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차카를 그리다

캄차카를 그리다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러시아의 캄차카는 발음이 특이해서 잘 기억들을 하고는 있지만 우리 한국에서 먼 북극에 가까운 추운 시베리아에 위치하는 한반도 보다 큰 반도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반도는 서쪽에 오호츠크해, 동쪽에 태평양 및 베링해를 두고 있다. 남북길이는 1,200㎞, 최대너비는 480㎞에 이르며, 면적은 약 27만 km²로 한반도보다 조금 넓은 수준이다. 지도상으로 보면 한반도보다 훨씬 커 보이지만 워낙 북쪽이라 세계지도에 주로 쓰이는 ‘메르카토르 도법’으로 보았을 때 크게 왜곡되는 것이다. 이곳에는 스레딘니 산맥과 보스토츠니 산맥이 반도를 따라 뻗어 있으며, 클류체프스카야 화산에 이르러 고도가 4,750m에 이른다. 127개의 화산 가운데 22개가 아직 활동하고 있으며, 많은 간헐천과 온천이 있다. 기후는 겨울은 길고 혹독하게 추우며 눈이 많이 내리고 여름은 습하고 서늘하다.

  필자를 비롯한 한국인들이 이곳에 다녀온 이는 드물겠지만, 우리가 좋아하는 명태어장으로서 장차 북극해항로의 경유지로서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요즈음 캄차카반도가 연해주나 사할린섬 만큼이나 한국인들에게 재인식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실현이 될지는 전혀 예측이 힘들지만, 막연하게나마 기대되는 한국과의 연계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이 예상과 다르게 길게 지속되어 재정 열악한 러시아로서는 전후 경제가 파탄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러시아가 사할린섬 내지 캄차카반도를 한국에 매각한다 혹은 연해주를 한국영토로 편입한다 등의 소문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정말 실현된다면 한국은 경제산업면에서나 국제정치 및 국방면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이룩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이러한 가능성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장벽이 아주 높다고 보며, 다른 가능성들도 다양하게 존재할 것이지만, 작은 영토에 한 맺힌, 그리고 요즈음 크게 발전된 우리 한국의 국민들로서는 조그만 실마리라도 관심있게 지켜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캄차카반도는 러시아 제국이 1867년에 알래스카를 미국에 팔아치울 때, 이곳도 함께 팔아치우려고 했었지만 무산되었다. 주민은 주로 러시아인 이주민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원주민은 북부의 코랴크족이 대부분이고, 그밖에 소수의 에벤족, 추크치족, 캄차달족 등이 있다. 이곳에는 온천이 많은데, 그중 다수는 섭씨 30~40가 되어 관광객들을 즐겁게 하며 주민들 겨울나기에 도움이 된다. 그중 다스캄이 지역은 인구가 희박하고 화산의 영향으로 비옥해진 원시림이 잘 보존된 청정지역이며 연어가 풍부하게 서식하고 1만 마리의 불곰이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중요한 경제활동은 어업뿐인데, 해안 일대에서의 게잡이가 특히 중요하다. 대규모의 게잡이와 통조림제조를 포함한 수산업이 경제의 중심을 이루며, 캄차카 강 유역에서 약간의 목재가 생산되고, 얼마 안 되는 농토도 이곳에 있으며, 약간의 소와 순록을 기른다.

  2007년 코랴크 자치구와 캄차카 주가 통합되어 ‘캄차카지방’이 탄생했고 면적은 472,300km²에 달하며 인구는 313,016명(2020년 1월)이고, 이 중 18만여 명이 주도인 ‘페트로 파블롭스크 캄차츠키’에 살고 있다. 이곳은 화산과 자연환경을 보러 온 사람을 위한 관광업, 연어와 게를 중심으로 한 수산업, 러시아의 군사적 요충지로 군항이 발달해 있다. 이곳은 킹크랩 생산으로도 유명한데, 우리나라는 현재 동해항을 통해 연간 6,000억원 어치 이상을 수입해온다. 이곳에서 대개도 생산되는데, 가장 최상급으로 쳐주는 것은 프리모리대게, 그 다음이 마가단대게 등이다. 물론 우리나라 연안에서 씨가 마른 명태도 이곳에서 대량으로 수입해온다. 이곳은 생각보다 활발한 경제활동이 이루어지고 있고 경제활동 인구 비율도 높은 편이다. 소련이 붕괴된 이후로 군항으로서 시들해지고 하면서 인구가 많이 줄었지만 석유 등으로 경기가 회복되고 러시아가 해군을 정비하면서 다시 늘고 있는 추세이다. 한국에서도 2000년대 중반에 관광 전세기를 띄웠다가 그 뒤 중단되었지만 2014년부터 코로나 팬데믹 이전까지 전세기편을 띄우고 있었다.
  
  북극해항로는 라페루즈 해협 및 베링해협을 지나 북극해 중 러시아 인근을 지나는 항로를 말하며, 빙산과 유빙으로 인해 오랫동안 항로로 쓰이지 못하다가 20세기 증기선과 라디오의 도입 이후 개척되었다. 현재는 국제법상 공해이기는 하나 유빙과 빙산 때문에 러시아의 에스코트를 받아야 통행이 가능하며 그 이용료를 지불하고서라도 이용하는 선박이 늘고 있다. 부산항에서 출발해 말라카해협과 수에즈운하를 거쳐서 유럽까지 가는 것보다 30% 정도의 거리단축이 가능하다. 지리적으로 가장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는 동아시아의 한중일이 특히 북극항로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북극해항로가 유라시아 물류혁명을 선도하는 수준에 이르기 위해서는 난관이 적지 않다. 우선 거리에 비해 과다한 항행비용이 문제인데, 현재 단계에서는 쇄빙선 운항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데 쇄빙선의 수도 제한되어 있고 비용이 크게 비싸다. 거기에 미국으로서는 해군 방어전략을 다시 짜야 할 만큼 심각한 국방상의 문제를 지니고 있어 그리 탐탁치 않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도 북극항로를 이용해보려 했으나 쇄빙선 가격 문제 등으로 시도를 접은 사례가 있다. 따라서 업계에 따라서는 북극해항로의 가능성이 지나치게 과장되어 있다고 보기도 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지구온난화가 진행될수록 이용시기도 길어지고 쇄빙선의 에스코트가 필요 없어질 수도 있으므로, 장기적인 이용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이때 중간 경유지가 될 캄차카반도의 항구들이 중요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영남경제 2022년 8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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