경우에도 그 비율이 15%만 넘어도 그 불규칙성에 전력망에 과부하가 발생하는 등 문제가 생겨나고 있다. 따라서 다른 발전방식을 택하거나 불규칙적인 재생에너지를 한 차례 저장해서 사용할 필요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10여년간 대두되고 있는 것이 수소연료이고 수소경제에 관한 이슈들이다.

  요즈음 세계가 주목하는 에너지정책 전환방안은 수소에너지를 활용하는 것이다. 수소는 우주질량의 75%를 차지하는 흔한 원소이다. 지구 표면의 70%를 덮고 있는 물에도 수소가 들어 있는데, 고압기체 내지 액체로 저장이 가능하고, 운송이 쉽다는 이점도 있다. 화석연료와 달리 고갈될 우려나 지역 편중이 없고, 자연환경 조건에 따라 전기생산량이 달라지는 신재생에너지의 단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것도 수소의 장점이다. 수소는 저장탱크에서 조금씩 내보내면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하여 불타며 에너지를 방출한다. 수소는 전기발전으로 쓰이지만, 전기저장장치인 ESS역할도 하며, 신개념 에너지 수송방법이 쓰이며, 상용차는 물론이고 비행기, 선박 등 대형수송체 연료로 쓰일 수 있다. 하지만 수소생태계 구축을 위해 풀어야할 두가지 괴제는 수소 생산과정에 온실가스 발생이 없어야 하고 경제성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에너지 전환 가속화와 고탄소 산업구조 혁신 등의 내용을 담은 ‘2050년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여기서 정부는 탄소중립추진의 핵심으로 ‘수소에너지’를 꼽고 저렴하고 안정적인 공급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함께 수소생태계 구축이 탄소중립 사회로 가는 목표임을 분명히 한 셈이다. 지식기반의 테크노폴리스로의 발전을 지향하는 포항시도 수소연료전지 기업집적화 단지 조성 등 수소경제로의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 에너지 저장에 있어서도 소용량은 배터리, 대용량은 수소가 적합하다고 결론을 가지고 있다. 물론 교통연료로서도 그러하다. 수소는 또한 핵융합 발전의 원료인데 규칙적인 전력공급이 가능하지만 구현시점이 불확실하다는 문제가 있다. 화력발전소의 폐쇄를 주장하는 이들이 많지만 기존의 석탄/LNG 화력발전소의 경우에도 탄소포집방안이 강구될 수 있고, 수소터빈을 이용할 수 있고, 수소도 생산하도록 할 수 있다. 1990년, 캘리포니아 대기위원회는 친환경차량을 1998년도부터 일정비율 의무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수요가 확실해지며 전세계 자동차회사들이 친환경차량인 전기자동차 및 수소자동차 연구 붐이 일어났다. 하지만 2000년대 배터리기술이 치고 나가자, 수소에너지 연구가 위태로워졌다.

  현재 대부분의 수소는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천연가스 ‘개질(Reforming)’ 방식으로 생산된다. 세계 최대 수소생산국인 중국이 채택하고 있는 이 방식은 생산비용이 저렴하지만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대부분의 충전소에서 사용하는 개질수소는 천연가스 주성분인 메탄(CH₄)을 고온의 수증기와 반응시켜 뽑아내며, 이 공정에서 이산화탄소(CO₂)가 부산물로 생긴다. 자주 거론되는 ‘부생수소’는 석유화학 공정이나 철강 등을 만드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나오는 수소인데, 부산물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생산량에 한계가 있으나, 수소 생산을 위한 추가 설비나 투자비용 등이 적어 경제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부생수소도 열분해 과정에서 적지 않은 양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수소경제’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정부정책이 ‘그린수소’를 중점적으로 생산하는 게 아닌 다른 방법들을 크게 선택하고 있는 상황인데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으로 타당한 전략인지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세계 주요 국가들이 아직은 생산단가가 높지만 생산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그린수소’ 생산에 주목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전해 생산방식이다. 태양광, 풍력 등으로 생산한 전력으로 물을 전기분해 해서 수소를 생산하는데, 특히 호주는 거대하게 펼쳐진 필바라사막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여기서 생산된 전기에너지를 활용하는 수전해 수소생산설비를 대규모로 건설 중이다. 물론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는 기후의 영향으로 생산단가가 이들 나라들보다 많이 비싸지만 기술의 발달로 2030년 경이면 다른 방식들보다 싸질 수 있다고 한다.

영남경제 2022년 9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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